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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기내에서 껍질을 깎은 복숭아를 먹어도 괜찮으냐는 물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으로 번졌다.
씨를 뺀 복숭아를 썰어 통에 담아 기내에서 먹어도 되느냐고 묻는 글이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82쿡에 올라오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이 질문에 "과일에 환장했느냐"는 식의 날 선 댓글이 여럿 달리자 일부 누리꾼이 복숭아 하나 먹는 게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이냐며 반박에 나서면서 게시판에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먼저 개인 음식 취식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 이 주장을 편 이들은 기내식에도 밥과 과일, 술, 라면이 제공되는데 개인이 챙겨 온 복숭아만 문제 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자는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기내식을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매진되기 일쑤라 승객들이 샌드위치나 과일을 사서 들고 탄다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베트남에서 망고를 포장해 공항에서부터 기내까지 먹는 승객을 여러 번 봤다면서 내리기 전에 다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공항에 최소 세 시간 전에 도착해야 하고 공항 안 음식값도 비싼 만큼 냄새 없고 옆 사람에게 피해도 주지 않는 복숭아쯤은 괜찮지 않으냐는 의견도 나왔다.
반대쪽은 밀폐된 공간에서 개인 음식을 꺼내 먹는 행위 자체가 민폐라고 봤다. 이들은 복숭아를 한 끼 안 먹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정성 들여 썰어 담아 오는 모습이 유난스럽다고 했다. 좌석이 다닥다닥 붙은 일반석에서 혼자 먹는 것이 교양 없어 보인다는 주장도 있었다.
전직 승무원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기내식 디저트로 과일이 나오고 과일 플래터를 특별식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면서 껍질을 다 깎아 온 복숭아를 먹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적었다. 이 이용자는 국내외 항공사에서 12년가량 근무하는 동안 유럽과 호주 승객들도 과일이나 채소 스틱을 챙겨 와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규정상 승객이 개인 음식을 기내에 가지고 타는 것은 대체로 허용된다. 샌드위치와 과일, 과자 등 고체 음식은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다. 다만 국제선은 항공보안 규정에 따라 개별 용기당 100㎖ 이하, 1인당 1ℓ 이하의 액체만 반입할 수 있어 국물류나 음료 반입에는 제약이 있다. 과도 같은 날붙이는 기내로 가지고 탈 수 없어 복숭아를 먹으려면 미리 손질해 와야 한다.
'과일은 반입 금지'라는 일부 주장은 기내 취식이 아니라 입국 검역과 관련된 내용이다. 생과일과 씨앗, 육류, 유제품 등은 병해충과 가축 전염병 유입을 막기 위해 국내 반입이 금지돼 있고, 이런 품목이 든 기내식도 반드시 기내에서 다 먹고 내려야 한다. 호주와 일본, 뉴질랜드처럼 검역이 엄격한 나라도 마찬가지다. 기내에서 먹는 것과 입국장을 통과해 들여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함께 도마에 오른 것이 기내 라면이다. 복숭아 논쟁이 벌어진 게시판에는 좁은 좌석에서 라면 냄새를 맡는 것이 고역이고 화상 위험도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라면은 실제로 안전 문제로 서비스가 축소된 품목이다. 대한항공은 2024년 8월 난기류에 따른 화상 위험을 이유로 장거리 노선 이코노미석의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고 피자·핫도그 등으로 대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보다 앞서 중단했다. 두 항공사 모두 좌석 간격이 넓은 비즈니스석 이상에서는 라면을 계속 제공한다. 반면 상당수 저비용항공사는 5000원 안팎에 컵라면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알레르기 문제도 쟁점이 됐다. 복숭아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과일이다. 일부 이용자는 좁은 기내에서 향만으로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해외 항공사의 대응을 참고할 만하다. 미국에서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기내 땅콩 제공을 중단했고,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도 포장 땅콩을 승객에게 나눠 주지 않는다. 제트블루 등은 승객이 미리 알리면 해당 좌석 앞뒤로 견과류를 제공하지 않는 완충 구역을 두기도 한다. 다만 항공사들은 다른 승객이 각자 가지고 탄 음식까지 못 먹게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며, 어떤 항공사도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전혀 없는 기내 환경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은 사전에 항공사에 알리고 비상약을 챙기는 것이 원칙이다. 미국 저비용항공사에서는 기내식값이 비싸 햄버거 등 개인 음식을 사 들고 타는 승객이 흔하다는 이용자들의 전언도 이어졌다.
기내에서 손질한 과일을 먹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항공사 규정은 없다. 냄새가 강하거나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이 준비한 간식을 먹을지는 각자의 선택에 맡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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