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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스닥 PHLX의 현금정산 비트코인 지수옵션 ‘QBTC’ 승인을 잠정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그룹이 “비트코인은 상품이므로 이 상품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배타적 관할권에 속한다”며 이의를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SEC는 7월 31일(현지시각) 공개열람용 명령서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알렸다. 관련 공개 의견수렴은 8월 24일(현지시각)까지 진행된다. 미국 금융 감독 체계에서 가상자산 파생상품을 누가 관장할지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된 셈이다.
SEC는 지난 5월 나스닥 PHLX에 QBTC라는 티커로 현금정산 비트코인 지수옵션을 상장할 수 있도록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이 상품은 나스닥이 CF벤치마크스(CF Benchmarks)와 함께 2024년부터 추진해온 것으로, 기초지수는 CME의 ‘CME CF 비트코인 실시간 지수’를 100으로 나눈 나스닥 비트코인 지수다. 유럽식 옵션 구조라 만기 시점에만 행사할 수 있고, 정산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미국 달러로 이뤄진다. 나스닥은 이 상품이 스팟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에게 같은 증권 시장 안에서 헤지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제는 CFTC의 별도 예외 승인이 있어야 실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CME는 6월 11일 전후(현지시각) SEC에 관할권 이의를 제기했다. 비트코인 가치에 직접 연동된 옵션은 CFTC의 배타적 관할이며, CFTC의 예외 승인 권한을 이용해 감독 권한 자체를 SEC로 옮길 수는 없다는 논리다. CME는 SEC 산하 거래·시장국이 위임받은 권한을 넘어선 새로운 법적 해석을 적용했다며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결정이 유지되면 증권이 아닌 다른 상품에 연동된 옵션·선물도 SEC 규정 아래 상장되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SEC는 7월 29일(현지시각) CME의 재검토 신청을 받아들이고 승인을 임시로 정지했다. 최종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나스닥은 QBTC를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 이번 정지는 SEC 전체 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애초 SEC 산하 거래·시장국이 5월에 내렸던 승인 결정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다. 암호화폐 매체 블루밍비트(en.bloomingbit.io)에 따르면 더 블록(The Block)은 8월 2일(현지시각) CME가 SEC에 이 같은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CME는 이번 다툼이 단순한 상품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CME는 이미 CFTC 감독 아래 비트코인 선물·옵션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존 사업자다. QBTC가 CME와 똑같은 CME CF 비트코인 실시간 지수를 활용하면서도 CFTC 등록 없이 같은 거래 수요를 겨냥한다는 게 CME의 문제 제기 핵심이다. CME는 이런 경쟁 상품이 거래소·청산 업무에 추가적인 규제 비용을 지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만약 CME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SEC는 QBTC를 승인할 권한 자체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경우 나스닥은 두 가지 선택지를 마주하게 된다. 하나는 CFTC가 규율하는 선물·스와프 거래소로 등록해 완전히 다른 규제 체계를 새로 밟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QBTC 계약 구조 자체를 스팟 비트코인 ETF 같은 증권에 연동되도록 다시 설계하는 방법이다. 다만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이 폭넓게 상품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후자가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당장 피해를 보는 쪽은 QBTC를 통해 비트코인 옵션에 접근하려던 투자자들이다. 심사가 최소 8월 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상품 출시는 그만큼 늦춰지게 됐다. SEC가 원래 승인을 그대로 유지할지, CME의 요구대로 승인을 뒤집거나 상품 구조 변경을 요구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8월 24일(현지시각)까지 진행되는 공개 의견수렴은 이번 다툼의 다음 갈림길이다. 이 기간이 끝난 뒤 SEC는 기존 승인을 그대로 유지할지, 뒤집을지, 아니면 상품 구조 변경을 요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CFTC가 이 논쟁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이번 사안의 파장은 QBTC 하나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처럼 증권이 아닌 자산에 연동된 파생상품을 앞으로 어떤 규제기관이 감독할지, SEC와 CFTC의 관할권 경계를 어떻게 그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ME는 이번 다툼에서 자신들이 이 논쟁을 촉발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스닥의 비트코인 옵션은 현재로선 규제 공백 속에 멈춰 서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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