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참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종합식품기업 사조가 다음 달 3일부터 통조림과 장류, 식용 유지류 등 주요 가공식품 출고가를 일제히 올린다. 참치캔 시장에서 동원F&B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지켜온 사조가 대표 서민 품목을 두 자릿수 폭으로 올리면서 이번 조정이 식음료 업계 전반의 연쇄 인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툴로 만든 참치캔 자료사진.

16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사조는 다음 달 3일자로 주요 가공식품 출고가를 인상하기로 하고 대형마트 등 핵심 유통 채널과의 공급가 협의를 마쳤다. 품목별로 보면 국민 반찬으로 통하는 참치캔이 10% 오르고, 꽁치와 고등어 등 수산캔은 20% 인상된다. 고추장과 된장, 쌈장 등 장류와 참기름, 들기름 등 식용 유지 제품은 각각 12%씩 오른다. 인상 폭만 놓고 보면 수산캔이 이번 조정의 정점에 있다.

사조 참치캔

사조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어묵과 맛살 제품 가격을 6, 7%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어묵·맛살에 이어 통조림과 장류, 유지류까지 순차적으로 오르면서 사조 주력 가공식품 상당수가 두 달 새 잇달아 가격표를 다시 쓰게 됐다. 참치캔·수산캔·장류·식용유는 모두 조리 빈도가 높고 대체가 쉽지 않은 필수 소비재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부담은 인상률 이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조는 참치캔과 수산가공, 식용유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가공식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참치캔은 국내에서 동원F&B에 이은 2위 브랜드이고, 2004년 인수한 해표 식용유는 오랜 기간 식용유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아왔다. 대중 소비재 비중이 큰 만큼 원가 변동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그만큼 오른 원가를 판매가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 이번 인상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수산가공 부문은 원양어업 조업 쿼터 축소와 참치 국제 시세 상승, 고환율이 맞물리며 원가 부담이 누적된 사업으로 꼽힌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용유와 장류 역시 원·달러 환율과 국제 곡물·유지 가격에 실적이 좌우된다. 사조그룹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금속 포장 용기 제조를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캔 용기 자체 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나, 원자재와 환율에서 비롯된 인상 압력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이 경쟁 식품 기업들의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제조 원가와 물류비, 인건비 상승 압박이 임계점에 다다르면서 주요 식품 대기업들도 인상 시기와 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2위 사업자인 사조가 통조림·장류·유지류를 한꺼번에 올린 만큼, 그동안 인상을 미뤄온 경쟁사들이 이를 명분 삼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음료 업계의 가격 인상은 지난달 3일 지방선거를 전후해 잇따르고 있다. 선거 국면에서 물가 안정을 겨냥한 정부의 압박에 인상을 미뤄온 기업들이 선거가 끝나자 곧바로 가격을 다시 매기는 흐름이 뚜렷하다.

오뚜기는 이날부터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후추류 17.0%, 당면류 10.0%, 카레류와 케첩류가 각각 6.1%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6일 칠성사이다를 비롯한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2024년 6월 이후 약 2년 만의 조정이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19일 '할메가커피' 제품군 3종 가격을 각각 200원씩 올렸고, 이디야커피도 같은 달 6일 매장에서 판매하는 스틱 커피와 커피 믹스 제품 가격을 4.3~15.2% 상향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9일 역전우동과 미정국수, 롤링파스타, 새마을식당 등 11개 외식 브랜드의 일부 메뉴와 사이드 토핑, 음료 가격을 평균 약 11% 인상했다.

하림도 이달 1일부터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핫바와 닭가슴살 등 냉장 가공식품 가격을 100~300원 올렸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말과 지난달 초에는 더벤티와 커피빈, 롯데리아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잇달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통조림과 조미료, 음료, 외식, 커피에 이르기까지 인상이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식탁 전반으로 퍼지는 셈이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수입 원자재 가격 오름세, 인건비·물류비 부담이 겹치면서 하반기 식품·외식 물가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 먹거리 물가 부담도 하반기 들어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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