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닉 다음이래” 3000원 동전주 '대우건설'에 1억씩 꽂은 개미들…무슨 일?

한때 3000원대 동전주로 취급받던 대우건설이 14일 오후 2시33분 기준 3만1075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7.34% 상승했다. 연초 3740원이었던 주가가 4개월 새 800%를 웃돌며 치솟았고,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을 통틀어 상승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우건설 사옥. / 뉴스1, 대우건설 제공

증시에서는 텐버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텐버거는 매수가 대비 주가가 10배 오른 종목을 뜻하는 표현으로, 미국 월가의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월 장중 저점 2940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52주 최고가 4만350원까지 올랐다. 약 9배에서 10배에 육박하는 상승폭으로, 사실상 텐버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1억원 이상 대량 주문 건수는 총 119만3158건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20만4025건으로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가 14만2668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반도체 랠리의 중심에 섰다.

바로 그 뒤를 이은 게 대우건설이었다. 5만6143건으로 삼성SDI, 현대차, 대한전선을 모두 제쳤다. 건설주가 대량 주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오후 2시 33분 기준 대우건설 주가. 전일 대비 7.34% 상승한 3만1075원을 기록 중이다. / 네이버 증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가를 끌어올린 건 주택 경기 회복 기대가 아닌 원전·LNG·중동 재건을 아우르는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었다. 약 25조원 규모로 거론되는 체코 두코바니 5·6호기 신규 원전 사업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끄는 '팀코리아'의 시공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증권가에서는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대우건설이 확보하는 시공 물량이 약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대우건설을 "원전주로서 완전한 포지셔닝"이라고 평가했다.

LNG와 중동 재건 기대감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후 복구 수요 기대가 커졌고, 이라크 알포 신항만 등 중동 대형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대우건설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IBK투자증권은 "LNG 액화 및 가스 처리 설비 주관 수행 경험을 보유한 대우건설은 글로벌 LNG 공급망 불안이 부각될 경우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실적도 뒷받침됐다. 지난해 8154억원 적자를 낸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55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8.9% 급증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110.7%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2021~2022년 착공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원가율이 97.0%에서 81.4%로 크게 낮아진 덕분이다. 1분기 신규 수주는 3조4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고, 수주잔고는 51조8902억원으로 약 6.4년치 일감을 쌓아뒀다.

다만 속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주가 급등에 따라 대우건설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예상 PBR이 4배 수준까지 올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제 원전 수주가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래에셋증권도 현재 주가가 2007년 중동 건설 호황기 당시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단순 기대감만으로 추가 상승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체코 원전 본계약 체결 여부와 LNG 추가 수주, 중동 재건 프로젝트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대우건설 사옥. / 뉴스1, 대우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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