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돌아온 네이버 '별점'… 자영업자 옥죄기 vs 사용자 편익

네이버가 4년 9개월 만에 '플레이스' 평균 별점 공개를 재개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평점 개편 화면. /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2021년 10월 25일 별점 테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별점 신규 수집을 중단하고 키워드·사진·텍스트 중심의 정성적 리뷰 체계로 전환한 바 있다. 이후 지난 4월 6일부터 별점 데이터를 다시 수집하기 시작해, 약 3개월간의 수집·검토 기간을 거쳐 이달 9일부터 업체 평균 별점과 사용자 개별 리뷰 별점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별점 제도 적용 대상은 음식점에 그치지 않는다. 쇼핑·유통, 서비스·산업, 생활·편의, 시설·건물, 스포츠·오락, 숙박, 여행·명소, 문화·예술, 지명, 팝업스토어, 네이버 예약(공연·전시·축제·행사)까지 사실상 대부분의 '장소' 카테고리에 걸쳐 있다.

"키워드 리뷰만으론 부족하다"… 별점 부활 이끈 사용자 요구

네이버가 별점을 다시 꺼내 든 배경에는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누적된 불만이 있다. 2021년 도입된 키워드 리뷰는 '분위기 좋은', '친절한', '맛있는' 같은 태그를 골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악성 리뷰의 극단적 표현은 걸러낼 수 있었지만, 정작 "이 가게가 전반적으로 얼마나 만족스러운 곳인지" 한눈에 비교하기는 어려웠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장소 탐색 시 전반적인 만족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키워드 리뷰 체제 아래에서 '별점 4.3점'과 '분위기 좋은 태그 30개' 중 어느 쪽이 더 빠르게 판단을 도와주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고, 직관적 비교를 원하는 이용자 일부는 구글맵이나 카카오맵처럼 별점 체계를 유지해온 경쟁 서비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오랜 기간 5점 만점 별점 시스템을 유지해왔고, 국내에서도 지도·장소 검색 앱 대부분이 별점을 기본 지표로 쓰고 있는 만큼, 네이버만 키워드 방식을 고수하는 게 오히려 이용자 이탈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네이버의 이번 조치는 국내 이용자를 붙잡아 두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일 수 있다"며 "지도 앱은 일상적으로 쓰는 서비스인 만큼, 얼마나 정밀하고 경쟁력 있게 기능을 개선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네이버는 이번 개편이 기존 키워드 리뷰를 완전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성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정성적인 리뷰를 통해 장소의 분위기와 특성, 기대되는 경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면, 새로 도입되는 수치형 보조 지표는 이용자들에게 직관적인 척도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해당 장소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별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도 함께 도입됐다. 특정 이용자가 평소 낮은 별점만 반복적으로 주는 성향인지를 다른 이용자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리뷰를 남기는 사용자 본인의 평균 별점 정보도 함께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악의적으로 낮은 점수만 주는 '별점 테러' 성향의 계정을 이용자 스스로 걸러낼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소상공인연합회 "약탈적 플랫폼으로 회귀" 강력 반발

반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지난 14일 논평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소공연은 "별점 테러로 소상공인이 피눈물을 흘렸던 과거를 외면한 채 별점 제도를 부활시킨 것은 약탈적 플랫폼으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의 모습. / 연합뉴스

소공연이 지적한 핵심 문제는 세 가지다. 첫째는 광고비 부담 증가 우려로, 별점을 관리하기 위해 무리한 리뷰 이벤트를 강행하거나 홍보대행사·키워드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생길 거라는 지적이다. 둘째는 2022년 이전 누적 데이터의 소급 반영 문제로, 소공연은 "과거 데이터가 현재 열심히 일하는 자영업자의 발목을 잡는 불합리한 쇠사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셋째는 개별 별점 비공개 기능의 부재로, 평균 별점은 업주가 노출 여부를 선택할 수 있지만 개별 리뷰의 별점은 그대로 공개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혔다.

소공연은 네이버에 개별 별점 비공개 기능 도입과 악성 별점 테러에 대한 즉각적 제재·구제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다만 소공연도 "제도 운영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보다 폭넓게 경청하고, 현장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의와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혀, 전면 철회보다는 보완을 요구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네이버 "AI 모니터링 20여 종 병행"… 어뷰징 방지 대책도

네이버는 어뷰징 방지 대책도 함께 내놨다. 사업주가 별점 노출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온오프(ON·OFF)' 기능을 제공 중이며, 무분별하게 3점 미만의 별점을 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리뷰 이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후기 작성 후 3개월이 지나면 내용과 별점을 수정할 수 없도록 제한해, 실제 경험과 무관한 시점에 이뤄지는 어뷰징성 리뷰도 차단했다. 여기에 AI 기술이 반영된 20여 종의 자동 탐지 모니터링 시스템과 운영팀의 수동 검토를 상시 병행해 별점 테러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자영업자 옥죄기 vs 사용자 편익… 평행선 이어질 듯

결국 이번 사안은 '이용자 편익 강화'라는 네이버의 명분과 '자영업자 생존권 위협'이라는 소상공인 업계의 우려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구도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키워드 리뷰만으로는 부족했던 직관적 비교 지표를 다시 얻게 됐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별점 하나로 매출이 좌우되던 과거의 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 별점 비공개 기능 도입 여부와 2022년 이전 데이터의 소급 반영 방식이 조정될지가 향후 갈등의 향방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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