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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OpenAI)의 첫 하드웨어 제품인 개발자용 키보드 ‘코덱스 마이크로(Codex Micro)’가 출시 12시간 만에 완판된 뒤 중고 거래 플랫폼 이베이(eBay)에서 정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230달러였던 이 제품은 7월 15일(현지시각) 판매를 시작한 지 약 12시간 만에 매진됐다고 포춘(Fortune)이 보도했다. 이베이에는 현재 1,850달러짜리 판매 글이 올라와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덱스 마이크로는 오픈AI의 코딩 도구 ‘코덱스’ 이용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부티크 키보드 제작사 워크라우더(Work Louder)와 협업해 만든 한정판이다. 조니 아이브(Jony Ive)와 함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내년 출시 예정 소비자용 AI 동반 기기와는 별개 프로젝트다.
포춘에 따르면 이베이에서 실제로 체결된 거래 중 가장 높았던 가격은 1,250달러로, 출시 다음 날인 7월 16일(현지시각) 나왔다. 이후 가격은 꾸준히 내려가 출시 후 한 주간은 800~1,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현재는 약 450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는데, 이는 정가 230달러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판매자는 대부분 미국에 있지만 프랑스,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에서도 매물이 올라오고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스타트업포춘(StartupFortune)이 인용한 한 레딧 이용자는 “18달러면 노브까지 달린 프로그래머블 키보드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는 어떤 키보드든 비슷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매자 대부분은 이를 실용품이 아니라 오픈AI의 첫 물리적 제품이라는 상징성 자체를 사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코덱스 마이크로는 12개의 키패드와 조이스틱, 네온 조명을 갖췄다. 오픈AI 제품 페이지 설명을 인용한 스타트업포춘 보도에 따르면 정식 모델명은 kbd-1.0-codex-micro로, 13개 스위치를 갖춘 기계식 패드에 회전형 인코더, 터치 센서, 평면형 조이스틱, RGB 조명, USB-C,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코덱스 아이콘이 새겨진 키캡 32개도 추가로 제공된다.
키보드를 감싼 LED 링은 빨강·주황·초록·파랑 등으로 색이 바뀌며 오류 발생 여부나 AI 에이전트의 작업 진행 상태를 알려준다. 다이얼을 돌리면 특정 작업에 투입하는 AI의 연산 강도(추론 노력)를 조절할 수 있고, 조이스틱을 움직이면 디버깅이나 코드 리팩터링 같은 자주 쓰는 명령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마이크 버튼도 달려 있어 눌러서 AI에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코덱스 마이크로의 시작은 오픈AI 내부 상품기획팀이었다. 이 팀은 원래 자사 온라인 스토어 ‘서플라이 코(Supply Co)’에서 판매할 상품을 기획했는데, 이 스토어는 직원들이 회사 굿즈를 받아가는 사내용 공간으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12월(2025년) 오픈AI가 10주년을 기념해 일반에 공개한 곳이다. 포춘은 이를 콰츠(Quartz)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공개 이후 미니멀한 후드티와 토트백 등 상품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테이스트슬롭(taste slop)”, “너드 굿즈” 등으로 조롱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워크라우더 공동창업자 마이크 디제노바(Mike Di Genova)는 회사가 상품 관련 논란으로 다소 비판을 받았고, 이 때문에 오픈AI 팀이 “굿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했다고 전했다. 오픈AI는 그해 12월 디제노바에게 연락해 개발자를 겨냥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제안했다. 개발자는 오픈AI가 초기 수용층으로 보는 그룹이다. 양측은 몇 달 만에 콘셉트를 확정하고 오픈AI가 대량 주문을 넣었다. 디제노바는 “재고를 다 팔려면 최소 한 달은 걸릴 거라 생각했다”며 “한정 재고였는데도 그들이 많이 사갔다”고 말했다. 정확한 생산 물량은 오픈AI와 워크라우더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재입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워크라우더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코덱스 연동 기능은 그대로 담고 오픈AI 브랜딩만 뺀 버전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코덱스 마이크로는 조니 아이브와 함께 개발 중인 오픈AI의 대형 소비자 하드웨어 프로젝트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지만, 그 프로젝트에 핵심적인 두 가지 개념, 즉 물리적 상호작용 방식과 음성 인터페이스를 시험하는 무대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재고가 소진된 이후 오픈AI는 슬랙 채널을 통해 이용자 피드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디제노바도 이 채널에 참여하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챗GPT와 코덱스를 결합한 데스크톱 앱 ‘챗GPT 워크(ChatGPT Work)’에도 마이크 버튼 기능을 추가했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사장인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은 음성이 “컴퓨팅의 미래 인터페이스”라며 “컴퓨터가 사람에게 다가오는 방식이지, 사람이 기계에 맞춰 스스로를 뒤틀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클릭하고 타이핑하는 것”을 하나의 지나간 단계로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완판 소동의 타이밍도 눈길을 끈다. 스타트업포춘에 따르면 코덱스 마이크로는 애플이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낸 지 5일 뒤 출시됐다. 애플은 오픈AI와 io Products, 전직 애플 직원인 탕 탄(Tang Tan)과 창 리우(Chang Liu)를 상대로 하드웨어 개발과 관련한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오픈AI가 자사 기밀 정보를 이용해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했고, 오픈AI는 이를 부인했다.
로이터(Reuters)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해(2025년) 조니 아이브의 io Products를 약 65억 달러 규모 거래로 인수했다. 악시오스(Axios)는 오픈AI의 최고글로벌영향책임자 크리스 리한(Chris Lehane)이 올해 1월 신제품을 2026년 하반기에 공개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확정된 출시일이 아니라 가능성이 가장 큰 시점이라는 설명이었다. 테크크런치는 오픈AI가 첫해 출하량으로 4,000만~5,0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제조는 폭스콘(Foxconn)에 맡길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인용했다. 이는 소비자 하드웨어를 대규모로 판매해 본 적이 없는 회사로서는 상당히 큰 숫자다. 휴먼(Humane)의 AI 핀(AI Pin)이 일상적 쓸모가 약할 때 AI 기기가 얼마나 빨리 화제에서 민망함으로 전락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로 거론된다. 디제노바는 스티브 잡스가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들려면 소프트웨어를 만들라”고 했던 말을 인용하며 “이제는 그 반대 흐름에 와 있다.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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