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웃는데, 난 벼락거지” 전세 사는 직장인 사연에 반응 쏟아졌다

10여 년 전 집을 사는 대신 전세를 선택했던 한 직장인이 최근 집값 상승과 전세난을 겪으며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는 사연을 털어놨다. 당시 무리한 대출을 피하고 꾸준히 돈을 모았지만, 집을 산 친구들과 자산 격차가 벌어졌다는 생각에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금리 걱정에 전세 택했는데… 모은 돈은 다시 전세금으로”

지난 19일 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 살 수 있을 때 살 걸 너무 후회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10여 년 전 주변 친구들이 결혼하고 영끌해서 아파트 살 때 저는 금리 걱정에 당시에는 안전하게 전세를 택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희 부부 진짜 허튼 데 돈 안 쓰고 외식도 줄여가며 성실하게 모으고 살았다”며 “영끌했던 친구들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저는 그동안 모은 돈을 이번에 전세금 올려주는 데 고스란히 다 썼다”고 토로했다. “전세가 이제 진짜 씨가 말라서 갈 곳도 없더라”고도 덧붙였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당시 선택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집을 샀던 친구들의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사이 자신이 모은 돈은 전세 보증금을 올려주는 데 다시 들어갔기 때문이다.

친구들 한마디에 커진 박탈감… “조용히 고기만 굽다 왔다”

최근 친구들과 가진 모임은 A씨의 후회를 더 키웠다.

그는 “친구들이 ‘집 미리 사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저 조용히 고기만 굽다 왔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이지만 집을 샀느냐, 전세로 살았느냐에 따라 현재 자산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느낀 것이다.

A씨는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벼락거지가 된 것 같아 아내와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제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신처럼 전세를 택한 뒤 후회하는 또래가 있는지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친구들 만나고 온 이후로 우울감과 박탈감이 지독하게 저를 짓누른다”며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만 불가능하겠죠”라고 적었다.

“전세 선택도 잘못은 아냐”… 공감과 현실 조언 이어져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심정에 공감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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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알기 어려웠고 금리와 대출 부담도 고려해야 했던 만큼, 전세를 택한 것을 잘못된 선택으로만 볼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무리하게 빚을 내지 않고 꾸준히 모은 전세 보증금과 현금도 A씨가 쌓아온 자산이라는 위로도 나왔다.

집을 산 사람 역시 오랜 기간 대출 원리금과 이자를 감당했을 수 있다며 단순히 오른 집값만 놓고 비교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이미 지나간 선택을 계속 후회하기보다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현재 소득과 보유 자금, 대출 상환 여력을 따져 내 집 마련을 검토하거나 청약 기회를 살펴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치솟는 집값에 전셋값까지… 무주택자 주거 부담 커져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5% 올라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연합뉴스

전세시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6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28% 올라 4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는 계약을 갱신하거나 이사할 때 이전보다 더 많은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것이다.

다만 지역별 흐름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 전체로는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과 단지, 주택 유형에 따라 가격 움직임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집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느끼는 자산 격차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씨처럼 오랫동안 저축한 돈을 전세 보증금 인상분에 다시 써야 하는 무주택자에게 최근의 매매·전세가격 상승은 주거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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