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대박 터진 상황, 한국 미성년자 투자자들 주식 보유 가치 3조

국내 증시의 유례없는 강세장 속에서 미성년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가치가 3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보유 주식 물량은 전년 대비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급등에 따른 평가 이익이 반영되면서 전체 보유 가치는 오히려 큰 폭으로 치솟았다는 사실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이 확인된 88개사의 미성년(20세 미만) 주주는 총 72만 8,3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사 한 곳당 평균 8,277명의 미성년 주주가 포진해 있는 수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전체 평가액은 약 2조 9,761억 원으로 추산된다. 자산 규모 면에서는 전년 대비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였다. 2024년 상장사당 미성년 주주의 평균 보유 가치는 약 196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 말에는 338억 원으로 1년 만에 약 72% 급증했다. 반면 1곳당 미성년 주주 수는 8,466명에서 8,277명으로, 보유 주식 수는 40만 주에서 37만 주로 각각 감소했다. 즉, ‘옥석 가리기’를 마친 미성년 주주들이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며 주가 상승의 혜택을 온전히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성년 투자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미성년 주주는 34만 3,694명에 달해, 전체 미성년 투자자의 약 절반(47%)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역시 주주 수와 보유 주식 수 자체는 전년 대비 각각 13%, 17%가량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가가 5만 3,200원(2024년 말 기준)에서 11만 9,900원(2025년 말 기준)으로 두 배 이상 폭등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미성년 주주 1인당 평균 보유 가치는 전년 261만 원에서 560만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자녀의 미래를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사준 부모들의 선택이 가시적인 자산 증식으로 이어진 셈이다.

IT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주 비중이 소폭 감소한 것과 달리, 금융 기업에 대한 미성년 투자자들의 유입은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생명의 미성년 주주는 1년 사이 25% 늘었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74%라는 압도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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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NH투자증권, DB손해보험 등 주요 금융주 전반에서 미성년 투자자가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이어진 증시 활황 속에서 배당 매력이 높고 이익 안정성이 보장된 금융 섹터에 대한 관심이 부모 세대로부터 전이된 결과로 분석된다. 장기 투자 관점에서 자녀에게 증여하기 적합한 종목으로 금융주가 부각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 전반에서 총 19조 2,64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성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시장을 떠나는 동안에도 미성년 계좌의 자금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견고하게 유지되거나 오히려 가치가 불어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인과 달리 미성년 투자는 단기 매매보다는 증여를 목적으로 한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하다"며 "작년 한 해 이어진 주가 상승 랠리의 가장 큰 수혜자가 역설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았던 미성년 투자자들이 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자본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 규모가 3조 원 시대를 열면서, 향후 이들의 투자 패턴이 국내 증시의 장기적 수급에 미칠 영향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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