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절반이 월세로 사라진다"…서울 평균 월세 역대 최고, 세입자들 '비상'

서울 아파트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월세 매물마저 감소하고 있어 주거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향후 집주인들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6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1만5000원보다 10.67% 상승한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서울 전역에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전세 물량 감소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 평균 월세가 147만6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6개월 만에 약 9만원 가까이 추가 상승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고액 월세 시대'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 계약 가운데 월세 300만원 이상 계약은 2877건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5%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늘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실제 현장에서는 신축 아파트는 물론 구축 아파트까지 월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한 대단지 아파트 전용 59㎡는 올해 3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9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지만, 5월에는 같은 면적이 보증금 1억원·월세 320만원에 계약됐다. 불과 두 달 만에 월세가 30만원 오른 것이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역시 대부분 월세 320만원 이상에 형성돼 있다.

성북구 길음동의 대표 단지에서도 월세 부담이 증가했다. 과거 보증금 3억원에 월세 94만원 수준이던 계약 조건이 최근에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100만원 수준으로 바뀌었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아파트 역시 지난해 월세 150만원 수준이던 계약이 올해 들어 195만원까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월세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 매물 자체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점을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현재 1만6623건 수준으로 1년 전 1만8923건보다 12% 이상 감소했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의 감소 폭이 컸다. 중랑구는 68% 이상 줄었고 구로구와 강북구 역시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세입자들은 집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구할 수 있는 집"을 찾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혼집을 구하고 있다는 한 예비 신혼부부는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 월세를 알아봤는데 조금만 고민해도 바로 계약이 끝난다"며 "이제는 원하는 지역과 조건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감당 가능한 가격대의 집을 찾는 것이 우선이 됐다"고 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문제는 앞으로 월세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조정과 양도소득세 개편,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나 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이 검토될 경우 임대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측에서는 임대사업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와 주택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등록 임대주택이 매매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수만 가구 규모의 공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집주인들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결국 이를 월세 인상으로 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고, 일부 임대인들은 임대 사업을 포기하면서 오히려 임차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이미 전세 공급 부족과 신축 아파트 부족 현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임대사업자 물량까지 감소하면 전월세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현재 서울 임대시장이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감소하고 있고, 금리 부담과 집값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전세보다는 반전세나 월세 계약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 월세 시장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 부족과 세제 변화, 전세 감소 현상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당분간 쉽게 완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앞으로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과 신규 주택 공급 정책이 서울 전월세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월급의 상당 부분을 월세로 지출하는 시대"가 더욱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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