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2008원 돌파… '739원' 가격 격차에 숨겨진 주유소 양극화의 진실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971원을 넘어서며 2000원선 진입을 앞둔 가운데 서울 지역은 이미 2000원대를 돌파해 고유가 압박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소폭 상승했으나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하락세를 보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26년 4월 8일 서울 휘발유, 경유 평균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8일 오전 8시 기준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3.29원 오른 리터당 1971.67원을 기록했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일 대비 5.71원 상승한 2008.50원을 나타내며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서울 지역 최저가는 1875원이지만 최고가는 2498원에 달해 지역별 가격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 기준 최저가는 1760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경유 가격 역시 오름세를 지속하며 휘발유 가격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전날보다 2.84원 상승한 리터당 1962.66원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가격은 1988.85원을 기록하며 2000원선에 육박했다. 경유 최고가는 리터당 2480원에 달해 화물 운송 업계를 포함한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급휘발유는 리터당 2313.44원으로 전일 대비 5.03원 올라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 유가 시장은 유종별로 방향성이 엇갈렸다. 4월 7일 현지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19.05달러로 전일 대비 1.38달러 하락하며 1.14%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0.50달러 하락한 배럴당 109.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보다 0.54달러 상승한 112.95달러를 기록하며 0.48%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의 변동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소매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를 가진다.

현재 국내 유가 상승세는 국제 유가 변동성 외에도 환율 영향과 정유사 공급 가격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류세 인하 폭 조정 여부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이 향후 가격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수입 비중이 높은 두바이유가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격은 직전 상승분의 반영으로 인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가격 양극화'의 실체는 주유소의 임대료와 브랜드 전략, 그리고 '알뜰주유소'의 유무에서 갈린다. 최저가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곳들은 대부분 자영 알뜰주유소나 외곽 지역의 대형 주유소들이다. 이들은 공동 구매를 통해 공급가를 낮추고 셀프 주유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절감해 1700원대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최고가를 기록 중인 도심 요지의 브랜드 주유소들은 높은 임대료와 세차, 정비 등 부가 서비스 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며 리터당 2400원대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운전자들의 경제적 체감 지수는 악화되고 있다. 유가 상승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식료품을 비롯한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10원 미만의 차이를 보이며 역전 현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과거 휘발유보다 저렴했던 경유의 가격적 이점이 사라지면서 디젤 차량 소유주들의 유지비 지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방자치단체별 가격 차이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대구와 광주 등 일부 광역시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물류 거점과 통행량이 많은 수도권은 가격 방어선이 무너진 상태다. 최저가 주유소를 찾는 알뜰족이 늘어나며 오피넷 등 가격 비교 서비스 이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역별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지출 규모를 관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제 유가 하락분이 국내 시장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가격 담합이나 편법 인상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단기간 내에 유가가 급격히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 제품 가격 상승은 기업의 생산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항공, 해운, 육상 운송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군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지점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린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은 거시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물 경기 회복 속도가 유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향후 국제 에너지 기구의 비축유 방출 결정이나 산유국들의 증산 규모 변화가 시장의 공급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세계 경제의 수요 회복세와 맞물려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유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효율적인 소비 체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