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신종 투자상품 내일 출시…투자 전 확인해야 할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에 2배로 투자할 수 있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 뉴스1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는 오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16종을 상장한다. 국내 증시에 특정 종목 하나의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시를 하루 앞둔 26일에는 운용사들의 상품 설명회도 이어진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오전 관련 설명회를 열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TIGER ETF’ 기자간담회를 진행한다. 미래에셋은 새로 출시되는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상품 구조와 투자 유의사항 시장 전망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상품 첫 상장

이번에 상장되는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됐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1% 오르면 관련 레버리지 상품은 2% 안팎 상승을 목표로 하고 반대로 주가가 1% 내리면 손실도 2% 수준으로 커지는 구조다. 하락장에서 수익을 노리는 인버스2X 상품도 함께 나온다.

총 상장 규모는 4조 3227억 원이다.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키움·하나자산운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고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와 인버스2X 상품을 선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은 삼성전자 레버리지와 인버스2X 상품을 상장한다.

금융위원회 제공

투자자 관심도 이미 뜨겁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사전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교육 신청자는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 기준 지난 2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전교육 신청자는 10만여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9만 3118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반도체주 강세도 투자 열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흐름에 올라타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랠리에 뒤늦게 합류하려는 투자 수요와 국내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상장 초기 거래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상품 도입은 해외에서는 가능했지만 국내에서는 막혀 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를 풀어주는 조치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이나 홍콩 시장에 상장된 엔비디아 테슬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해 왔다. 금융당국은 이런 수요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고 국내외 상품 간 규제 불균형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제도를 손질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있다. / 뉴스1

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가능할까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초자산 요건도 엄격하게 제한했다. 특정 종목 하나에 투자금이 집중되는 구조인 만큼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규모 신용등급 파생상품 거래 안정성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세부적으로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비중 10% 이상 거래대금 비중 5% 이상 적격투자등급 보유 파생상품 거래량 비중 1% 이상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해당 요건을 충족한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거래가 활발한 대표 우량주부터 먼저 허용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 가능성과 변동성을 고려해 당분간은 기초자산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0만 명 몰렸지만 손실 위험도 2배

금융당국은 출시를 앞두고 연일 투자 유의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기업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데다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라 일반 ETF보다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가장 큰 위험은 손실 확대다. 국내 주식은 하루 가격 제한폭이 ±30%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적으로 하루 최대 60%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가 예상한 방향과 반대로 주가가 움직이면 손실이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 제공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에서도 손실이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음의 복리 효과’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이 30% 오른 뒤 다시 30% 내리면 일반 상품은 100에서 130이 됐다가 91이 돼 9% 손실이 난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100에서 160까지 오른 뒤 다시 64로 줄어 총 36% 손실이 발생한다.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기초 종목이 처음 수준에 가까워져도 레버리지 상품 투자금은 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금융당국은 미국 시장의 특정 종목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개별 주식은 1년간 18% 수익률을 냈지만 같은 종목을 기초로 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은 2배 수익이 아니라 오히려 20% 손실을 낸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조건도 까다롭다. 신규 투자자는 기본예탁금 1000만 원을 예치해야 한다. 현금뿐 아니라 대용증권으로 인정되는 국내 상장주식 평가금액도 포함된다. 또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일반교육 1시간과 심화교육 1시간을 모두 이수해야 거래할 수 있다. 심화교육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위험과 음의 복리 효과 괴리율 위험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상품명에도 제한이 붙는다. 단일종목 상품은 일반 ETF처럼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ETF’라는 명칭을 전면에 쓰기 어렵다. 대신 상품명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인버스’ 같은 특성이 직접 드러나도록 표기된다.

금융감독원은 운용사와 증권사에 마케팅 자제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앞두고 일부 운용사가 투자자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당국은 매수 인증 이벤트나 상품 증정 등 투자 유도성 행위를 제한하도록 했다. 고위험 상품인 만큼 출시 초기부터 과열 분위기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장 마감 무렵 수급을 한쪽으로 몰리게 해 기초 종목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핵심 종목인 만큼 관련 상품 거래가 늘면 지수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 투자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지만 초보 투자자가 가볍게 접근하기에는 위험이 큰 상품이다. 특정 종목의 방향성을 맞히더라도 보유 기간과 가격 흐름에 따라 실제 수익률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일반 ETF보다 손실 가능성이 큰 만큼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숙련된 투자자가 단기 투자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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