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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반기 물가를 잡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한다. 계란과 고등어 등 가격 부담이 커진 먹거리 공급을 늘리고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전 품목으로 확대한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은 하반기 동결하고 유류비와 교통비,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지원책도 함께 시행한다.

재정경제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민생물가 안정 및 서민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가 중동전쟁 영향과 석유류 가격 급등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 오른 상황을 무겁게 보고 있다. 종전 이후에도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먹거리 가격 상승 압력도 남아 있어 당분간 물가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 할인, 필수 생계비 부담 완화, 고유가 피해 소상공인 지원 등에 1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우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3500억 원을 들여 오는 7~8월 농축수산물 전 품목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기존에는 쌀, 양파, 계란, 돼지고기, 고등어 등 22개 품목을 중심으로 1인당 주 1만 원 한도에서 할인을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할인 가능한 농축수산물 전 품목으로 대상을 넓힌다. 1인당 할인 한도도 주 최대 3만 원까지 늘어난다.
가격 부담이 커진 계란은 모든 마트에서 전 품목 20% 할인에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30구 특란에 한해 1500원 할인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품목 제한 없이 정률 할인으로 바뀐다. 쌀값 안정을 위한 할인액도 20㎏당 5000원에서 6000원으로 확대된다.
전통시장 지원도 병행된다. 명절 기간을 중심으로 발행하던 전통시장 농할상품권은 11월까지 매달 발행된다. 규모도 월 2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20% 할인 판매되는 상품권을 통해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전통시장 이용도 함께 늘리겠다는 취지다.
고등어와 마른김 등 가격이 오른 수산물은 최대 60% 할인해 연말까지 상시 지원한다. 전월 대비 가격이 10% 이상 오른 수산물도 할인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먹거리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오르는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과 수매, 방출을 병행할 계획이다.
가격을 낮추기 위한 공급 대책도 추진된다. 정부는 최근 가격이 오른 계란의 납품단가를 낮추기 위해 196억 원을 투입한다. 기존에는 주 2회 30구당 2000원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매일 3000원으로 지원 폭을 확대한다.
신선란 수입 물량은 기존보다 6배 이상 늘린다. 정부는 계란 2억 개를 추가로 수입해 소매점뿐 아니라 베이커리 등 계란 사용량이 많은 소상공인에게도 공급할 계획이다. 계란 유통센터 13곳에는 파레트 등 물류기기 비용을 지원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도 낮춘다.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도매시장 출하 농업인 인센티브를 마리당 4만 원으로 확대한다. 사료원료 구매자금 지원도 늘려 축산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줄인다.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도매가격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산물 공급 대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노르웨이산 고등어 2000톤을 직수입해 저가로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이를 위해 7월 중 특사단을 파견하고 영국, 페로제도 등 신규 수입국 발굴도 추진한다. 국내산 고등어 수출 물량은 내수로 전환해 정부가 직접 수매한 뒤 할인된 가격으로 방출한다. 갈치와 오징어도 정부가 직접 수매해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식품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할당관세 적용도 확대된다. 냉동과일, 코코아가공품, 계란가공품 등 13개 품목은 12월까지 할당관세를 연장하고, 자몽·레몬농축액 등 9개 품목은 새로 적용한다. 기간 연장 품목과 신규 적용 품목을 합쳐 모두 22개 품목이 대상이다.
정부는 이상기상에 따른 농축산물 수급 불안에도 대비한다. 배추, 무, 상추, 깻잎, 사과, 배, 복숭아, 수박, 참외,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을 중점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생육과 사육 동향을 상시 점검한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으로 가격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품목은 비축과 방출을 미리 준비한다. 배추와 무, 마늘 등은 비축을 늘리고 소·돼지·육계·산란계에는 영양제와 열차단도포제 지원을 확대한다. 축산 농가가 폭염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수산물 비축도 물가 관리 체제로 전환된다. 고등어 등 관리 품목은 평상시 연소비량의 5~10% 수준을 확보해 두고, 소매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오르면 자동 방출해 가격 하락을 유도한다. 수급 불안이 나타난 뒤 대응하는 방식보다 사전에 물량을 확보해 가격 급등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부는 중동전쟁 종전 타결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통행료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보고 석유 최고가격제는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종전 양해각서 발효와 국제유가 하락 추세 등을 반영해 26일 결정되는 7차 최고가격은 인하한다.
현행 유류세 인하는 7월까지 적용된다. 현재 휘발유는 15%, 경유는 25% 인하 중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종료되는 시점의 석유제품 가격과 국민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 25% 인하도 7월까지 연장된다. 소형트럭과 택시 등 서민 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LPG 부탄 판매부과금 한시 면제는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가격 안정에 기여한 주유소에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정부는 착한 주유소에 카드 캐시백, 시설개설비 지원, 정부 포상 등을 제공해 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부는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등 중앙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지방 공공요금도 지방정부와 협조해 인상 시기를 분산하고 인상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한다.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하반기 LPG와 LNG 할당관세율은 0%로 낮춘다. 발전용 LNG 개별소비세도 한시 감면한다. 등유와 LPG를 사용하는 에너지바우처 수급가구 22만 가구에는 동절기 14만 7000원을 추가 지급한다. 주택과 가정에는 에너지캐시백 지원을 강화하고 자영업자에게는 일부 전기요금제에서 단일요금 선택을 허용한다.
화물차와 여객차, 농어민 면세유 등에 대한 유가연동보조금은 9월까지 지급된다.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앞서 보조율은 50%에서 70%로 높아졌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한도도 확대됐다.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대상도 넓어진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통행료 감면은 본인 소유 차량뿐 아니라 본인 또는 세대원이 장기 임차하거나 대여한 차량까지 적용된다. 다자녀 가구에는 주말과 공휴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이 새로 도입된다. 3자녀 가구는 7월 28일부터 20%, 2자녀 가구는 8월 22일부터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모두의카드’ 환급 확대는 9월까지 이어진다. 고유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데이터 안심옵션은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확대하고, 알뜰폰 중소·중견기업 전파사용료 감면율은 50%에서 90%로 높인다.
고유가와 물류비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소상공인 지원도 강화된다. 기업은행의 ‘희망Dream 대출’ 규모는 기존 1조 5000억 원에서 3조 원으로 2배 확대된다. 유가와 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소비자 혜택도 커진다. 착한가격업소에서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기존 할인율에 5%포인트 추가 캐시백이 제공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착한가격업소 할인율은 13%, 비수도권은 15%, 인구감소지역은 17%까지 높아진다.
중동 상황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지원도 이어진다. 정부는 중동 상황 피해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추진하고, 환변동보험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중소기업의 환율 리스크를 낮출 방침이다. 고환율에 따른 피해 중소기업 지원 대책도 추가로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 조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불공정 거래 대응도 강화한다.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신설을 추진한다.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2배 이하를 부과하고, 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4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이다.
담합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된다. 전분당과 산업용 윤활유 담합 건은 조사를 마치고 심의를 앞두고 있다. 정유사와 주유소, 페인트, PVC 등 중동전쟁 관련 품목의 담합 혐의도 조사 중이다.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해서는 등록·허가 취소와 영업정지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임원해임명령 제도 도입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는 가격 불안 상황에서 시장 교란 행위가 발생하면 물가 대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감시와 제재를 함께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전쟁 종전 MOU 체결 이후 대외 불확실성은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후속 협상 과정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고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와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축수산물 할인, 필수 생계비 부담 경감, 고유가 피해 소상공인 지원 등에 1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고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며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이내로 관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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