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농산물 가격은 꺾였는데…외식비만 2.6% 오른 숨은 '이유'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며 통화 긴축 페달을 밟은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2%대로 복귀하며 물가 안정 목표치를 향한 둔화 흐름을 나타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77(2020=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해 전월 상승률인 3.2%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7월 16일 치솟는 물가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려 선제적 긴축에 나섰던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명분이 입증된 셈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월 3.1%, 6월 3.2%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3%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바 있다. 중동 지역의 지경학적 긴장 고조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 여파였다. 7월 들어 석유류 상승폭이 다소 누그러지고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 부문은 전월 대비 0.8% 하락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 오름세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배추(-18.4%), 수박(-11.1%) 등 주요 채소와 과실류 가격 오름세가 꺾이면서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에 그쳐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공업 제품은 경유(21.5%)와 휘발유(12.6%) 등 석유류 가격 오름세 지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0.3% 하락했다. 전기·가스·수도는 하절기 전기료 하락 효과로 전월 대비 5.1% 하락하며 물가 부담을 덜었다. 서비스 물가는 외식(2.6%)과 개인 서비스(3.5%)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근원적인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고 기상 조건에 민감한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해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일정 부분 완화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지표는 비교적 끈적한 흐름을 이어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전월(2.5%)보다 0.1%포인트 오름폭을 확대했다. 국내 방식의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해 전월 오름세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근원물가의 하향 안정화 속도가 더딘 점은 향후 물가 경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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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물가 지표 둔화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에 상당한 숨통을 트여줄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16일 위원 7명 전원 일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결정을 내렸다. 당시 금융통화위원회는 중소기업 지원용 금융중개 지원대출 금리도 연 1.00%에서 1.25%로 함께 인상했다. 6월 한 달 동안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 4조 3000억 원을 포함해 7조 6000억 원 폭증하고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1.0% 치솟는 등 금융 불안 리스크가 커진 점이 금리 인상의 직접적 배경이었다.

5월과 6월 연이어 3%를 웃돌던 물가 오름세가 2%대로 낮아지면서 선제적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한국은행의 명분이 확실해졌다. 물가 목표치(2.0%)를 향해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7월 금리 인상이라는 결단을 내렸던 한은도 한시름 돌리게 됐다.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투자 증가로 연간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2.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긴축 기조를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외환 시장 역시 원달러 환율이 미 달러화 강세로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가 1400원대 후반으로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금리 인상 이후 수급이 다소 개선되는 양상이다. 물가의 상방 압력이 한풀 꺾이고 가계부채 및 부동산 과열에 대한 1차적 억제책이 작동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정책 효과를 지켜보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오름세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 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점진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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