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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으로 거둔 성과를 사회와 나누겠다고 약속한 삼성이 한 달여 만에 약 1조원 규모의 상생 프로젝트를 현실화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삼성미소금융재단에 총 2000억원을 추가 출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1500억원을 부담하고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가 나머지 500억원을 공동 출연한다.
이번 출연금은 금융취약계층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데 활용된다. 창업자금과 사업운영자금, 시설 개선 자금, 긴급생계자금 등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며, 대출금리는 연 4.5% 이하로 운영된다. 삼성은 약 4만명이 이번 지원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2009년 정부의 미소금융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설립된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이다. 미소금융은 신용등급이 낮거나 담보가 부족해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서민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금융 취약계층이 고금리 대부업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고, 창업과 생계 유지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지원 대상은 개인신용평점이 낮거나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자영업자와 예비 창업자 등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점포 임차비와 시설 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기존 자영업자에게는 운영자금과 시설 개선 자금을 제공한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경우 긴급생계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삼성미소금융재단은 출범 이후 꾸준히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금융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번 출연은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금융 정책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서민금융 확대와 금융 취약계층 보호를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금융권에도 자체적인 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과 금융회사들도 저금리 정책금융과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는 추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4주 동안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행사 기간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구매 금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행사는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당초 삼성은 약 4000억원 규모의 상품권 지급을 예상했지만 실제 환급 규모는 약 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구매 금액의 20%를 환급한 점을 고려하면 행사 기간 삼성전자 제품 판매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행사는 전국 400여 개 삼성스토어를 비롯해 가전 양판점, 대형마트, 주요 온라인 쇼핑몰 등 1000여 개 판매처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국군 장병과 경찰, 소방관, 교정공무원 등 이른바 'K-히어로' 고객에게는 최대 30% 상당의 혜택이 제공돼 관심을 모았다.
삼성이 현금 할인 대신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온누리상품권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정책 상품권으로, 전통시장과 상점가, 골목형 상점가 등 등록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상품권을 사용하면 대기업에 머물 수 있는 소비가 다시 전통시장과 지역 상권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온누리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표적인 소비 촉진 정책으로 꼽힌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 확대로 줄어든 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소비자는 할인 혜택을 받으면서 장을 볼 수 있다. 정부가 매년 발행 규모를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소비 진작 효과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기대감은 컸다. 충주 자유시장과 창녕시장 상인들은 삼성의 상품권 지급 행사가 시장 방문객 증가와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상품권은 식료품뿐 아니라 의류, 생활용품, 음식점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상권 전반에 소비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행사가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면서 일부 제품은 배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 생산량을 확대하는 등 공급 능력을 늘리고 있으며, 오는 9월 5일까지 제품 설치를 완료해 모든 구매 고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생산과 물류를 조정하고 있다.
이번 상생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지난 5월 말 삼성전자 노사 합의였다. 당시 회사는 향후 5년간 총 5조원을 조성해 협력사와의 상생,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 미래 인재 육성 등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임직원에게만 성과를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와 성장의 결실을 나누겠다는 취지였다.
삼성은 그동안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왔다. 청년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협력사 경쟁력 강화 지원, 장학사업, 의료 지원 등 교육과 창업, 지역사회 분야에서 대규모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왔다. 이번 1조원 규모의 상생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상품권 환급액 약 8000억원과 삼성미소금융재단 출연금 2000억원을 합치면 사회에 환원되는 금액은 약 1조원에 이른다. 이는 단기간에 집행된 민간 기업의 사회 환원 사례 가운데서도 상당한 규모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 측은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삶을 뒷받침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포용금융과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 확대해 기업의 성장 성과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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