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차는 롤스로이스가 아니라 이 트럭?
반도체 운반 차량. 5톤 탑차로 보인다. / 삼성전자 제공

도로에서 가장 피해야 할 차량은 무엇일까. 수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나 페라리일까. 온라인에서 이 질문에 대해 예상 밖의 답이 등장했다. 고가의 슈퍼카가 아니라 반도체를 운반하는 화물차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박으면 진짜 큰일 나는 차'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반도체 회사 직원들이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화면이 첨부됐다. 대화에서 반도체 회사 직원들은 "오늘 회사 차량(반도체 운반)이랑 교통사고 난 소식 있는데 보험 책정했더니 194억원이래요", "롤스로이스보다 삼성전자 탑차 조심하세요. 특히 평택-화성 간 고속도로 조심"이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보배드림 회원이 소개한 메신저 대화. 반도체 회사 직원들이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대화에서 언급된 일이 벌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화를 소개한 작성자는 "반도체 운반차량은 대물 한도를 최대로 가입해도 사고가 났을 때 배상액이 부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반도체 화물의 실제 가치와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를 두고 다양한 설전이 쏟아졌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부분은 역시 '194억 원'이라는 화물의 가치였다. 일부 네티즌은 "인생을 다 갈아 넣어도 감당하기 힘든 금액", "대물 10억 원 보험이 무색해지는 수준", "삼성 로고가 붙은 탑차를 보면 무조건 피해야겠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194억 원짜리 화물을 일반 탑차로 운송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 정도 가치라면 별도 호송 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 종사자라고 밝힌 이용자들은 게시물 내용이 완전히 허황되진 않았다고 말한다.

한 이용자는 "연구개발용 웨이퍼는 실제로 1톤 탑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200억 원까지는 아니더라도 100억 원을 넘는 경우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최신 공정의 12인치 웨이퍼는 장당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데, 1톤 탑차에는 수백 장의 웨이퍼를 실을 수 있다"며 "제품 가격뿐 아니라 개발 일정 지연과 검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반도체 적재 차량과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반 운전자가 화물 가치 전액을 부담해야 할까? 가해 운전자가 그 금액을 그대로 물어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고가 화물을 운송하는 대기업과 운송업체들은 '적하보험' 등 별도의 전용 보험에 필수 가입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화물 측 보험이 우선 적용돼 손해를 보전한다.

법률적으로도 단순히 화물의 가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상대 운전자에게 전액 배상 책임을 지우기는 어렵다. 화물의 특수성은 법적으로 '특별손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제 개인이 부담해야 할 배상액은 사고 경위와 과실 비율, 가해자의 예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되므로 우려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이 크다.

보배드림 게시물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의 위상이 과거보다 훨씬 커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함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들의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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