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6도 신용카드 발급 가능…과연 이용한도는 얼마일까?

다음 달 초부터 만 12세 이상 청소년도 부모 동의를 전제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 나이부터 본인 명의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5월 초 시행될 예정이다.

만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신용카드 발급 가능.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이번 개정안 핵심은 부모가 신청할 경우 만 12~17세 자녀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가족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있다. 그간 신용카드는 민법상 성인만 발급받을 수 있어 미성년자는 가족카드조차 보유할 수 없었다. 부모 카드를 빌려 쓰다 분실하거나 결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번 법령 개정이 그 해소책으로 나온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입법예고 당시와 비교해 큰 틀의 변화는 없고, 일부 사항은 유권해석으로 보완된다.

이용한도 50만 원, 연회비는 1천~2천 원

학부모 등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은 실제 카드 사용 조건일 것이다. 현재 혁신금융서비스 형태로 제한적으로 운영 중인 청소년 신용카드를 기준으로 보면, 이용한도는 월 50만 원 안팎이다. 연회비는 1천~2천 원 수준으로 일반 성인 카드 대비 현저히 낮다.

카드 사용 내역은 부모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발급 주체는 부모이며, 청소년 본인의 신용점수가 아닌 부모의 신용에 기반한 구조다. 청소년이 카드를 쓴다고 해서 독립적인 신용 이력이 쌓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성인이 됐을 때 신용카드 심사에 직접적인 유리함을 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청소년기부터 합리적인 소비 습관을 형성하고 금융 경험을 축적하는 데 이번 제도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소년 신용카드.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카드사엔 단기 수익보다 '락인 효과'가 목적

카드사 입장에서 이번 제도 도입은 단기 수익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한도 50만 원, 연회비 1천~2천 원 수준의 상품으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업계가 청소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락인 효과'다. 어릴 때부터 특정 카드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성인이 된 후에도 같은 브랜드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실제 미국에서도 부모 카드에 자녀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청소년기부터 카드 사용 경험을 축적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그간 일부 카드사에서 혁신금융서비스 형태로만 청소년 카드를 제한적으로 운영해 왔는데, 이번 정식 제도화를 통해 모든 카드사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사실상 청소년 고객 확보 경쟁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셈이다.

신용카드로 소비 생활하는 청소년.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과소비 우려와 신용 형성 한계, 두 가지 그늘

제도 도입에 반기를 드는 시각도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우려는 과소비 문제다. 금융 감수성이 아직 형성 중인 10대에게 카드를 쥐여주는 것이 오히려 충동소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온라인 결제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청소년의 디지털 소비 접근성은 이미 높은 상태다.

두 번째는 신용 형성의 실효성 문제다. 이번 제도는 부모의 신용에 기반한 가족카드 구조로, 청소년이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본인 명의의 독립적인 신용 이력은 쌓이지 않는다. 성인이 됐을 때 신용카드를 새로 신청하면 사실상 신용 이력이 없는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소년 카드가 '금융 교육 도구'로서의 실질적 효과보다는 카드사의 고객 선점 수단에 더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성년자의 합법적 카드 사용 통로가 열렸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가맹점 비대면 가입, 리스·할부 중개도 허용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는 청소년 카드 외에도 카드업계 전반에 걸친 규제 완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가맹점 모집 방식도 바뀐다. 지금까지 가맹점 모집인은 허위 매출을 막기 위해 반드시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영업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앞으로는 기술 발전을 고려해 비대면 방식으로도 실제 영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다른 회사의 리스·할부 상품을 중개하는 것도 정식으로 허용된다. 그간 대출 중개는 가능했지만 리스나 할부 중개는 법적 근거가 모호해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져 왔다. 이번 조치로 소비자는 카드사 창구에서 보다 다양한 금융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신용카드업 허가 심사 무기한 지연도 막는다

신용카드업 허가 심사가 무기한으로 늘어지는 것을 막는 조항도 신설됐다. 검찰 수사나 금융감독원 검사 등으로 심사가 중단되는 사유를 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심사가 중단된 경우 6개월마다 재개 여부를 의무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사업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영세 가맹점 선정 기준도 단순해진다. 기존의 복잡한 조건 대신 매출액 기준으로 일원화한다. 매출액 3억 원 이하 소상공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영세가맹점 혜택을 유지받는다. 카드 수수료 우대 등 관련 혜택에는 변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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