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무서운 게 있더라…" 70대가 말하는 노후 최대 걱정거리 1위

노후가 두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돈 걱정을 가장 먼저 꼽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70대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원에 앉아 있는 모습. / 뉴스1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3월 공개한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는 한국 시니어의 삶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오래 살지만 고독하고, 자산은 있어도 가난하다.' 70세 이상 고령자의 하루 여가시간은 5.5시간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다. 그런데 시간이 있어도 경제적 여건이나 건강 문제로 풍요로운 노후를 즐기지 못하는 여가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돈 걱정인 줄 알았던 노후가 막상 닥치면 전혀 다른 것들이 더 무겁게 짓누른다. 70대가 실제로 말하는 노후 최대 걱정거리를 들여다봤다.

5위. 쓸모없다는 느낌

직장을 다닐 때는 아침마다 이유가 있었다. 출근해야 하고, 회의가 있고, 누군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다. 은퇴 후에는 그 이유가 사라진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감각이 없어지는 순간 하루가 길어지기 시작한다. 국가데이터처 「국민 삶의 질 2025」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층의 사회적 고립도는 39.4%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고 느끼는 노인이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돈이 있어도 채울 수 없는 공백이다.

4위.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

은퇴를 앞두고 '이제 마음껏 쉬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막상 하루 종일 할 일이 없어지면 시간이 적이 된다.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의 하루 중 절반인 11시간 59분은 수면·식사·개인유지 등 필수시간에 사용된다.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문제인데 국가데이터처 「국민 삶의 질 2025」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간 여행일수는 4.09일로 청년층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시간은 남아도는데 채울 것이 없다. 많은 70대가 은퇴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현실이다.

3위. 자녀와의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

자녀가 독립하고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나면 연락 빈도가 줄어든다. 보건복지부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자녀와 연락하는 비중은 2020년 67.8%에서 2023년 64.9%로 줄었고 전체 노인의 9.2%는 연락 가능한 자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서운함을 넘어 자존감을 흔든다는 점이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았는데 정작 나이 들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감각은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2위. 배우자를 먼저 보내는 것

통계청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 중 혼자 사는 독거 비율은 23.7%다. 그 상당수는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다. 수십 년을 함께한 사람이 사라지는 순간 일상 전체가 무너진다. 밥상이 달라지고 잠자리가 달라지고 아침에 눈을 떠도 말을 걸 사람이 없다. 같은 통계에서 독거노인의 우울증상 비율은 16.1%로 노인 부부 가구 7.8%의 두 배를 넘는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다.

1위. 아무도 찾지 않는다는 것

70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결국 잊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2025년 11월 발표한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전년보다 7.2% 늘었다. 고독사 사망자를 발견하는 사람이 가족이나 지인에서 임대인이나 복지서비스 종사자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 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아프다고 연락할 사람이 없고 며칠이 지나도 아무도 찾지 않는다.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는 시니어의 지역사회 소속감이 76.1%로 가장 높다고 했다.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 마음은 강한데 현실은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한 공원을 걷고 있는 모습. / 뉴스1

5위부터 1위까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후 준비를 재정 계획으로만 생각했다면 막상 70대가 됐을 때 가장 힘든 것들에 대비가 안 돼 있을 수 있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되려면 함께 나이 들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한다.

※ 이 글은 위키트리 지식·교양 창작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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