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6, 사이버보안 위험 넘어 정부 2주 심사 뒤 출시
GPT-5.6, 사이버보안 위험 넘어 정부 2주 심사 뒤 출시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오픈AI가 7월 9일(현지시각) GPT-5.6 모델 패밀리를 정식 출시했다. 이번 출시는 사이버보안 위험 수준이 임계치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돼 미국 정부의 2주간 심사를 거친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GPT-5.6은 정부 심사를 거쳐 출시된 두 번째 AI 모델로, 앞서 앤트로픽의 페이블5와 미토스5도 비슷한 절차를 밟았다. 오픈AI는 같은 날 기업용 업무 도구 챗GPT 워크도 함께 내놓았지만 출시 직후 과금·인터페이스 혼란이 불거져 곧바로 긴급 수정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GPT-5.6 공개 하루 전에는 경쟁사 스페이스XAI(SpaceXAI)가 코딩 능력을 앞세운 그록4.5를 선보이며 AI 모델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다.

사이버보안 위험 넘어선 모델, 정부가 직접 들여다봤다

GPT-5.6 패밀리 중 플래그십 모델인 솔(Sol)은 사이버보안 위험 평가에서 임계치를 초과해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 심사 대상이 됐다. 오픈AI는 이 심사를 두 주간 거친 뒤에야 모델을 정식 공개할 수 있었다. 미국 정부가 오픈AI 모델을 심사한 것은 앤트로픽의 페이블5와 미토스5가 수출통제 조치로 한차례 가동이 중단됐다가 정부 승인을 받은 뒤 다시 켜진 사례 이후 처음이다. GPT-5.6은 이런 절차를 거친 두 번째 모델이 됐다.

옴디아(Omdia, 인포마 테크마크 산하) 애널리스트 리안 지예수(Lian Jye-Su)는 “우리는 AI 모델이 핵심 국가 자산으로 여겨지는 세상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려하는 지점은 외국 AI 업체가 미국 기업의 모델을 상대로 광범위한 모델 증류(distillation, 큰 모델의 출력을 학습해 비슷한 성능의 작은 모델을 만드는 기법)를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예수는 “시장에 내놓는 모델이 해외 모델 개발자와 접촉할 기회가 생겼을 때 핵심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악의적 목적을 가진 다른 주체에 의해 증류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모델 시험이 결국 미국 정부를 안심시키는 절차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GPT-5.6이 에이전트형 추론과 코딩 능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오픈AI가 기업용 솔루션 제공업체로서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솔·테라·루나 3종 체제…코딩·사이버보안 앞세워 앤트로픽 정조준 / AI 생성 이미지

솔·테라·루나 3종 체제…코딩·사이버보안 앞세워 앤트로픽 정조준

GPT-5.6은 플래그십 솔(Sol), 중간급 테라(Terra), 저가형 루나(Luna) 3개 모델로 구성됐다. 오픈AI는 솔이 코딩과 지식 노동, 사이버보안, 과학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샘 알트먼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솔이 AI 코딩 작업에서 이전 모델보다 54% 더 토큰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GPT-5.6을 “지금까지 나온 가장 강력한 사이버보안 모델”이라 소개하며 위협 모델링과 코드 점검·패치, 블루팀 활동(실제 해커가 공격하기 전 자체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모의 공격) 등 방어 목적의 작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코딩 벤치마크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코딩 에이전트 인덱스(Artificial Analysis Coding Agent Index)를 근거로 솔이 앤트로픽의 페이블5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표에서 솔은 80점을 기록해 페이블5보다 2.8점 높았고, 출력 토큰은 절반 미만, 처리 시간도 절반 미만, 비용은 약 3분의 1 적게 든다고 오픈AI는 설명했다. 이런 비교는 최근 기업 고객 확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앤트로픽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GPT-5.6 공개 하루 전에는 스페이스XAI가 코딩 능력을 앞세운 그록4.5를 내놓았고, 같은 주 메타도 신모델을 선보이며 경쟁이 이어졌다.

챗GPT 워크 출시 후폭풍…오픈AI “다 잘하지 못했다”

오픈AI는 GPT-5.6 솔과 함께 기업용 업무 도구 챗GPT 워크를 출시했다. 데스크톱·웹·모바일에서 문서와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작성 같은 사무 업무를 돕는 도구다. 그러나 출시 직후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오픈AI의 티보 소티오(Thibault Sottiaux)는 “우리가 모든 것을 완전히 제대로 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하며, 지난 24시간 동안 사용자 피드백을 읽고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이용자들과 대화하며 네 가지 문제 영역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연산(compute) 설정에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그 설정이 사용량 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용자에게 충분히 안내되지 않았다는 점이 첫 문제였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는 솔의 최고 추론 모드가 이전 모델 GPT-5.5보다 사용량 예산을 훨씬 빠르게 소진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알트먼이 밝힌 54% 토큰 효율성 개선 주장과는 상반된 경험이었다. 데스크톱 앱도 큰 폭으로 개편되면서 채팅과 프로젝트 같은 익숙한 기능을 찾기 어려워졌고, 일부 멀티에이전트 워크플로가 퇴보했으며 플러그인 제출 등에서 버그도 발생했다.

오픈AI는 즉시 코덱스(Codex)와 챗GPT 워크의 사용량 한도를 하루 동안 두 차례 초기화했다. 기본 설정과 모델 선택 화면도 손질해 이용자가 불필요하게 비싼 연산 등급으로 유도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주에는 더 큰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 채팅과 프로젝트가 더 익숙하고 맞춤 설정이 가능한 형태로 사이드바에 복귀하고, 사용량 지표와 초기화 시점도 더 잘 보이게 바뀐다.

혼란은 코덱스의 운명을 둘러싼 오해로도 이어졌다. 챗GPT 워크 출시 발표가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코덱스 이용자들 사이에 코딩 도구가 결국 종료될 것이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소티오는 “전혀 우리 의도가 아니다. 우리는 코덱스를 사랑하며 코덱스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챗GPT 워크 출시 이후 코덱스 데스크톱 앱은 “코덱스가 이제 챗GPT 앱”이라는 안내 문구를 이용자에게 띄웠던 터라 혼란이 컸다. 오픈AI의 이용자는 거의 10억 명에 달하는데, 어떤 상황에 어느 플랫폼을 써야 하는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솔 울트라, 50년 미해결 수학 난제 풀었다…인용 논란도

오픈AI는 GPT-5.6 솔 울트라(Sol Ultra)가 그래프 이론의 오랜 난제인 사이클 더블 커버 추측(Cycle Double Cover Conjecture)의 완전한 증명을 만들어냈다고 발표했다. 이 추측은 1970년대 여러 수학자가 독립적으로 제기한 이후 50년 가까이 미해결로 남아있었다. 어떤 정점과 변으로 이뤄진 네트워크에서도 각 변을 정확히 두 번씩 지나는 순환 집합을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솔 울트라는 64개의 서브에이전트를 병렬로 가동해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증명을 완성했고, 이를 논문으로 정리한 것은 GPT-5.6 솔이었다.

맨체스터대 수학자 토머스 블룸(Thomas Bloom)은 이 증명을 “매우 훌륭한 증명”이라 평가하며 “짧고 기초적이어서 1980년대에도 발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수학 이론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이미 알려진 도구들을 절묘하게 결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 수학자가 왜 이 증명을 찾지 못했는지에 대해 직관에 반하는 작은 전환이 핵심 단계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은 “자연스러운 라벨링을 먼저 시도하고 선형대수를 확인한 뒤 그것이 실패하면 ‘실패할 줄 알았지, 이렇게 쉽게 되지는 않겠지’라며 어깨를 으쓱하고 넘어가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반면 AI는 낙담하지 않고 작은 변형을 계속 시도한다”고 적었다. 다만 블룸의 평가는 현재까지 공개된 가장 상세한 검토이며, 학계의 전면적인 수학적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동시에 인용 누락 문제도 제기됐다. 블룸은 증명의 핵심 수학적 아이디어가 적어도 Bermond, Jackson, Jaeger가 1983년 발표한 논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오픈AI의 논문은 이 선행 연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논문만 읽은 사람은 AI가 기본 전략 자체를 스스로 고안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은 이런 선행 연구가 오픈AI 증명에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이를 언급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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