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살해' 김동환 국민참여재판 희망...반성문은 1줄도 안 썼다

김동환이 현직 항공사 기장을 살해하고 추가 범행까지 계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첫 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검찰 공소장에는 치밀한 사전 준비와 추가 살해 계획 정황까지 담긴 것으로 전해져 사건의 중대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산지방법원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동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당초 정식 공판기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피고인 측이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면서 준비기일 절차로 변경됐다.

항공사 동료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동환(49)이 26일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2026.3.26/뉴스1

이날 법정에 출석한 김동환은 재판장이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확인하자 “맞다”고 답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와 양형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다. 다만 배심원 평결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며 최종 판단은 재판부가 내린다.

이날 공소사실에 대한 본격적인 인정 여부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동환 측 국선변호인은 공소장을 검토한 결과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 측은 향후 증인 신청과 사실조회 여부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에는 피고인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도 제출됐다. 법원에는 총 56명이 서명한 엄벌 탄원서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김동환은 현재까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검토한 뒤 다음 달 16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 예정이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김동환은 지난 3월 17일 오전 4시50분께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옛 직장 동료이자 현직 항공사 기장인 5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동환이 범행 당시 배송기사로 위장해 피해자 주거지에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벽 시간대 범행이 이뤄졌고, 피해자의 생활 패턴과 일정 등을 사전에 파악했던 정황도 공소장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김동환이 해당 사건 전날인 3월 16일 경기 고양시에서 또 다른 항공사 기장 C씨에 대한 살인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항공사 관계자 4명을 추가로 살해할 계획까지 세운 혐의도 적용됐다.

부산 부산진구 소재 아파트에서 전 직장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동환(49)의 신상정보가 24일 공개됐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위원회)를 열고 김 씨의 얼굴,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사진은 김동환이 지난 17일 오후 울산에서 검거돼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2026.3.24/뉴스1

수사 과정에서는 범행 준비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김동환이 타인의 계정을 도용해 항공사 내부 운항정보 시스템에 무단 접속한 뒤 피해자들의 운항 일정과 동선을 확인했다고 보고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항공업계 내부 인물을 대상으로 한 연쇄 범행 계획 의혹이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특히 현직·전직 기장들을 상대로 범행이 이어졌다는 점, 범행 대상이 추가로 존재했다는 점 때문에 항공업계 안팎의 불안감도 커졌다.

항공업계에서 기장과 부기장은 여객기 운항을 책임지는 핵심 직군이다. 일반적으로 기장은 항공기 최종 운항 책임자이며, 부기장은 이를 보조하면서 일정 비행 경력을 쌓은 뒤 기장으로 승급하게 된다.

검찰은 김동환이 과거 같은 항공사에서 근무했던 인물들과의 관계, 내부 갈등 여부, 범행 동기 등을 계속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수사기관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이 실제 열릴 경우 일반 시민 배심원들이 사건 심리에 참여하게 된다. 살인 사건처럼 사회적 관심이 큰 중대 형사사건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되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피고인의 희망만으로 자동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사건 성격과 증거관계, 재판 진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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