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환율 1500원대는 너무 높은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까지 상승한 것과 관련해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와 환전 수요를 지목하며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일시적인 현상에 가깝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환율 상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재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이고 경상수지 흑자도 매우 큰 상황인데 환율이 1500원대 중반에 머무는 것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외화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환율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지금의 환율 수준은 경제 여건만 놓고 보면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최근 국내 증시 상승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구 부총리는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며 “외국인들이 보유하던 국내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증가했고, 이것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140조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러한 자금 이동이 최근 환율 움직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 전략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좋아지면 보통은 해외 자금이 추가 유입되면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 환율이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며 “하지만 국내 증시가 너무 빠르게 상승하면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 자산 비중이 예상보다 커졌고,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매도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 때문이라기보다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질문했다.

구 부총리 역시 비슷한 시각을 내놨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둔 상태”라며 “수익 실현 과정에서 환전 수요가 늘어났지만 최근에는 일부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의 환율 상승 압력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는 외국인 자금 흐름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며 “차익 실현 물량이 정리되고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 환율도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최근 반도체 산업의 급격한 회복세가 국내 증시와 외국인 투자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업황 전망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면서 관련 종목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다”며 “그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수익을 얻었고, 수익 실현에 나선 것이 환율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어 “결국 현재 상황은 경제 체력이 약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환율은 한 나라 경제의 수출 경쟁력과 물가, 외국인 투자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지표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수입 물가 상승과 해외여행 비용 증가, 원자재 가격 부담 확대 등의 부작용도 발생한다.

특히 한국은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등 주요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 물가와 기업 생산비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을 판단할 때 단순히 수출 실적만 볼 것이 아니라 미국 금리 정책, 글로벌 투자 자금 흐름, 지정학적 위험, 외국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다양한 요인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향후 외국인 투자 동향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경제 당국은 한국 경제의 수출 경쟁력과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고려할 때 환율이 점차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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