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인텔 던진 큰 손들…조용히 쓸어 담은 '이곳'은?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국제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 52000선을 돌파했으나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기술주 진영의 대규모 매도세가 출현하면서 나스닥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8.64포인트 오른 51999.67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2241.25선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기세를 올렸으나 장 후반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52000선 턱밑에서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7.60포인트 떨어진 26376.34로 장을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 역시 42.94포인트 하락한 7511.35를 기록하며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이번 장세는 유가 안정에 따른 전통 우량주 온기와 인공지능 인프라 과열 우려에 따른 기술주 차익 실현 매물이 정면으로 충돌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금융업을 대변하는 다우지수를 이끈 동력은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기대감과 대형 금융주의 강세였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국제유가 하향 안정화는 소비 심리 개선과 기업 운송 비용 감소라는 대형 호재로 작용해 지수 상단을 크게 열었다. 여기에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 견고한 수익성을 증명한 제이피모건체이스가 3.68% 급등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도 각각 1.74%, 2.30% 상승하며 금융 섹터 전반에 강한 매수세를 유입시켰다. 결제 네트워크 기업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도 각각 2.87%, 2.18% 오르며 다우지수의 사상 첫 52000선 돌파 시도에 화력을 보탰다.

시장 전체를 지배한 또 다른 축은 기술주 진영에서 쏟아진 차익 실현 매물 폭탄이었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던 핵심 종목들이 일제히 무너지며 나스닥과 S&P500지수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2.37%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브로드컴이 4.37% 밀렸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6.18% 급락했다.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인텔과 에이엠디(AMD)로 각각 8.46%, 7.30% 폭락하며 반도체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소프트웨어 거물 마이크로소프트와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도 각각 1.48%, 1.58% 떨어지며 대형 기술주 매도 랠리에 동참했다.

반면 모든 기술주가 하락 조정을 겪은 것은 아니었으며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뚜렷하게 관측되었다. 애플은 0.95% 상승하며 시가총액 방어에 나섰고 알파벳과 메타도 각각 1.06%, 1.13% 오름세를 유지하며 빅테크 내부에서도 인공지능 수익성에 대한 평가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점을 찍은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기관들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주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금융, 방산, 산업재 등 저평가된 우량주로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연출된 셈이다.

지수별 향방이 엇갈리면서 증시 내부의 변동성 지표는 요동쳤고 투자자들의 관망세도 짙어지는 분위기다. 유가 하락이라는 거시경제적 호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수 비중이 높은 반도체주의 동반 급락이 시장 전체의 지수 방어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인공지능 투자에 대한 실제 매출 기여도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진 점도 기술주 매도 압력을 높이는 배경이다. 자산운용사들은 당분간 거시 지표 변화와 기술 기업들의 마진율 추이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업종 간 순환매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시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가 포착되는 동시에 고용 지표가 여전히 견고함을 유지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특정 범위 내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주식 시장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기술주 대신 기초체력이 탄탄한 가치주 위주로 진지를 구축하는 흐름이 당분간 우세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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