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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실손보험보다 보험료 부담을 낮춘 5세대 실손의료보험이 오늘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6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16개 보험사가 5세대 실손의료보험 판매를 시작한다. 5세대 실손보험은 비필수·비중증 비급여 보장을 줄이는 대신 중증 치료와 임신·출산, 발달장애 관련 급여 의료비 보장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보험료는 4세대 실손보험보다 약 30%, 1·2세대 실손보험보다 50% 이상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실손보험이 안고 있던 보험료 급등과 과잉의료 문제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의료비를 보전해주는 상품으로 약 4000만명이 가입해 있다. 하지만 가입자의 65%는 보험금을 받지 못한 채 보험료만 내는 반면 보험금 수령 상위 10%가 전체 보험금의 약 74%를 가져가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금융당국은 물리치료와 신경성형술 등 비필수 10대 치료가 비급여 진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이로 인해 실손보험료가 연평균 8~10%씩 올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5세대 실손보험은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치료 중심으로 보장 구조를 다시 짰다. 과잉 이용 우려가 큰 치료의 보장을 줄여 절감한 재원을 보험료 인하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5세대 실손보험료는 4세대보다 약 30% 저렴하다. 40세 남성 기준 4세대 월평균 보험료가 2만원 수준이라면 5세대는 약 1만4000원 정도로 낮아진다. 1·2세대 가입자가 5세대로 전환할 경우 보험료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 기본계약인 급여 보장에 중증 비급여 특약만 붙이면 4세대 대비 절반 수준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설명이다.
가장 큰 변화는 비급여 보장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눈 점이다. 중증 비급여는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등 치료비 부담이 큰 질환을 대상으로 한다. 이 부분은 기존과 같이 연간 보장 한도 5000만원, 자기부담률 30%가 유지된다. 여기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금이 5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을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장치도 새로 생긴다.
반대로 비중증 비급여는 보장이 크게 줄어든다. 보장 한도는 기존 5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아지고 자기부담률은 30%에서 50%로 올라간다. 비중증 비급여 통원 보상도 회당 20만원에서 하루 20만원 한도로 축소된다.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라면 실제 치료 때 부담하는 돈이 이전보다 커질 수 있다.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근골격계 물리치료, 비급여 주사제, 미등재 신의료기술 등 과잉 이용 우려가 큰 항목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권고하지 않음’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은 치료도 보장받을 수 없다. 이른바 신데렐라 주사, 마늘 주사, 영양주사처럼 비중증 목적의 비급여 주사제 보장도 제외된다.

급여 항목도 일부 조정됐다. 입원은 중증질환이나 수술 등 불가피한 의료 이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자기부담률 20%가 유지된다. 통원은 의료기관 종류에 따라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된다. 의원급은 30%, 병원급은 40%, 종합병원은 50%, 상급종합병원은 60% 수준으로 부담이 달라진다. 대형병원 쏠림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기존 실손보험에서 보장되지 않았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와 발달장애 관련 급여 의료비는 새롭게 보장된다. 산모가 분만예정일 280일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하면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태아 상태에서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18세까지 발달장애 관련 급여 의료비 보장이 가능하다.
기존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본인이 가입한 보험회사의 5세대 실손보험으로 별도 심사 없이 전환할 수 있다. 전환 뒤 보험금을 받은 적이 없다면 6개월 안에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전환 후 3개월 이내라면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더라도 철회가 가능하다. 당장 전환하지 않더라도 3세대는 15년, 4세대는 5년 등 재가입 주기가 돌아오면 5세대 상품으로 바뀐다.
오는 11월부터는 기존 가입자를 위한 추가 유인책도 시행된다. 1·2세대 가입자가 불필요한 보장을 제외하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선택형 할인특약과 5세대로 갈아탈 경우 일정 기간 보험료를 깎아주는 계약전환 할인제도가 도입된다. 계약전환 할인제도는 3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1·2세대 가입자는 최대 80% 이상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다만 보험료가 싸다고 무조건 전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1·2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높지만 보장 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10%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병원을 자주 이용하거나 향후 비급여 치료 가능성이 큰 가입자라면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금융당국도 가입자별 의료 이용 패턴과 과거 보험금 수령액, 앞으로의 치료 계획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대신 비중증 비급여 이용 때 본인 부담을 높인 상품인 만큼 본인에게 필요한 보장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는 보험료만 보고 섣불리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기보다 자신의 병원 이용 패턴을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병원을 자주 가지 않고 보험료 부담이 크다고 느껴왔다면 5세대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보험료가 크게 낮아지는 만큼 매달 고정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처럼 기존 실손에서 보장을 많이 받아왔거나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라면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5세대는 이런 비중증 비급여 보장이 줄고 본인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의료비 지출이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연령대가 높거나 향후 병원 이용 가능성이 큰 가입자는 덜컥 전환했다가 기존보다 보장 폭이 줄어 불리해질 수 있다. 전환 이후는 다시 이전 상품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보험료 절감과 보장 수준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한지 따져보고 자신의 건강 상태와 의료 이용 패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와 보장 구조에 따라 1세대부터 5세대까지 나뉜다. 쉽게 말해 오래전에 가입한 상품일수록 보장은 넓고 자기부담은 낮은 편이고, 최근 상품일수록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비급여 보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어 왔다.
1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9월 이전에 판매된 상품이다. 이른바 ‘구실손’으로 불리며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거나 매우 낮고 보장 범위도 넓은 편이다. 병원비를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이 높아 보험료 인상 부담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이다. 회사마다 제각각이던 보장 구조가 표준화되면서 지금의 실손보험 틀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가입자 비중이 가장 큰 세대이기도 하다. 급여는 10%, 비급여는 20% 수준의 본인부담률이 적용돼 가입자 부담이 비교적 낮지만, 보장이 넓어 의료 이용이 늘어날수록 보험금 지출도 커지는 구조다.
3세대 실손보험은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된 상품이다. 이때부터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 같은 이른바 3대 비급여 항목이 특약으로 분리됐다. 기본 보장과 비급여 특약을 나누면서 과잉 진료 논란이 컸던 항목을 따로 관리하려는 취지였다.
4세대 실손보험은 2021년 7월부터 판매된 상품이다. 가장 큰 특징은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구조다. 비급여 진료를 많이 이용하면 다음 보험료가 오르고, 적게 이용하면 할인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입자 간 형평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전환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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