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소진 4년 늦춰진 '2069년'…수익률 2%p 오르면 2120년까지 고갈 없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4년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금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 현재 예측치보다 2%포인트(p) 이상 상승할 경우 2120년까지도 기금이 고갈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시점이 기존 전망보다 4년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금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 현재 예측치보다 2%포인트(p) 이상 상승할 경우 2120년까지도 기금이 고갈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 뉴스1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기금운용실적 개선에 따른 국민연금 재정 수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국민연금 제도가 별도의 개혁 없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국민연금 재정수지는 오는 2050년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기금은 2069년에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연금개혁 효과를 반영해 추산했던 기존 재정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재정수지 적자 전환 시점은 2년, 기금 소진 시점은 4년 뒤로 늦춰진 결과다. 당초 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의 적자 전환 시점을 2048년으로 기금 소진 시점은 2065년으로 각각 예상한 바 있다.

이처럼 국민연금의 소진 시점이 연장된 배경으로는 지난해 기록한 기록적인 기금운용 성과와 그에 따른 적립금 규모의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458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45조 원이 급증했다. 이런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지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1526조 1000억 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2023년 기금적립금 10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2년여 만에 약 49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은 18.82%에 달했다. 자산군별로 살펴보면 국내주식 부문의 수익률이 82.44%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으며 국내채권 수익률은 0.8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예산정책처는 이번에 발표한 수정 전망이 지난해와 같은 이례적인 고수익률이 향후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고서는 2026~2120년의 장기 평균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존 전망과 동일한 수준인 연 4.6%로 적용해 산출했다. 즉 지난해의 뛰어난 운용 성과 덕분에 기금의 '덩치(적립금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동일한 수익률을 가정하더라도 불어나는 절대 액수가 많아져 장기 재정 전망이 개선되는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향후 기금운용 수익률의 미세한 변화가 장기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시나리오별 분석을 통해 보여줬다.

분석에 따르면 향후 장기 평균 수익률이 기준 전망치(4.6%)보다 1%p 높아져 5.6%를 달성할 경우, 국민연금 재정수지 적자 전환 시점은 2060년으로 늦춰지고 기금 소진 시점은 2082년으로 각각 유예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나아가 장기 평균 수익률이 기준보다 2%p 높아진 6.6%에 도달할 경우 이번 재정 추계 전망 기간인 2120년까지 재정수지가 계속해서 흑자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기금 자체도 소진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예산정책처는 이에 대해 "전망 기간인 2120년 내에 소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기술적인 의미일 뿐, 국민연금 기금이 영구적으로 고갈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운용 성과 개선에 따른 고무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장기 재정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부담과 인구 절벽의 위기는 여전히 심각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 2021년 2235만 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181만 명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반면 연금을 받아 가는 연금 수급자 수는 같은 기간 586만 명에서 768만 명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재정 수입과 지출의 균형 측면에서도 불균형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들이 납부한 연금보험료 수입은 53조 5000억 원에서 63조 9000억 원으로 증가했으나 고령화로 인해 지급해야 하는 급여 지출은 같은 기간 29조 1000억 원에서 49조 7000억 원으로 훨씬 더 가파르고 빠르게 늘어났다.

예산정책처는 현재와 같이 아직 재정 흑자가 유지되고 있는 골든타임에 높은 기금 운용 성과를 올려 자산을 최대한 축적해 두는 것이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에 매우 긍정적인 방어벽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49년 이후부터는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정점을 찍고 본격적인 감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향후 기금 고갈에 대비해 대규모로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부터 정교한 자산 재조정(리밸런싱)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예산정책처는 "장기 평균 수익률이 장부상 동일하게 유지되더라도 향후 실제 시장 상황에 따른 수익률의 변동 경로에 따라 재정 성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단기적인 시장 충격이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실제 국민연금의 재정 상황은 이번 전망치보다 훨씬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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