결국 안전에서 갈렸다…미국이 1.5조원 들여 삼성을 택한 '이유'

삼성SDI가 미국 대형 에너지 기업과 1조 5000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 이번 계약은 인디애나주 합작법인 공장을 생산 거점으로 삼아 NCA와 LFP 배터리를 순차 공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2029년까지 4년간 장기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SDI의 미국 생산 ESS용 배터리 / 삼성 SDI

삼성SDI 미주법인인 SDIA(Samsung SDI America)는 최근 현지 메이저 에너지 전문업체와 대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확정했다. 전체 계약 금액은 약 1조 5000억 원에 달하며 공급 기간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총 4년이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삼성SDI가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각형 배터리의 기술력과 북미 현지 생산 체계의 효율성을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 물량은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건설된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을 통해 주력 제품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와 더불어 차세대 보급형 모델인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NCA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성능 구현에 유리하며 LFP는 화재 위험이 낮고 제조 원가가 저렴해 경제성을 중시하는 ESS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북미 시장 내 ESS 수요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팽창과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불규칙한 특성이 있어 이를 안정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ESS(거대 전력 저장소)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삼성SDI는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춰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하던 전략을 수정해 LFP 라인업을 강화하며 고객사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북미 지역에서 유일한 비(非)중국계 각형 ESS 배터리 공급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현재 글로벌 ESS 시장은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으나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삼성SDI가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파우치형(주머니 형태의 외관) 배터리와 비교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각형(금속 캔에 담긴 사각형 전지) 설계 방식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들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인이 됐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삼성SDI의 북미 수주 릴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도 미국의 다른 에너지 인프라 업체와 2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연이은 조 단위 수주는 삼성SDI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인디애나 SPE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 거점을 공고히 다지는 한편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와 추가 공급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 조만간 추가적인 성과 발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삼성SDI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SS는 수백 개의 배터리 셀을 집적해 운영하므로 한 개의 셀에서 발생한 열이 주변으로 번지는 열 전이 현상을 막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특유의 가스 배출구(벤팅) 설계와 고유의 화재 차단 기술을 적용해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설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 이는 화재 사고에 민감한 북미 시장에서 삼성SDI가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는 바탕이 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수주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기술적 완성도와 신뢰성을 입증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각 국가별 에너지 정책과 프로젝트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해 ESS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미 시장을 넘어 유럽과 국내 ESS 중앙계약시장 등에서도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해 배터리 부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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