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이대로 묻 닫을까, 아니면... 오늘 '운명의 날'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지점의 모습. / 뉴스1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존폐가 3일 판가름 난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이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을 추가로 연장할지, 아니면 회생절차를 폐지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재판부가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의 수행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홈플러스의 운명이 사실상 갈리게 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 3월 4일이었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지난 5월 4일까지 연장했고, 이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이날까지로 한 차례 더 기한을 미뤘다. 두 번째 연장은 기업형슈퍼마켓(SSM)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진행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칙적으로 재판부는 이날까지 관계인집회를 열고 홈플러스 측 회생계획안을 심리·의결해야 한다. 관계인집회란 기업회생 절차에서 관리인과 채권자, 담보권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인이 모여 회생계획안을 심리·결의하는 법정 집회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지난달 30일에서야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을 재판부에 냈다. 재판부가 계획안을 검토하느라 아직 관계인집회 기일도 지정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이날 회생계획안을 곧바로 표결에 부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재판부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기한을 재차 연장할 수 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최장 6개월 연장할 수 있어 오는 9월 4일까지 시간적 여력이 있다. 유통업계와 법조계에선 수정 변경안이 지난달 말 제출돼 재판부의 검토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만큼 기한을 다시 연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재판부가 짧게나마 검토한 결과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면 그대로 회생절차를 폐지할 수 있다. 법원은 앞서 채권자협의회와 주주, 노동조합 근로자 대표 등에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폐지에 관한 의견을 조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의견 조회가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앞서 진행되는 절차인 점을 감안하면,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엄격하게 들여다봤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채권자협의회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는 법원에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노조 모두 청산보다는 회생절차를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양대 노조도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직원들이 생계 수단을 잃는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에는 대형마트를 67개 핵심 점포로 재편해 사업성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126개였던 점포 수를 67개로 줄이고 인력도 약 50% 감축해 1조2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홈플러스는 상품 공급과 영업이 정상화될 경우 남은 핵심 점포만으로도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계획안 실행에 필요한 최소 자금인 2000억원을 조달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자금은 회생절차 중인 기업이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 받는 긴급 운영자금 성격의 DIP 금융으로, 법원이 회생 절차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보는 쟁점으로 꼽힌다.

유통업계와 법조계에선 인가 기한이 추가 연장되더라도 자금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 인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장이 곧 회생 인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신규 자금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은 다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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