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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첫 8000선을 뚫고 올라가는 역대급 불장 속에서 나 홀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개인 투자자들의 시름을 키우는 종목이 있다.

15일 코스피는 장중 처음으로 8000포인트 고지를 밟았다. AI 반도체 수요 폭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으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한전) 주가는 15일 장마감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27% 하락한 3만 8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전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네이버 증권 토론방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한전 주주들 사이에서 "4만원이 무너질 줄은 몰랐다", "불장에 나 홀로 역주행이라니 말이 안 된다"는 식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동안 계좌만 빨간불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실감은 더 크게 체감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조 3985억원, 영업이익 3조 78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7%, 영업이익은 0.8%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조 5190억원으로 6.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영업이익으로는 역대 최대다. 2023년 3분기 적자 탈출 이후 한전은 한 번도 흑자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1분기까지 11분기째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장이 등을 돌린 이유는 따로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사 추정치(컨센서스)를 밑돈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으로 매출액은 컨센서스인 24조 7717억원을 1.5% 하회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인 4조 2383억원에서 10.7%나 벗어났다. 숫자만 보면 최대 실적이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도 잇따랐다. 키움증권은 7만원에서 4만 8000원으로 낮췄고, LS증권은 5만원, iM증권은 5만 3000원, 대신증권은 6만 2000원을 새 목표가로 제시했다. 네 곳 모두 기존 목표가에서 최소 20% 이상 깎은 수치다. BofA 증권은 투자의견 자체를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SK증권은 4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 주가는 이미 그 4만원 선마저 뚫고 내려온 상태다.
실적 실망감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이탈이 주가 하락을 가속화했다. 지난해 4분기 한전 주식 59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집계에 따르면 올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전 주식 4413억 3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7.82% 급등하는 동안 한전 주가는 32.22%나 급락했다.
5월 들어 코스피가 연일 레벨업을 거듭하고 있지만 오르는 종목보다 내려가는 종목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한전처럼 홀로 내리막을 걷는 종목을 보유한 개미들에게 불장은 남의 얘기일 뿐이다.
주가 부진의 핵심 원인은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급등한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한전의 연료비 부담을 본격적으로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SK증권은 연료비 반영 시차에 주목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움직이더라도 전력도매가격(SMP)에 실제로 얹히기까지 통상 반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지금의 유가 충격은 아직 실적에 절반도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SK증권은 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한전 수익성을 압박할 것으로 봤다.
KB증권도 비슷한 입장이다. 유가·가스 가격 상승 여파가 지속될 경우 한전의 2026년과 2027년 실적이 기존 전망 대비 35% 안팎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1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라는 숫자 뒤에는 하반기를 향한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컨센서스 미달에 따른 실망,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 하반기 연료비 상승 예고까지 세 가지 악재가 맞물리며 한전 주주들의 시름은 당분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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