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아파트 매각할 때 쓴 방법, 수도권 넘어 부산까지 확산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 뉴스1(7월 23일자 사진)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집주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빌려주고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매도인 금융'이 고가주택 매물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런 '집주인 대출' 매물이 서울 강남권을 넘어 경기와 부산까지 번지고 있다고 이데일리가 2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크로삼성' 전용면적 104.9㎡ 매물에는 호가 73억9000만원에 집주인 대출 20억원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22㎡ 매물(호가 44억5000만원)과 경기 수원시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129㎡ 매물(호가 27억2500만원)에도 '매도인 대출 가능'이라는 안내가 달렸다. 성동구와 부산 해운대에서도 유사한 매물이 확인됐다.

매도인 금융은 매수인이 매매대금 일부를 매도인에게 빌린 뒤 소유권을 이전받고, 매도인은 채권 확보를 위해 주택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매도인은 조건에 따라 이자 수익을 얻고, 매수인은 금융권 대출로 채우지 못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분당 아파트 매각을 계기로 시장에 널리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부인 김혜경 여사와 공동 보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한 뒤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수인들이 오는 10월께까지 잔금 지급을 유보받는 대신 이 대통령이 해당 금액만큼의 채권을 갖게 된 형태다.

청와대는 이 근저당 설정이 대출 규제를 우회하려는 거래가 아니라 매수인 사정으로 오는 10월 말까지 미뤄진 잔금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이며, 유예 기간 별도의 이자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또 이 대통령이 1주택자로서 매각 의무는 없지만 시세보다 낮은 29억원에 자택을 매도해 부동산 정상화 정책의 실현 의지를 보여준 조치라고 강조했다.

매도인 금융이 재등장한 배경에는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있다. 규제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15억원을 초과하면 주담대 한도가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으로 줄어든다. 은행별 총량 한도까지 빠르게 소진되면서 KB국민은행은 최근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3일 기준 777조6086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6478억원 늘었고, 주담대는 15일부터 23일까지 6영업일간 9971억원 증가했다.

은행 밖으로 옮겨가는 주택자금은 사내대출과 가족 차입에서도 확인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민간기업 사내대출 보증액은 89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늘었다. 이 중 주택자금이 6603억원으로 74.1%를 차지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자료에서는 올해 1~5월 강남 3구에서 주택을 산 20·30대의 증여·가족 차입 비중이 22.6%로 2024년 10.6%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반면 서울 외곽에서 주택을 산 20·30대의 금융권 차입 비중은 53.2%였다.

국민의힘은 매도인 근저당 방식으로 아파트를 매각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 부부는 29억 원에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17억7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매수인들에게 잔금을 받기도 전에 소유권부터 이전해줬다"며 "거액을 빌려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않는다는데, 대통령과 매수인들은 도대체 어떤 관계이기에 이런 거래가 가능했던 것이냐"고 물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활용된 17억 7000만 원 규모의 매도인 근저당, 이른바 '매도인 금융' 방식이 이제 강남과 서초를 넘어 광교 등 수도권 고가 아파트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