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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난다. 오는 29일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회의를 앞두고 호남·충청권 반도체 투자 구상이 막판 조율 단계에 들어가면서 국내 산업계의 시선이 청와대로 쏠리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이 회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다. 지난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난 데 이어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두 그룹 총수를 잇달아 만나는 일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방 투자 계획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번 회동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추가 조성과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번 회동은 단순한 기업인 면담을 넘어 정부의 성장 전략 발표를 앞둔 사전 조율 성격이 강하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 ‘국토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지방균형국가 구상과 첨단산업 투자 계획이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대규모 지방 반도체 투자 계획이 이 회의를 계기로 구체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호남과 충청권이 제2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투자 지역과 규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공개를 예고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이 특정 기업이나 특정 지역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하며 지역균형발전과 산업정책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이 회장과의 만남도 이러한 구상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이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에 이어 이재용 회장을 만나는 점도 주목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반도체 거점 조성에 두 기업의 참여 여부와 투자 규모가 핵심 변수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 총수들과 만나 막판 의견을 조율하는 모양새다.

가장 큰 관심은 새로운 반도체 거점이 어디에 들어서느냐다. 현재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호남과 충청권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수도권보다 대규모 부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하고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산업은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삼성전자의 평택과 화성, SK하이닉스의 이천과 청주, 그리고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핵심 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기존 수도권 중심 생산 체계만으로는 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하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도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가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실장은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미 예고된 설비 건설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더 지으려 해도 땅과 전력, 용수의 제약이 있는 만큼 새로운 부지 검토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당초 지방 반도체 투자는 후공정 패키징 공장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후공정은 웨이퍼를 가공해 만든 칩을 실제 제품에 쓰기 좋게 조립하고 검사하는 단계다. 전공정에 비해 필요한 투자 규모와 기반시설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아 수도권 밖 투자 가능성이 먼저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공정과 후공정을 함께 갖춘 대형 클러스터 가능성까지 언급된다. 전공정은 반도체 생산의 핵심 단계로 막대한 투자와 고급 인력,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협력업체 생태계가 동시에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방에 전공정까지 포함된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우 단순 공장 신설을 넘어 산업 지형 자체를 바꾸는 대형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반도체 투자에서 가장 큰 축은 경기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다. 용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시설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함께 들어서는 반도체 거점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호남과 충청권에 제2 반도체 클러스터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기존 용인 계획이 축소되거나 지방으로 옮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다만 청와대는 용인에 짓기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방으로 옮기는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존 계획은 그대로 추진하고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제2 클러스터를 추가로 조성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김용범 실장도 용인에 짓기로 한 것을 짓지 않고 지방으로 가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용인에 모두 지은 뒤 다음 부지를 검토하면 늦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추가 부지를 준비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호남과 충청권이 후보지로 거론되는 이유도 이와 맞물린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망과 용수 공급, 도로와 물류망, 협력업체 입주 공간, 인력 양성 체계, 대학과 연구기관 연계까지 동시에 구축돼야 한다. 기존 수도권 인프라가 한계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산업 거점을 지방에 만드는 방안이 정부 구상으로 부상한 것이다.
투자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직접 고용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장비·소재 기업, 건설과 물류, 교육·연구 인프라까지 연쇄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지역경제를 바꿀 수 있는 대형 호재다.
특히 호남권은 그동안 대규모 첨단 제조업 거점 유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지역이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현실화할 경우 지역 산업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충청권도 기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산업 기반이 있어 추가 투자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된다.
그러나 실제 투자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전문 인력 확보도 핵심 변수다. 수도권 밖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조성하려면 기업 투자뿐 아니라 정부의 인프라 지원과 지자체 협력, 인력 양성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투자 규모 역시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방 투자 규모가 수백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구체적인 숫자는 정부와 기업 간 최종 협의를 거쳐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발표 전까지는 입지와 규모, 투자 방식 모두 유동적일 수 있다.
이번 회동에서는 지역 투자뿐 아니라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AI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반도체 생산 능력 확보는 국가 경쟁력 문제로 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의 만남 이후에는 29일 회의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정부가 어떤 지역을 후보지로 제시할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어느 정도의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지방 제2 클러스터를 어떻게 병행할지 등이 핵심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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