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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이 올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할 금액을 모두 합해 2조8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신한금융은 인터넷과 모바일 생중계를 통해 2026년 2분기 경영 실적을 23일 발표했다.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8201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2.2%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늘어난 3조 4427억 원이다.
단순히 이익이 늘어난 데 그치지 않고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규모도 커졌다. 신한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2분기 주당 배당금을 740원으로 정하고 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다.
올해 누적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1조 4000억 원에 이른다. 예상 연간 현금배당액도 약 1조4000억 원으로 두 금액을 합친 총주주환원 규모는 최소 2조 8000억 원이다. 추가 환원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실제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50.2%였다.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절반가량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주주에게 돌렸다는 의미이다. 2024년 40.2%였던 환원율이 1년 만에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기업이 시장에 풀린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인 뒤 이를 없애는 주주환원 방식이다. 주식 수가 줄어들면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 한 주가 차지하는 지분 비율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기업이 주식을 사들이기만 하고 보유하면 향후 다시 시장에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소각까지 마치면 발행 주식 수 자체가 줄어 효과가 더욱 분명해진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각 계획을 함께 발표하는 이유이다.
현금배당은 주주가 곧바로 돈을 받을 수 있지만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자사주 소각은 현금이 직접 지급되는 방식은 아니지만 주당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 등 주당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주주환원 경쟁이 거세진 배경에는 정부가 2024년부터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공개하도록 유도하고, 기관투자자가 이를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했다. 기업의 성장 성과를 투자자와 나누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자본시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은행주는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면서도 주가순자산비율이 낮아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분류돼 왔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늘리는 동시에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주가 재평가의 핵심 과제가 됐다.
이번 실적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다. 과거 금융지주 실적은 은행의 예대마진, 즉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크게 좌우됐다. 올해 신한금융은 증권과 자산운용 부문에서 이익을 크게 늘리며 수익원을 넓혔다.
신한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57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1% 증가했다. 국내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식 위탁수수료가 늘었고 금융상품 판매와 상품 운용 부문도 실적을 보탰다.
신한자산운용은 상반기 순이익 53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35.1% 성장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인 ETF를 중심으로 운용자산이 늘면서 받는 운용보수가 증가했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나 채권, 원자재 등의 가격을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다. 일반 펀드보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거래가 간편해 개인투자자와 연금계좌 이용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졌다.
증권과 자산운용을 포함한 신한금융의 자본시장 부문 상반기 이익은 652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5% 증가했다. 전체 그룹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5%까지 높아졌다.
이는 금융지주가 은행 이자 장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줄어들 수 있지만 증권 거래와 자산운용, 보험 등 다른 사업이 성장하면 실적 변동을 완화할 수 있다.
본업인 은행 부문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6조 15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했다. 은행 순이자마진이 개선되고 기존에 늘어난 대출자산의 효과가 반영됐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 4585억 원으로 8.5% 늘었다. 대출은 가계보다 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대기업 대출은 6.6%, 중소기업 대출은 1.8% 늘었지만 가계대출 증가율은 0.5%에 그쳤다.
최근 금융권에서 사용하는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가계대출에 자금을 집중하기보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신산업 진출에 필요한 돈을 공급한다는 개념이다. 금융사가 기업대출을 무조건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사업도 실적을 보탰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해외 부문 순이익은 472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늘었다. 베트남에서 1301억 원, 일본에서 931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은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본과 베트남을 주요 해외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실적을 볼 때 순이익만큼 중요한 지표가 대손비용이다. 대손비용은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쌓아두는 금액이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949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8% 감소했다. 대손비용률도 0.42%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의 6월 말 연체율은 0.34%,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1%로 집계됐다.
다만 충당금이 줄었다는 사실만으로 대출 위험이 모두 사라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경기 둔화나 자영업자·중소기업의 상환 여건 변화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다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가 주주환원을 늘리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신한금융의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3.43%였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흡수할 수 있는 금융사의 기초 체력을 나타낸다. 금융사는 이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지속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자본 효율성과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신한 밸류업 2.0’을 추진하는 동시에 기업대출과 해외사업, 비은행 부문을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주주환원 확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증권시장 호황이 끝난 뒤에도 비은행 계열사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대출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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