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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흔들거리는데… 성인 900명이 한 번에 올라서도 끄떡없는 국내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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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최근 2주 사이 극과 극의 모습을 동시에 드러냈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82% 성장했다는 실적을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수요일(현지시각)에는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AI 조직 개편을 알렸다. 27년간 몸담아온 수석 과학자 제프 딘(Jeff Dean)이 퇴사를 발표했고,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를 이끌던 데미스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도 일선 경영에서 물러난다. CNBC는 이를 두고 4조 달러 규모 기업이 마주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고민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짚었다. 겉으로는 AI 제국을 확장하는 모습이지만, 안으로는 그 제국을 세운 핵심 인재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는 셈이다.
구글의 최근 성과는 숫자로 보면 화려하다.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82% 성장했고, 알파벳 주가는 올해 16% 올랐다. 2025년에는 65% 뛰며 빅테크 경쟁사들을 모두 앞질렀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실적발표에서 포춘 100대 기업 중 90%가 제미나이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Gemini Enterprise)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프런티어 모델을 만드는 데 드는 막대한 선행 투자다. 컴퓨팅과 연구에 쏟아붓는 비용은 크지만 수익 회수는 보장되지 않는다. 반면 클라우드 사업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사보다 빠르게 성장하며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시어리벤처스(Theory Ventures) 설립자 토마시 툰구즈(Tomasz Tunguz)는 “화이트칼라 업무 다수에서는 이미 웬만큼 괜찮은 모델이면 충분하다”며 “다음 세대 모델은 정말 성능 좋은 컴퓨터가 있는 영역에서나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파벳 주가는 최근 실적발표 이후 자본지출 우려로 하락했고, 제프 딘의 퇴사와 데미스 하사비스의 일선 후퇴 소식이 전해진 수요일에도 추가로 떨어졌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두 인물의 위치 변화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구글 딥마인드의 일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사회 의장 겸 알파벳 최고과학자(chief scientist) 자리로 옮긴다. 그는 2010년 구글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해 4년 뒤 구글에 매각한 인물이다. 앞으로는 인공일반지능(AGI)의 장기 연구와 사회적 영향에 집중하고, 신약 개발 스핀오프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도 계속 이끌 예정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일상 운영과 차기 제미나이 모델 개발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코레이 카부쿠오글루(Koray Kavukcuoglu)가 맡는다. 구글 딥마인드 팀에 가까운 한 인물은 카부쿠오글루가 지난 1년간 모델 개발 지휘와 주요 제미나이 공개 발표 등 데미스 하사비스의 업무를 점차 넘겨받아 왔다고 전했다.
같은 날 제프 딘은 구글의 30번째 직원이자 27년 근속자라는 타이틀을 뒤로하고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산제이 게마와트(Sanjay Ghemawat), 오리올 비니알스(Oriol Vinyals), 큐옥 레(Quoc Le) 등 구글 AI를 대표하는 연구자 3명도 함께 퇴사해 새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Discovery Loop)를 차린다. 제프 딘은 X(옛 트위터)에 이 회사가 구글의 투자를 받는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이며 머신러닝과 과학·공학을 자동화해 발견과 진보를 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신약 개발, 하드웨어 설계, 청정에너지, 소재 설계 등 수천 건의 과학·공학 실험을 자동화하는 게 지향점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데미스 하사비스의 영향력 축소로 읽는 시각이 많다. AI 업계에 몸담은 한 관계자는 “다들 이번 일을 데미스의 영향력 상실로 보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제프 딘의 퇴사가 유독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데 있다. 생성형 AI 붐의 토대가 된 2017년 논문 “어텐션 이즈 올 유 니드(Attention Is All You Need)”를 쓴 저자 8명은 이제 전원 구글을 떠났다. 그중 노암 셔지어(Noam Shazeer)는 구글이 거의 3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합병 형태로 복귀시킨 지 2년도 안 돼 지난 6월 오픈AI로 옮겼다. 셔지어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노벨상 수상자인 존 점퍼(John Jumper)도 구글 딥마인드를 나와 앤트로픽으로 향했다.
D.A. 데이비드슨의 애널리스트 길 루리아(Gil Luria)는 이런 흐름에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들은 AI를 상업화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는 데 관심이 있고, 그래서 앤트로픽이나 오픈AI, 다른 스타트업을 역사를 만들 수 있는 곳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루리아는 알파벳 주식에 대해서는 매수보다는 보유(hold)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구글 내부의 관료적 승인 절차도 이런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 성과를 제품으로 옮기기까지 여러 단계의 승인이 필요해, 실험실 업무를 선호하는 연구자와 개발자에게는 오픈AI나 앤트로픽, 혹은 더 젊은 스타트업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내부 갈등의 또 다른 축은 컴퓨팅 자원이다. 구글은 세계 어느 기업보다 데이터센터와 칩 등 인프라에 많은 돈을 쏟고 있지만, 정작 컴퓨팅 용량은 여전히 부족하다. 모델 학습, 자사 제품 서비스, 클라우드 고객사 계약 이행 중 어디에 텐서처리장치(TPU)를 배정할지가 매번 선택의 문제가 된다. 일부 연구자는 구글 클라우드가 앤트로픽 등 외부 고객사에 TPU를 판매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좌절감을 느꼈다고, 익명을 요청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국방부와의 계약을 둘러싼 논란이다. AI 업계 감시 비영리단체 마이더스 프로젝트(The Midas Project)의 창업자 타일러 존스턴(Tyler Johnston)은 구글과 국방부의 계약이 데미스 하사비스의 역할 변화와 제프 딘의 퇴사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계약은 이미 구글 딥마인드 내 직원 이탈과 노조 결성 시도를 낳았다”며 “제프 딘과 데미스 하사비스가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이었다는 여러 신호가 있다. 실제로 구글 딥마인드는 군사·정보 목적으로 기술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구글에 인수됐다”고 설명했다. AI 연구자들이 즐겨 읽는 블로거 즈비 모숴위츠(Zvi Mowshowitz)도 제프 딘의 퇴사가 국방부 계약 관련 결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제프 딘은 앞서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데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낸 몇 안 되는 구글 고위 인사였다. 익명을 요청한 구글 현직 직원은 “제프를 잃는 건 구글 내 도덕성과 기본적 인간적 양심에 타격”이라며 “그는 ICE 요원들이 미국 시민을 처형한 사건, AI 감시, 자율살상무기 같은 도덕적 문제에 목소리를 낼 의지가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현직 직원은 제프 딘의 퇴사를 두고 “구글의 이상주의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라며 “제프를 잃는 건 구글의 두뇌유출이 계속된다는 뜻이고, 결과는 평범함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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