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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가 사상 최초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주택 시장 거래 활성화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더불어 주식 시장 투자 열기에 기댄 신용대출 등 이른바 '빚투'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올해 2분기에만 26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불어났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증가 규모가 5년 만에 주택 관련 대출 증가 폭을 추월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비은행권의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음에도 예금은행과 공적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가계부채의 가파른 상승 곡선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19일 한국은행이 공식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민국의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3월 말과 비교해 불과 석 달 만에 25조 9000억원이 순증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금융기관이 가계에 내준 일반 대출에 신용카드 결제 전 사용액을 의미하는 판매신용을 합산한 것으로, 국가 내 가계가 짊어진 가장 포괄적인 형태의 부채 규모를 나타낸다.
이번 2분기의 빚 증가 규모는 1분기에 기록한 14조 8000억원 대비 1.7배가량 급격히 팽창한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과거 시계열 자료를 살펴보면 분기별 가계신용 증가액이 25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3분기 당시 34조 8000억원이 증가한 이후 19분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가계신용 잔액은 2024년 2분기 상승 전환한 이후 현재까지 9개 분기 연속으로 끊임없는 증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년 전인 2025년 2분기와 비교하더라도 총 69조 8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추가로 늘어났다.
가계신용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1891조 3000억원으로 집계돼 2분기 동안 24조 9000억원이 늘어났다. 지난 1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이 13조 4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빨라졌다.
부채 증가의 원인은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을 포괄하는 기타대출 부문이 정확히 절반씩 양분했다. 개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그리고 아파트 분양에 따른 집단대출을 모두 더한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1190조 8000억원을 기록해 2분기에만 12조 2000억원이 불어났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임박하면서 주택 매매 거래 수요가 시장에 단기적으로 쏠렸고,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의 집단대출 집행이 본격화된 것이 주택 대출 팽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모두 합친 기타대출 부문의 폭발적인 팽창이다.
기타대출 잔액은 700조 5000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동안 무려 12조 8000억원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기타대출 증가액인 5조 4000억원의 두 배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치다.
무엇보다 기타대출의 분기 증가 규모가 주택 관련 대출의 증가 규모를 넘어선 것은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 2분기 이후 정확히 5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김성준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기타대출 급증과 관련해 "예금은행 신용대출, 증권사 신용공여 부분에서 많이 늘었다. 신용공여는 2분기까지 주식시장이 좋았기 때문에 주식 투자 수요 관련 자금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타대출이 과거에는 그렇게 많이 늘지는 않았었다.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기관의 성격에 따라 대출 공급의 흐름은 명확한 온도 차를 보였다.
시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분기 2000억원 감소에서 2분기 13조 3000억원 증가로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구체적으로 주택 관련 대출 증가액은 3000억원에서 6조 8000억원으로 폭증했고, 기타대출도 6000억원 감소에서 6조 5000억원 증가로 훌쩍 뛰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 등을 포괄하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1분기 8조 2000억원에서 2분기 3조 1000억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비은행권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 규모가 10조 6000억원에서 3조 6000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면 주택금융공사(HF)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적 금융기관과 보험사, 증권사 등을 묶은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동안 8조 6000억원이 늘어났다.
신용카드 사용액인 판매신용 잔액 역시 개인 신용카드 이용 규모 확대로 인해 9000억원이 늘어난 128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분기에 나타난 기타대출의 이례적인 급증세가 하반기까지 동일한 속도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다.
주식 시장의 단기적인 상승세가 꺾이고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7~8월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았고 중동 긴장 재고조 등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2분기처럼 신용대출 등을 활용한 투자가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3분기 들어 기타대출은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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