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직접 제조한 폭탄주 들어 올리며 최태원·구광모·이해진 앞에서 한 건배사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갖고 있다. / 연합뉴스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 음식점에서 한국 정보기술 산업을 대표하는 총수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이른바 피지컬 인공지능 동맹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그리고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해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며 허물없는 우의를 다졌다.

5일 오후 6시 52분경 식당 '형님 저요'에 구 회장을 필두로 최 회장과 이 의장이 연이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모두 검정색과 베이지 그리고 회색 계열의 무채색 옷차림으로 격식을 낮춘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간단한 인사 후 착석한 테이블에는 대중적인 참이슬 소주와 테라 맥주가 준비됐다. 특히 참석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린 구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천장에 매달린 휴지를 직접 뽑아 테이블을 정돈하고 일행의 물잔을 채우는 등 깍듯하게 막내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모임의 맏형인 최 회장 역시 직접 동생들의 잔에 맥주를 채워주며 황 CEO를 기다렸다.

환담이 이어지던 오후 7시 9분경 식당 앞 인파의 환호성과 함께 황 CEO가 탄 검은색 세단이 도착했다. 그의 상징인 검정 가죽 재킷에 흰 바지와 스니커즈를 착용한 황 CEO는 박수갈채를 받으며 식당으로 들어섰다.

기다리던 일행은 모두 기립해 밝은 미소로 그를 맞이했다. 최 회장은 동행한 황 CEO의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 이사와 가볍게 포옹하며 반가움을 나눴다. 황 CEO는 자리에 앉기 전 자신을 알아보고 스케치북을 내민 옆 테이블의 어린이 팬에게 다가가 '나이스 투 밋 유'(Nice to meet you)라고 인사하며 사인을 하는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인사가 마무리되자 본격적인 반주를 동반한 식사가 시작됐다.

황 CEO는 동석한 일행들에게 직접 맥주를 권하고 잔을 부딪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옆자리에 앉은 이 의장이 한국식 쌈 문화를 설명하자, 황 CEO는 깻잎 위에 김치와 파채 그리고 삼겹살을 얹어 맛보고 고추를 쌈장에 찍어 먹기도 했다. 비록 쌈을 한입에 넣지 못하고 베어 먹는 등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으나 적극적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즐겼다.

구 회장은 식사 내내 집게와 가위를 들고 직접 고기를 구우며 일행을 챙기는 살뜰한 모습을 유지했다. 식사 테이블에서는 올해 초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와 게임 산업 등을 주제로 다양한 대화가 오갔다. 황 CEO가 이 의장의 어깨를 친근하게 두드리고 그의 말에 구 회장이 크게 웃음을 터뜨리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황 CEO의 대중적 인기는 삼겹살집에서도 여지없이 증명됐다. 식사 중에도 사인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 기념 촬영에 응해야 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식당 주인이 직접 숟가락으로 잔을 쳐서 폭탄주를 제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던 황 CEO 역시 직접 숟가락으로 잔을 치며 폭탄주를 만들고 잔을 높이 들어 올린 뒤 "Go 코리아, Go SK, Go LG, Go 네이버"라는 건배사를 외치며 전형적인 한국의 회식 문화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식사를 마친 후 일행은 식당 밖에서 대기하던 시민들과 취재진을 향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를 형상화한 HBM칩 과자를 나누어주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다. 구 회장은 취재진에게 "너무 즐겁게 즐기고 있다. 오늘은 편안하게 친목을 다지는 자리고 다음 주 월요일에 미팅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CEO는 구 회장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굿 프렌드"라고 지칭했고, 최 회장은 황 CEO의 주량에 대해 나보다 잘 마신다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진 시민들과의 즉석 팬 미팅 자리에서 황 CEO는 "모두 HBM칩을 사랑한다"며 과자를 직접 맛보고 시민들에게 나누어 줬다. 그는 "한국에 온 것은 비즈니스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한국에 큰 선물을 가져온 것은 엔비디아의 4가지 제품"이라며 차세대 인공지능 플랫폼인 베라루빈, 베라 중앙처리장치, 개인용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디지엑스(DGX) 스파크, 그리고 로봇 전용 컴퓨터 젯슨 토르 등 엔비디아의 최신 핵심 기술들을 직접 소개하는 열정을 보였다.

한편 황 CEO와 그룹 총수 일행은 삼겹살집에서의 1차 만찬을 마친 뒤 인근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회동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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