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1위 오징어 제쳤다…매출 100억 찍고 대한민국 수산물 1위 갈아치운 '주인공'

수십 년간 수산물 매출 1위를 지켜온 자리가 바뀌었다.

오징어 자료사진. / kaninw-shutterstock.com

GS더프레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어 연매출이 100억을 돌파하며 수산물 매출 1위에 올라섰다. 연어 연매출은 100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53.8% 뛰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오징어는 바다에서 사라지고 있고, 연어는 식탁 위에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한국인이 먹는 수산물의 지형도가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연어, 수산물 1위에 오르기까지

국내 연어 소비는 1990년대 말 수입량 2000톤으로 시작됐다. 이후 초밥 문화 확산, 연어덮밥·포케·연어 타르타르 같은 외식 메뉴 다양화와 함께 수입이 꾸준히 늘었다. 해양수산부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국내 연어 수입량은 2019년 3만8000톤에서 2022년 7만6000톤으로 3년 만에 두 배를 넘어섰다. 2025년에는 노르웨이산 연어만 3만2603톤이 수입됐고, 이는 전년 대비 11% 늘어난 수치다. 연간 총 수입량은 4만 톤을 웃돈다.

연어 자료사진. / Komsan Loonprom-shutterstock.com

GS더프레시의 올해 1분기 연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6% 늘었다. 올해 연간 매출은 13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사들이 이 흐름을 빠르게 읽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노르웨이산이 품질 면에서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유통사들은 칠레산 연어로 선택지를 넓히며 가격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전 세계 대서양 연어 생산량의 80%를 노르웨이와 칠레가 담당하는 구조 덕분에 공급 안정성도 유지된다. 칠레산은 노르웨이산 대비 가격이 낮고 지방 함량이 비교적 높아 구이나 조림용으로 활용도가 넓다는 특징이 있다.

소비 방식도 넓어졌다. 회·초밥에 머물던 연어 소비가 연어스테이크, 연어 된장국, 에어프라이어 구이 등 가정 조리로 확장됐다. 편의점에서도 연어 도시락, 연어 삼각김밥이 정규 메뉴로 자리를 잡았다. 저속노화·헬시플레저 트렌드와 맞물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고단백인 연어가 건강식 대표 재료로 떠오른 것도 소비를 끌어올린 배경이다.

오징어는 왜 밀려났나

오징어가 수산물 1위 자리를 내준 건 소비자 취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징어 자체가 줄고 있다. 연근해 오징어 어획량은 2015년 15만5743톤에서 2024년 1만3546톤으로 10년 만에 91%나 급감했다. 동해안 기준으로는 2020년 8652톤에서 2024년 852톤으로 5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에 따르면 연근해에 잡힌 오징어는 2021년 6만851톤에서 2025년 3만976톤으로 쪼그라들었다.

연어 스테이크 자료사진. / OlgaBombologna-shutterstock.com

주범은 기후변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7년간(1968~2024년) 동해 연평균 표층수온은 2.03도 올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해양 평균 상승폭인 0.74도의 2.7배다. 2024년 동해 표층수온은 18.84도로 57년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수온이 올라가면 오징어의 산란과 성장에 적합한 해역이 좁아진다. 이 연구관은 "오징어 알이 매년 감소하고 있어 자원 자체가 과거에 비해 적어진 것으로 유추된다"고 우려했다. 연근해 오징어 소매가격은 2022년 마리당 평균 5659원에서 2026년 7849원까지 올랐다. 서울에서는 마리당 1만 원을 넘는 경우도 생겼다. 정부는 가격 안정을 위해 브라질·아르헨티나 남서대서양에서 원양 조업을 추가 허용해 연간 8000톤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100년까지 우리 바다 수온이 시나리오에 따라 최대 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오징어·고등어·멸치 같은 전통 대중 어종의 어획량은 감소하는 반면, 방어·전갱이·삼치 같은 난류성 어종과 태평양참다랑어 같은 대형어 어획량은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 바다의 어종 지도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수산물 지형도 전체가 바뀐다

연어의 부상과 오징어의 쇠락은 한국 수산물 소비 지형이 바뀌는 큰 흐름의 일부다. 2024년 전체 연근해 어획량은 84만 1000톤으로 1971년(76만 4000톤)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어업 생산량은 361만 톤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오징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온 상승으로 고등어, 멸치 같은 전통 대중 어종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방어, 전갱이, 삼치 같은 난류성 어종 어획량은 늘고 있고, 제주와 동해 남부에서는 아열대성 어종 출현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185kg짜리 태평양참다랑어가 포항 앞바다에서 잡히는 일이 이제 드물지 않다.

연어 자료사진. / Kwangmoozaa-shutterstock.com

수입산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은 이 맥락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정부와 기업은 이에 대응해 국산 연어 양식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 동원산업은 노르웨이 업체와 합작으로 6500억 원을 들여 강원 양양군에 육상 양식 단지를 짓고 있다. 연간 2만 톤 생산이 목표다. 해양수산부는 2027년까지 4만 톤의 수입 대서양 연어를 국내 생산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국산화가 현실화되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 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양식이 이뤄지면 국내 사업자 보호를 위해 수입 연어가 막히고 가격이 비싸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징어는 줄고 연어는 뜨는 지금, 한국인의 수산물 선택지는 더 좁아지거나 더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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