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확 달라진다…60%는 주식으로, 나머지는?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보상 체계에 잠정 합의했다.

기존에 현금으로 지급하던 성과급 가운데 60%를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지급하고,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일정 범위에서 손실을 현금으로 보전하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 노조는 20일 오후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했다. 이번 합의안에는 지난해 노사가 정한 성과급 재원과 지급 상한 폐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제 지급 방식에 변화를 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주식 성과급을 실제로 시행하려면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한 만큼,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될 경우 어떻게 할지에 대한 대안이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이 불과 1년 만에 달라진 데 대한 우려와 함께 주주총회 결과에 대한 불안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5/뉴스1

성과급 60% 주식으로 지급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고 기존 지급 상한을 없애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성과급 산정 체계는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합의는 회사의 실적이 좋아질 경우 구성원들이 성과에 따른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성과급 재원을 명확히 하고 지급 상한을 없애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올해 잠정 합의안에서는 성과급의 산정 방식이 아니라 지급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처럼 성과급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전체 성과급의 40%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SK하이닉스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회사 실적에 따라 결정되는 성과급 재원 자체와 별개로 실제 보상을 받는 형태가 현금 중심에서 현금과 주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게 되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지급받는 시점 이후 주가 움직임에 따라 보상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현금 성과급은 지급과 동시에 금액이 확정되지만 주식은 보유 이후 주가가 오르면 자산 가치가 늘어나는 반면 주가가 떨어지면 평가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사가 이번 합의안에 주가 하락에 따른 보완책을 함께 담은 것도 이 같은 구성원들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반도체주 낙폭 과대 인식에 사상 첫 상한가로 마감했다. 2026.7.31/뉴스1

주식 가격은 가장 낮은 기준 적용

주식 성과급의 지급 가격은 구성원에게 유리하도록 세 가지 기준 시점의 종가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 기준이 되는 시점은 1월 경영성과 발표일, 2월 PS 현금 지급일, 4월 주식 지급일이다. 이 세 시점의 SK하이닉스 종가를 비교한 뒤 가장 낮은 가격을 주식 지급가격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주식 지급가격이 낮게 책정되면 동일한 금액의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더라도 구성원이 배정받는 주식 수는 많아진다. 반대로 기준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 같은 성과급 금액으로 받는 주식 수가 줄어든다. 노사가 여러 기준 시점 가운데 가장 낮은 주가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주식 성과급을 받는 구성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식이 실제 지급된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별도의 보완 장치를 두기로 했다. 주식이 실제로 지급된 첫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지급받은 주식의 가치 총액이 당초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 금액보다 낮아질 경우 회사가 그 차액을 현금으로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한 성과급의 금액보다 지급 첫날 종가 기준 주식 가치가 낮아졌다면 그 부족분을 회사가 현금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다만 이 장치가 주식 성과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손실을 보전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현금 보전 기준이 주식 지급 첫날 종가이기 때문에 그 이후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발생하는 손실까지 회사가 책임지는 구조는 아니다. 결국 구성원이 주식을 받은 뒤 장기간 보유할 경우에는 주가 변동에 따른 투자 위험을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핵심 변수는 주주총회 승인

이번 잠정 합의안에서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부분은 주식 성과급을 실제 시행하기 위한 주주총회 승인이다.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려면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에 대한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사 간 잠정 합의만으로 주식 성과급 지급이 최종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번 잠정 합의안에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부결됐을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별도의 합의가 담겨 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성과급 지급 방식이 어떻게 바뀌는지, 주식으로 예정됐던 60%를 현금으로 지급할지 등 구체적인 대안이 합의안에 명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실제 시행 가능성을 두고 불안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변화가 구성원들에게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지난해 노사가 성과급 산정 체계를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성과급을 결정하는 큰 틀을 장기간 유지하기로 합의한 지 1년 만에 지급 방식이 달라지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주식 성과급이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자산 형성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현금으로 지급받았을 때와 비교하면 보상 가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측면도 있다.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팹 모습. 2026.8.11/뉴스1

임금 6.3% 인상에 복지 확대

이번 잠정 합의안에는 성과급 지급 방식 외에도 임금과 복지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노사는 임금 인상률을 6.3%로 합의했으며, 내년 성과급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전액 현금 지급하기로 했다. 정년퇴직자의 경우에도 퇴직연도 성과급의 50%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적자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3% 범위에서 임금을 이연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용안정 대책 등 위기 극복 방안을 노사가 합의한 뒤 시행하도록 했다. 이후 회사가 흑자로 전환하면 이연된 임금을 일시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복지 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됐다. 기혼자의 주택자금대출 한도는 기존보다 상향해 2억원으로 조정하기로 했으며, 복지포인트는 기존 24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잠정 합의안은 주식 성과급이라는 큰 변화를 포함하면서도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 경영 위기 상황에서의 임금 이연 및 회복 조건 등을 함께 담은 형태가 됐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전임직 이천·청주 노조와 기술사무직 노조 등 기존 3개 노조가 각각 사측과 교섭하는 복수노조 체제다. 이천·청주 전임직 노조는 그동안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대의원 투표를 통해 결정해왔다. 이번에도 노조는 조만간 대의원 투표를 거쳐 잠정 합의안에 대한 최종 의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성과급 개편은 현금 성과급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구성원에게 주가 상승에 따른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주가 하락에 따른 초기 손실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주식 지급을 위한 주주총회 승인이 남아 있고, 부결될 경우의 구체적인 처리 방안이 잠정 합의안에 담겨 있지 않아 최종 시행 여부와 방식은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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