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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기업 비트디어(Bitdeer)가 2026년 2분기 채굴량을 전년 동기 대비 거의 5배로 늘렸다. 하지만 정작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잔고는 90% 급감했고, 순손실도 오히려 확대됐다. 비트디어는 월요일(현지시각) 공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694비트코인(BTC)을 채굴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565BTC 대비 약 5배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2억 2,88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억 5,560만 달러보다 47%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 그럼에도 순손실은 9,230만 달러로 전년 동기 6,290만 달러보다 더 커졌다.
비트디어의 2분기 채굴 실적을 이끈 것은 해시레이트(hashrate, 채굴 연산 처리 능력)의 급격한 증가다. 회사의 평균 자체 채굴 해시레이트는 전년 동기 대비 389% 급증해 초당 69.5엑사해시(EH/s)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2분기 채굴량은 2,694BTC로 전년 565BTC의 약 5배 수준까지 늘었다.
다만 채굴량 증가가 곧바로 보유 자산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비트디어는 2분기 말 기준 자사 재무제표상 보유 비트코인이 150BTC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1,502BTC에서 90% 줄어든 수준이다. 배경에는 올해 2월 진행한 대규모 처분이 있다. 비트디어는 당시 보유하고 있던 943BTC 트레저리(treasury, 회사가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 전량을 매도했다. 회사는 이를 두고 핵심 사업인 비트코인 채굴에서 손을 떼려는 방향 전환이 아니라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비트디어의 2분기 매출 2억 2,880만 달러 가운데 자체 채굴(self-mining) 부문 매출이 1억 6,84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 자체는 야후파이낸스(Yahoo Finance)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2억 2,500만 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은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확대됐다. 순손실 규모는 9,230만 달러로 전년 동기 6,290만 달러보다 커졌다. 채굴량과 매출 모두 늘었지만 손실 폭도 함께 커진 셈이다. 시장 반응은 우선 긍정적이었다. 비트디어 주가는 월요일 프리마켓 거래에서 1.5% 올랐다. 다만 최근 한 달간 주가가 15% 하락한 뒤 나온 반등이라는 점에서 회복세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트디어는 비트코인 채굴 외에도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채굴기업 중 하나다. 회사는 8월(현지시각) 노르웨이에서 121메가와트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16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7억 달러에 달한다.
암호화폐 채굴기업들이 AI·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흐름은 비트디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발표된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의 2분기 실적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갤럭시 디지털은 서부 텍사스 데이터센터 캠퍼스 1단계 구축을 마치며 해당 분기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을 신고했다. 암호화폐 가격 등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려는 채굴·디지털자산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 시도가 업계 전반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비트디어의 이번 실적은 채굴 인프라 확장과 재무 안정성 확보 사이의 균형이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임을 보여준다. 해시레이트를 늘려 채굴량을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늘어난 비용과 손실 확대라는 부담도 함께 커졌다. 트레저리를 비워낸 상태에서 AI 데이터센터 같은 신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전략이 향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다음 분기 실적에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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