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재 주가, 극단적으로 저평가됐다”

최근 급락세를 보인 국내외 반도체 종목이 다시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3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72% 오른 26만8000원, SK하이닉스는 5.92% 상승한 15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의 '톱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3.56% 상승하며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0.29%포인트 오르며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 뉴스1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가 확인된 가운데 반도체 종목이 급등했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4% 상승했다. '깜짝 실적'을 내놓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와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각각 20% 가까이 급등하며 AI 인프라 투자 낙관론을 일부 회복시켰다. 메모리칩 제조사 마이크론 테크놀로지(4.92%)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9.01%), 샌디스크(5.76%) 등도 급등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49% 강세로 이틀 연속 올랐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6월 19일 기록한 37만4500원에서 지난 7월 29일 장중 18만9200원까지 밀렸다. 한 달 조금 넘는 기간에 고점 대비 49% 넘게 빠진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장중 고점인 298만7000원에서 124만6000원으로 58% 폭락했다.

두 종목은 이후 지난달 말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끊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상한가(29.95%)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도 같은 날 26.81% 폭등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도 격일로 '급락 후 소폭 상승'을 반복하며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번 주 들어서는 11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강세다.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 등 여러 제품군에 중국 창신메모리(CXMT) 칩을 시험 적용 중이라는 외신 보도는 지난 10일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 아니라 코스닥 상장 반도체 종목이 포함된 'KRX 반도체 지수'도 지난 10일부터 나흘 연속 2~4%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 TSMC와 일본 키옥시아, 중국 창신메모리도 이날 오후 강세를 보였다.

올해 초 급등한 국내외 반도체 종목은 지난 6월 중순부터 고점을 지났다는 우려가 형성됐다. 그러자 시장은 각종 반도체 관련 소식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2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미달한 점이 하락세를 부추겼고, 중국이 반도체 노광장비 양산을 시작했다는 보도와 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도 투자심리를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두 종목이 조정을 받자 국내 증시도 급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7월 한 달간 22.19% 급락해 주요국 지수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21.44% 내려 코스피 다음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대만 가권지수(-6.52%), 일본 닛케이225지수(-8.14%)와 비교해도 국내 증시의 하락 속도가 두 배 넘게 빨랐다. 다만 이달 들어 코스피(+3.74%)는 최하위권에서 벗어났고, 코스닥은 수익률 20%대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말 이후 한국 반도체는 과격한 주가 하락을 경험했는데 이는 사이클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하락이었다"며 "향후 주가 정상화를 이끌 긍정적 변화가 다량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재무 목표를 초과 달성해 연간 주주환원액이 각각 150조원 이상, 80조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한 HBM의 성장을 핵심 변화로 꼽으며 이달 중하순부터 사이클 확장의 증거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KB증권은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시하며 두 종목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내년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000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5년 91조원 수준에서 2026년 641조원(삼성전자 382조원, SK하이닉스 259조원), 2027년 964조원(삼성전자 575조원, SK하이닉스 389조원)으로 급증하며 1000조원에 근접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17%(9.2배) 급증한 112조원(영업이익률 55%)으로, 2025년 4분기 20조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예상한다"며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579%(6.8배) 급증한 77조원(영업이익률 78%)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런 실적 급증의 배경으로 "하이퍼스케일러 중심의 5년 장기공급계약 반영이 본격화되며 전체 메모리 생산 물량의 60% 이상이 공급 확정된 상태에서, 메모리 가격도 동시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압도적인 실적 전망에도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것이 KB증권의 진단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2027년 추정 영업이익은 2025년 대비 각각 13.2배, 8.2배 급증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8월 12일 종가 기준, 2027년 주가수익비율(PER)은 삼성전자 3.7배, SK하이닉스 3.2배에 불과해, 내년 실적 개선 전망이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조만간 발표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신규 주주환원 정책은 TSMC 사례와 유사하게 밸류에이션 재평가와 주가 상승을 동시에 견인할 전망"이라며 "중장기 수급 기반이 한층 강화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본격화되면서, 주가의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향후 3년간 최소 600조원 이상의 대규모 주주환원과 7%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추정되는데 이는 테마섹(Temasek),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 주요 국부펀드와 글로벌 메가펀드의 장기 자금유입을 촉진하는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크로 환경을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는 한풀 꺾였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고유가 리스크는 남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에서 AI 수요가 단순 GPU를 넘어 핵심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증시 불안의 중심인 AI 수요 피크아웃(고점 통과) 불안,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투자 축소 우려가 과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불안 피크아웃과 AI 수요 불안 피크아웃이라는 조합은 반도체 등 주도주들에게 반등의 연속성을 부여해 나갈 듯하다"고 봤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의 피크아웃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실적 전망치 조정 등을 반영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39만원에서 35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2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각각 낮췄다. 박 연구원은 높은 메모리 가격 탓에 스마트폰 업체들이 구매에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으며, 노트북과 PC용 메모리 수요도 연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공급 계약이 불러오는 대규모 증설 가운데 2027년 공급 증가가 범용 메모리 업황에 부담"이라며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점유율 경쟁 심화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HBM 실적 성장에 기반한 주가 반등을 예상한다"며 두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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