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김향기-차학연, 아슬아슬 '사제 케미' [TF사진관]

위키트리
부산의 식문화를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 잡은 이재모피자가 최근 핵심 식재료인 치즈 공급처를 전격 변경하며 브랜드 정체성 강화에 나섰다.

30년 넘게 고수해 온 기존 국산 치즈 대신 미국산 프리미엄 제품을 독점 도입한 이번 결정을 두고 소비자의 맛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업체 측은 원가 절감이 아닌 독자적인 맛의 완성도를 위한 연구 결과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13일 주식회사 에프지케이 이재모피자는세계적인 유제품 전문 기업인 미국 사푸토(Saputo)사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한 이재모 프리미엄 치즈의 국내 독점 공급 계약 공증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에 도입된 치즈는 홀밀크 타입(유지방을 온전히 보존하여 고소한 풍미를 극대화한 원유 형태)의 100% 자연 치즈로 이재모피자가 요구한 저나트륨 사양(염도를 낮춘 제조 규격)에 맞춰 별도 공정으로 생산된다. 유통은 주식회사 조흥이 맡아 국내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되며 이를 통해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유의 맛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도우 끝부분에 들어가는 스트링 치즈는 기존과 동일한 사양을 유지한다.
치즈 변경의 배경에는 일정한 품질 유지와 도우와의 조화로운 풍미를 구현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 과정이 있었다. 이재모피자 측은 오랜 파트너였던 임실 치즈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수년간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정보를 가린 상태에서 진행하는 맛 평가) 결과 현재의 블렌딩이 브랜드 특유의 도우와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항간에서 제기되는 원가 절감 의혹에 대해서는 최상급 재료를 고집하는 브랜드 철학을 들어 선을 그었다. 실제 피자 도우에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처음 짜낸 고품질의 올리브유)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기농 원당과 국내산 오이, 양파, 산지 직송 생 양송이 등 엄선된 식재료만을 취급하고 있다. 토마토 홀 역시 미국과 이탈리아산 최상급 제품을 사용하여 품질 타협 없는 제조 원칙을 이어가는 중이다.

1992년 봄 창업주 김익태 대표가 어머니의 이름인 이재모를 내걸고 시작한 이재모피자는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향토 기업이다. 창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 시스템으로만 운영하는 독특한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매달 수십 건에 달하는 가맹점 개설 문의를 뒤로하고 품질 관리와 브랜드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확장보다는 내실에 집중하며 부산 지역의 핵심 미식 거점으로 성장한 이 기업은 유일한 타 지역 지점인 제주점의 영업이익 전액을 사회복지 및 다음 세대 지원을 위해 기부하는 등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명세의 핵심이었던 치즈의 변화를 마주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부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힐 만큼 치즈의 독특한 식감과 맛으로 명성을 얻었던 곳이기에 기존 임실 치즈 특유의 풍미를 그리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이용객은 맛의 미세한 변화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타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깊은 맛이 유지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체는 보안 유지를 위해 안내가 늦어진 점에 대해 사과하며 화려한 마케팅 대신 매일 구워내는 피자 한 판의 맛으로 진심을 증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0년 넘게 이어온 품질에 대한 고집이 이번 치즈 변경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떤 평가로 정착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