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영국서 50배 레버리지 파생상품 170종 출시
코인베이스, 영국서 50배 레버리지 파생상품 170종 출시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코인베이스(Coinbase)가 영국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170종 이상의 파생상품 거래를 출시했다. 8월 11일(현지시각) 회사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무기한선물(퍼페추얼)은 최대 50배, 만기가 정해진 선물은 최대 20배 레버리지를 지원한다. 암호화폐 옵션 거래도 함께 추가됐다. 이번 서비스는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7월 7일(현지시각) 부여한 MiFID(유럽연합 금융상품시장지침) 투자서비스 인가를 기반으로 한다. 접근 권한을 갖춘 전문 클라이언트는 앞으로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암호화폐·원자재·주식·외환 관련 계약에 순차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170종 계약, 세 가지 상품 구조

이번에 선보인 파생상품은 퍼페추얼, 만기선물, 옵션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됐다. 코인베이스 영국·국제 담당 부사장 키스 그로즈(Keith Grose)는 이 상품들이 170개 이상의 계약을 아우른다고 밝혔다.

퍼페추얼은 전체 자산군을 대상으로 하며 만기가 없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투자자는 롱·숏 포지션을 취하거나 델타 뉴트럴(delta-neutral, 방향성 위험을 상쇄하는 헤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레버리지는 최대 50배까지 쓸 수 있다. 만기선물은 정해진 결제일에 청산되며 레버리지는 최대 20배로 제한된다. 퍼페추얼과 달리 지속적인 펀딩비 없이 포지션 보유 비용이 진입 시점에 계약 가격에 미리 반영되는 구조다. 암호화폐 옵션은 콜·풋을 단일 또는 다리(multi-leg) 전략으로 거래할 수 있으며, 코인베이스는 거래 전 예상 손익과 손익분기점을 보여주는 페이오프 다이어그램과 전략 빌더를 인터페이스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FCA MiFID 인가가 열어준 확장 / AI 생성 이미지

FCA MiFID 인가가 열어준 확장

이번 출시는 코인베이스가 최근 확보한 MiFID 투자서비스 인가에서 출발한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7월 이 인가를 통해 암호화폐 외 전통 금융상품까지 영국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소매 고객은 주식에 접근할 수 있고, 기관 고객은 암호화폐·주식·원자재와 연계된 파생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구조였다. 코인베이스는 이 인가로 영국의 완전한 암호화폐 규제 체계가 시행되는 2027년 10월 이전에도 규제받는 투자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FCA 조사 결과 영국 성인 약 700만 명이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지난 3월 MiFID II를 근거로 유럽 26개국에 암호화폐 선물을 도입한 바 있으며, 당시 레버리지는 최대 10배였다. 이번 영국 출시로 레버리지 상한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다만 FCA는 2021년부터 영국 개인 소비자에 대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판매를 금지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상품은 전문 클라이언트로 분류되는 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고, 개인 투자자는 여전히 역외 거래소를 주된 통로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에브리싱 익스체인지’ 전략의 다음 조각

코인베이스는 이번 파생상품 출시를 ‘에브리싱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 전략의 일부로 규정했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 주식, 원자재, 파생상품, 결제, 대출을 하나의 계정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코인베이스는 “국제 주요 거래 허브의 전문 트레이더들은 이런 도구를 갖춘 단일 규제 플랫폼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 세계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이 통상 현물시장 거래량의 4.4배에 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영국에서는 이미 관련 상품이 쌓이고 있다. 지난 4월 코인베이스는 영국 고객 대상 암호화폐 담보대출을 출시해, 자격을 갖춘 이용자가 비트코인·이더리움·cbETH를 담보로 최대 500만 달러(약 70억 8,500만 원, 1달러 1,417원 기준) 규모의 USDC를 빌릴 수 있게 했다. 이 대출은 코인베이스의 베이스(Base) 네트워크에서 모르포(Morpho)를 통해 발행되며 과담보 방식으로 운영되고 고정 상환 일정 없이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이번 파생상품 출시는 코인베이스가 영국에서 약 4000종의 미국 주식을 이용자에게 개방한 지 닷새 만에, 호주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퍼페추얼을 연 지 엿새 만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규제 앞서가는 확장, 남은 변수들

코인베이스의 이번 확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규제 환경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FCA는 지난 6월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를 확정했지만, 이 체계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시점은 2027년 10월이다. 즉 코인베이스는 완전한 규제 틀이 갖춰지기 전에 먼저 시장을 선점하는 모양새다. 같은 날 영국 의회의 암호화폐·디지털자산 초당파 그룹(Crypto and Digital Assets All-Party Parliamentary Group)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은행 계좌를 안정적으로 열지 못한다는 불만을 조사하기 위해 은행 최고경영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업계와 전통 금융권의 관계가 여전히 매끄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코인베이스의 파생상품 확장은 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5월에는 미국에서 코인베이스 파이낸셜 마켓츠(Coinbase Financial Markets)를 통해 자격을 갖춘 기관 고객에게 파생상품 접근을 열었고, 처음에는 디리빗(Deribit) 암호화폐 옵션을 제공했다. 이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특정 조건에서 암호화폐 무기한계약을 해외 선물로 취급하도록 한 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4월에는 호주 금융서비스 라이선스를 확보해 암호화폐·주식 퍼페추얼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넓히겠다고 밝혔고, 6월에는 스페이스X(SpaceX)를 시작으로 비상장 기업에 연계된 프리IPO 퍼페추얼 선물을 도입하며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 관련 계약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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