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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200만 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최상위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핵심 부품 수요 폭발이 주가 급등을 견인하는 가운데, 시장은 앞서 AI 반도체 랠리를 주도하며 주가 230만 원대에 안착한 SK하이닉스의 가파른 상승 궤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9일 오후 1시 59분 기준 한국거래소(KRX)에서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5.25%(28만2000원) 급등한 213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219만 2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 주가가 200만 원 고지를 밟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폭발적인 주가 상승에 시가총액 순위도 요동쳤다. 장중 한때 삼성전기의 시가총액은 162조 3841억 원까지 치솟았다. 164조 원대인 SK스퀘어(3위, 124만 8000원)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삼성전자우(4위, 20만 3000원)를 단숨에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4위 자리를 일시적으로 꿰찼다.
오후 2시 현재는 고점 대비 상승 폭이 일부 조절되며 시가총액 159조 1723억 원으로 코스피 5위에 자리하고 있다. 150조 원대인 현대차(6위, 73만 7000원)와 107조 원대인 LG에너지솔루션(7위, 46만원) 등 기존 시총 상위 대형주들을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1위, 31만 4000원)와 그 뒤를 잇는 SK하이닉스(2위)의 뒤를 바짝 쫓으며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최근 차트 흐름을 두고 SK하이닉스를 연상시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는 231만 4000원(시총 1644조 9193억 원)으로 코스피 2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3월 말 80만 원대였던 주가가 불과 두 달 만에 세 배 가까이 폭등한 저력을 보여줬다.
삼성전기 역시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물다 특정 시점을 계기로 거래량이 폭발하며 계단식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3월 초 35만 원대였던 주가가 두 달여 만에 6배 이상 뛰어올랐다. 상승의 기울기나 시장의 자금이 쏠리는 양상이 AI 인프라 투자 초기 HBM 관련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던 현상과 판박이다. 두 기업 모두 AI 산업 팽창이라는 거대한 하드웨어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는 뚜렷한 공통점을 지닌다.

삼성전기 주가를 단기간에 200만 원대 위로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적층 세라믹커패시터(MLCC)다. MLCC는 전기를 비축해 두었다가 반도체 등 주요 부품에 필요한 만큼의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해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얇은 두께에 수백 층의 세라믹과 금속 전극을 번갈아 쌓아 만들기 때문에 기술 장벽이 매우 높다.
일반 스마트폰이나 PC와 달리 AI 서버는 천문학적인 데이터 연산 처리를 위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전력 공급의 안정성이 서버의 성능, 나아가 AI의 연산 능력과 직결된다. 고용량, 고신뢰성 특수 MLCC 탑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존 자율주행 전기차(전장용) 시장에 이어 AI 서버라는 거대한 신규 수요처가 열리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MLCC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기가 최대 수혜주로 부각됐다.
주가가 기존 시장의 예측치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삼성전기의 목표주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140만 원정도 였으나, 장중 200만 원을 가볍게 뚫어버리며 기존 목표가는 사실상 의미를 잃었다.
주요 투자은행과 증권사들은 삼성전기의 AI 서버용 MLCC 매출 비중 확대 속도와 영업이익률 개선 폭을 서둘러 재산정하고 있다. 실적 추정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며 새로운 목표주가를 속속 내놓을 채비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삼성전기 주식을 공격적으로 쓸어 담고 있다. 현재 삼성전기의 외국인 소진율은 38.16%를 기록 중이다. AI 시대의 하드웨어 주도권이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핵심 수동부품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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