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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업무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로 옮겨갔지만 복잡한 대출이나 금융상품 상담에서는 여전히 영업점 직원의 설명과 대응 능력이 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한다. 신한은행이 대면 고객 접점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조사에서 16년 연속 은행산업 1위를 차지했다.

SBS 드라마 ‘VIP’에는 평가자가 평범한 고객처럼 매장을 찾아 직원의 실제 응대 태도를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이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직원의 말투와 설명 방식까지 살핀 뒤 문제가 확인되면 서비스 교육으로 이어지는 내용이다.
드라마 속 설정처럼 실제 서비스 평가에서도 평가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일반 고객처럼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이른바 ‘미스터리 쇼퍼’ 방식이다. 평가단은 직원의 첫인사와 상담 태도부터 설명 능력과 업무 처리 과정까지 고객이 실제로 겪는 서비스를 직접 확인한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대면 고객 접점의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는 ‘2026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에서 은행산업 부문 1위에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신한은행이 이 조사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올해까지 16년 연속이다. 단기간에 추진한 특정 서비스보다 영업점 응대 방식과 금융소비자보호 제도를 꾸준히 개선한 점이 평가에 반영됐다.
KSQI는 기업이 제출한 실적이나 고객 설문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문 평가단이 고객을 가장해 영업점을 직접 찾은 뒤 실제 서비스 과정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직원의 첫인사와 상담 태도부터 업무 지식과 설명 능력까지 대면 접점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은행권에서는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됐지만 영업점 서비스의 중요성도 유지되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처리하기 힘든 상속과 대출 상담을 비롯해 고령층의 금융 업무와 보이스피싱 피해 대응 등이 주로 영업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고객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겪는 불편을 빠르게 찾아내기 위해 ‘고객 편의성 제고 혁신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과 고객센터 등에서 반복적으로 접수되는 불편을 분석한 뒤 업무 절차를 바꾸거나 관련 제도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고객의 의견을 단순 민원 처리로 끝내지 않고 실제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임직원이 고객 접점에서 발견한 문제와 개선안을 직접 제안하는 ‘신한 새로고침’ 플랫폼도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복잡한 업무 절차와 고객의 반복적인 불편을 제안하면 관련 부서가 내용을 검토해 개선 과제로 반영한다.
고객 만족도 조사도 영업점과 디지털 채널 등 접점별로 나눠 실시한다. 동일한 금융 업무라도 창구와 모바일 앱에서 고객이 느끼는 불편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조사 결과는 고객중심 전략 수립과 서비스 품질 개선에 활용한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는 소비자가 상품 구조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한 뒤 피해를 수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판매 단계부터 위험을 줄이는 사전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은행 서비스 평가에서는 친절한 창구 응대뿐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하는지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보이스피싱 수법이 대출과 정부기관 사칭을 넘어 악성 애플리케이션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음성 조작으로 확대되면서 은행의 탐지 시스템과 초기 대응 속도가 중요해졌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고 있다. 고객의 평소 거래 방식과 다른 송금이나 출금이 발생하면 위험 신호를 분석해 금융사기 가능성을 확인하는 체계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사이에서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 대응 체계도 가동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신한투자증권·신한라이프는 의심 거래가 발생하면 통합그룹ID와 거래 유형 및 위험도 등을 공유해 다른 계열사로 피해가 번지는 것을 막는다.
해당 서비스는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로 2026년 4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지주 계열사라도 개인정보 관련 규제로 의심 거래 정보를 즉시 공유하는 데 제약이 있었지만 규제 특례를 통해 공동 대응이 가능해졌다.
정부도 금융권의 보이스피싱 대응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와 수사기관이 의심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플랫폼을 구축하고 가상자산을 이용한 피해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은 은행 업무의 속도와 편의성을 높였지만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다. 은행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이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접근성을 확보하는 문제도 은행권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객이 모바일과 무인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와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영업점 직원이 금융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디지털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올바른 금융상품 판매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내부 교육과 관리도 이어가고 있다. 상품 판매 실적보다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인지 확인하고 위험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는 절차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은행권의 서비스 경쟁 범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영업점 직원의 친절도와 업무 숙련도가 주요 평가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모바일 앱의 접근성과 금융사기 예방 능력 및 취약계층 지원까지 고객 경험에 포함되고 있다. 하나은행도 올해 KSQI 고객접점 조사에서 영업점과 콜센터 서비스 개선을 강조하는 등 주요 은행들이 온·오프라인 전반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고객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더 쉽고 편안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AI를 활용한 금융사기 예방과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보호 활동을 강화해 고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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