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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만평]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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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인 오늘이 공휴일인 제헌절이라 그나마 다행인 것인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무너지자 이런 내용의 글이 이날 새벽 국내 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올해부터 제헌절이 공휴일로 다시 지정되면서 한국거래소가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을 비롯한 증권·파생상품·일반상품 시장을 모두 휴장한 데 대한 반응이다.
글쓴이는 오전 4시 30분 기준으로 한국 관련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인 KORU가 16%,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이 15%, 미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가 11% 하락한 상태라고 전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렸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47% 내린 2만5881.95에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는 0.51% 하락한 7533.77,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20% 떨어진 5만2552.97로 마감했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기업이 적지 않았지만 반도체주 약세가 지수 전반을 짓눌렀다. 대표적인 반도체 ETF인 SMH는 약 4% 밀렸고, 반도체 설계 기업 ARM홀딩스는 5% 넘게 빠졌다. 반도체 관련 지수도 3%가량 내렸다.
이번 급락의 방아쇠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였다. TSMC는 분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77% 늘어나는 등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기존 520억~560억 달러에서 600억~640억 달러로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인공지능(AI)에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확대 계획이 되레 부담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미국 국채 금리가 뛴 점, 소매 판매 지표가 예상에 못 미친 점도 위험 자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 ADR는 상장 이후 연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SKHY라는 종목명으로 나스닥에 상장하며 26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공모가는 ADR 한 주당 149달러였고, 상장 첫날에는 13%가량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AI 메모리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데다, 시장조사기관 기준 올해 1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점유율 56.4%로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상장 직후부터 고평가 논란과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 상장 사흘 만인 지난주 초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빠지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같은 날 ADR도 9% 넘게 하락했다.
이런 흐름은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졌다.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는 목요일 하루에만 11%가 넘게 급락하며 전날의 8% 반등 폭을 고스란히 되돌렸고, 삼성전자도 8% 넘게 떨어졌다. 약세는 아시아 전반으로 번졌다. 일본에서도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와 AI 관련주가 하루 5~7%씩 밀렸다. 간밤 미국 반도체주까지 재차 급락함에 따라 제헌절 휴장이 없었다면 이날 국내 증시 역시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해당 게시글에는 "국장 곡소리가 날 줄 알았는데 제헌절이라 다행"이라거나 "월요일에 하락 폭이 두 배로 커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댓글이 잇따랐다. 대형 기술주와 나스닥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는 반응, 진작 손절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반응, 보유 주식은 그대로인데 평가액만 달라졌다고 믿고 버티겠다는 반응도 뒤섞였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사흘 뒤인 오는 20일 개장에 쏠린다. 이른바 '검은 월요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구조적인 AI 수요를 감안하면 이번 조정이 중기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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