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면 다 잃는다..” 요즘 50대 사이에서 퍼지는 소름끼치는 현실 5가지

요즘 50대 사이에서 조용히 퍼지는 말이 있다. "창업했다가 다 날렸다"는 얘기다. 명예퇴직, 희망퇴직, 조직 슬림화가 일상화되면서 50대 초중반에 직장을 떠나는 일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퇴직 후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많은 50대가 창업으로 향한다. 실제로 자영업 시장의 현실은 어떨까.

서울 종로구 먹자골목 내 한 식당에서 관계자들이 폐업으로 인한 식당 물품을 용달차로 옮기고 있다. / 뉴스1

2024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최근 폐업사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폐업사업자는 98만 6000명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국세청 국세통계 기준으로 100만 8282명이 폐업 신고를 했다.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대를 넘어선 것이다. 폐업 사유 중 '사업 부진'이 48.9%로 가장 높았는데,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업종별로는 소매업(27만 7000명), 기타 서비스업(21만 8000명), 음식업(15만 8000명) 순으로 폐업자가 많았다. 특히 음식업(16.2%)과 소매업(15.9%)의 폐업률은 전 업종 평균(9.0%)을 크게 웃돌았다.

연령별로 보면 2023년 모든 연령층에서 폐업률이 2022년보다 높아졌다. 40대 폐업사업자가 23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3만 6000명으로 바로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도 21만 9000명에 달했다. 창업으로 향하는 50대가 늘고 있지만, 정작 그 창업이 노후 자산을 통째로 날리는 경로가 되고 있다. 오늘은 50대가 창업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냉혹한 현실 5가지를 짚어봤다.

5위. 10명 중 8명이 문을 닫는 구조

창업을 결심하는 50대 대부분은 나름의 근거가 있다. 오랜 직장 경험도 있고, 업종에 대한 자신감도 있고, 인맥도 어느 정도 쌓여 있다. 하지만 자영업 시장은 그 자신감과 무관하게 돌아간다. 2024년 9월 국회 기획재정위 안도걸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개인사업자의 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은 79.4%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10곳이 문을 열면 8곳이 닫는다는 뜻이다.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 뉴스1

국세청이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생존율을 보면 창업 후 3년 안에 절반 가까이가 폐업하고, 5년 생존율은 40.2%에 불과하다. 폐업 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사업 부진'으로 전체의 48.9%를 차지했는데, 경기가 나빠서라기보다 처음부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에 뛰어들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는 저서 《선택의 심리학》(웅진지식하우스)에서 선택지가 많을수록 자신의 결정이 최선이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후회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퇴직 후 창업이라는 선택을 하고 폐업까지 경험한 50대가 느끼는 심리적 충격이 유독 큰 이유다.

4위. 월 100만 원도 못 버는 사장님이 75%

창업을 앞두고 많은 50대가 머릿속으로 월 수익을 계산한다. 하지만 실제 자영업자들의 소득 현실은 그 계산과 크게 다르다. 2025년 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인 개인사업자는 총 922만 185명으로 전체 개인사업자의 75.7%를 차지했다. 네 명 중 세 명은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상점 문틈 사이에 전기요금 고지서가 꽃혀 있다. / 뉴스1

심지어 연간 소득이 0원이라고 신고한 개인사업자도 105만 5024명에 달했다. 매출은 있어도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를 빼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이 없는 구조다. 그럼에도 이미 투자한 인테리어 비용과 보증금 때문에 쉽게 폐업하지 못하고 버티는 경우가 많다. 리처드 탈러는 저서 《넛지》(리더스북)에서 사람들이 이미 들인 비용에 발이 묶여 합리적 판단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실을 확정 짓기 싫어 버티다가 결국 더 큰 손실을 입는 구조가 자영업 현장에서 반복되는 이유다.

3위. 노후 준비가 안 된 채로 퇴직하는 현실

창업의 문제는 창업 자체만이 아니다. 준비 없이 퇴직을 맞은 상태에서 창업에 나선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보험개발원이 발간한 2025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40~50대의 90.5%가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로 '노후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비율은 37.3%에 그쳤다. 10명 중 6명 이상은 필요성은 알면서도 아무 대책이 없는 상태라는 뜻이다.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한 상인이 카트를 이용해 물건을 옮기고 있다. / 뉴스1

주된 노후 준비 수단으로는 공적연금이 69.5%로 가장 높았는데, 개인연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은 6.8%에 불과했다. 이 상태에서 조기 퇴직을 맞으면 창업 외에 선택지가 좁아지고, 창업에 실패하면 공적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공백을 감당할 수단이 사라진다. 모건 하우절은 저서 《돈의 심리학》(인플루엔셜)에서 돈을 버는 능력과 그 돈을 지키는 능력은 전혀 다른 기술이라고 했다. 직장에서 수십 년간 쌓은 전문성이 자영업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2위. 폐업 후 재취업도 막혀 있다

창업에 실패한 뒤 다시 취업 시장으로 돌아오면 현실은 더 냉혹하다. 한국경제인협회 중고령내일센터 조사에 따르면 중고령층이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50.5세다. 퇴직 사유로 정년퇴직은 9.7%에 그쳤고,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 등 비자발적 퇴직이 56.5%를 차지했다.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밀려난 뒤 창업에 나섰다가 실패하면, 다시 취업 시장으로 돌아올 때는 나이가 더 많아진 상태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임대문의가 게시된 모습. / 뉴스1

취업 시장 자체도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신규 채용 일자리 수는 전년 대비 22만 5000개 감소했고, 50대 신규 채용도 5만 4000개 줄었다. 창업에 실패하고 재취업 시장으로 돌아왔을 때 자리 자체가 없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또 다른 창업을 시도하거나, 아무 수입 없이 그동안 모아둔 노후 자금을 꺼내 쓰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1위. 창업 실패가 노후 자산을 한꺼번에 날린다

일반 직장인이 실직하면 일자리 하나를 잃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자영업 실패는 다르다. 임대 보증금, 인테리어 비용, 설비 투자, 운전자금까지 초기에 묶어 넣은 돈이 통째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국가데이터처·한국은행·금융감독원 공동, 2025년 3월 기준)에 따르면 전체 가구 평균 자산 5억 6678만 원 중 실물자산 비중이 75.2%에 달한다.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고개를 숙인 소상공인 뒤로 폐업한 점포에서 나온 중고 주방용품이 잔뜩 쌓여있다. / 뉴스1

유동성 있는 금융자산이 애초에 많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 자금까지 쏟아붓고 실패하면 노후 자산의 상당 부분이 한꺼번에 소멸한다. 재기할 시간도, 돈도 없다. 50대 창업은 수익을 내지 못했을 때 단순히 사업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노후 전체가 흔들리는 위험을 안고 있다.

창업을 선택한 50대와 창업을 하지 않은 50대. 10년 후 두 사람의 노후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성공한 자영업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폐업한 79%의 이야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퇴직 후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 결정이 노후 자산 전체를 거는 베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직시해야 한다.

※ 이 글은 위키트리 창작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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