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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가 이미지와 영상에 이어 오디오까지 AI로 만드는 시대를 열었다. 어도비는 창작 도구 파이어플라이(Firefly)에 탑재된 음악·음성·음향효과 생성 기능을 8월 21일(현지시각)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제너레이트 뮤직(Generate Music), 제너레이트 스피치(Generate Speech), 제너레이트 사운드 이펙트(Generate Sound Effects) 세 가지 도구가 정식 버전으로 전환됐다. 이 기능들은 지난해 베타로 먼저 공개된 뒤 다듬어졌다. 어도비는 이번 오디오 기능을 AI 음악 분야의 강자 수노(Suno)·우디오(Udio), 음성 합성의 선두주자 엘레븐랩스(ElevenLabs)를 정조준한 승부수로 내세웠다.
제너레이트 뮤직은 자체 개발한 파이어플라이 뮤직 모델(Firefly Music Model)로 작동한다. 영상 길이와 분위기에 맞춘 원곡을 만들어내고 브랜드 톤에 맞게 세부 조정도 가능하다. 사용자는 음악 스타일, 장르, 제작 목적, 에너지 수준 등을 텍스트로 입력해 결과물을 다듬을 수 있다.
제너레이트 스피치는 파이어플라이 스피치 모델(Firefly Speech Model)을 기본으로 쓰고 엘레븐랩스의 멀티링구얼 V2(Multilingual V2) 모델을 옵션으로 제공한다. 성별·연령대가 다른 목소리 프로필 45종을 갖췄고 목소리 톤과 속도, 감정까지 조절할 수 있다. 제너레이트 사운드 이펙트는 파이어플라이 오디오 모델(Firefly Audio Model)을 활용해 영상의 타이밍과 에너지에 맞춰 폴리(foley) 음향을 만들어낸다. 작업 화면은 일반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처럼 멀티트랙 타임라인과 개별 볼륨 조절, 파형 정렬 기능을 갖췄다.

현재 AI 음악 생성 시장은 수노와 우디오가 주도하고 있다. 두 서비스는 복잡한 곡 구성까지 만들어내는 성능으로 주목받았지만 학습 데이터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음악 업계로부터 잇따라 소송을 당했다. 독일 법원은 7월(현지시각) 수노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유럽에서 나온 첫 사례로, 음악저작권관리단체 게마(GEMA)가 제기한 소송이었다. 이후 수노는 워터마크와 핑거프린트 기술을 결과물에 적용하고 다운로드 횟수 제한도 도입했다.
어도비는 이 틈을 파고들었다. 라이선스를 받은 자료와 퍼블릭 도메인 콘텐츠로 파이어플라이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밝히며 “상업적으로 안전하다(commercially safe)”는 표현을 발표문 전면에 내세웠다. 제너레이트 뮤직으로 만든 음악은 “보편적으로 라이선스가 부여된” 원곡이라 저작권 삭제 조치 걱정 없이 어떤 플랫폼에든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별도 구독 없이 생성한 트랙을 그대로 상업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크리에이터 에스더 레헤마(Esther Rehema)는 “학교로 돌아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건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상업적으로 안전하면서도 내 콘텐츠에 맞는 음악을 찾을 수 있다는 건 게임 체인저”라고 말했다.
어도비 전략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자체 기술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파이어플라이는 이제 구글, 엘레븐랩스, 클링AI(Kling AI), 루마AI(Luma AI), 오픈AI, 런웨이(Runway) 등 6개 외부 업체 모델까지 함께 품는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영상 분야에서는 런웨이의 알레프(Aleph) 2.0과 클링 3.0이 새로 통합됐고, 구글의 제미나이 옴니 플래시(Gemini Omni Flash)도 추가됐다. 이 모델은 영상·음성·이미지 입력을 텍스트와 함께 받아들여 초안 아이디어를 스토리보드가 있는 완성본으로 바꿔준다.
특히 음성 분야에서 자체 개발한 스피치 모델 옆에 경쟁사인 엘레븐랩스 모델을 나란히 배치한 결정이 눈길을 끈다. 엘레븐랩스는 감정 표현이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음성 합성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다져온 업체로, 7월(현지시각) 기업가치 220억 달러(약 30조 5000억원, 1달러 1386원 기준)에 지분을 매각하는 공개매수 협상을 진행 중이었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자사 플랫폼 안으로 들인 셈이다. 어도비는 최고의 음성 품질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이미지·영상·오디오 편집을 한 화면에서 끝낼 수 있는 통합 작업 공간이 되는 쪽에 승부를 걸었다.
어도비는 오디오 기능과 함께 대화형 AI 도구 파이어플라이 AI 어시스턴트도 모든 이용자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하루 생성 횟수 제한이 있는 무료 요금제가 새로 생겼다. 이 어시스턴트는 올해 초 베타로 먼저 나온 뒤 6월 다양한 창작 스킬을 갖추며 확장됐다. 어도비에 따르면 인물·장소·사물을 프로젝트 전체에서 일관되게 유지해주는 스토리보드 생성과 브랜드 키트 생성 기능이 가장 많이 쓰이는 스킬로 꼽힌다.
어도비는 버클리 음악대학(Berklee College of Music)과 함께한 조사 결과도 내놓았다. 영상 크리에이터·음악인·마케터를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32.7%가 이미 발행한 프로젝트에 AI로 만든 오디오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일상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올린다고 답했고 전원이 영상에 음악을 쓴다고 응답했다. 다만 이 조사는 어도비가 비용을 댔다. 어도비는 각주에서 “응답자 모집이나 답변, 분석, 결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비용을 지원한 조사라는 한계는 남아 있다.
앞서 어도비는 챗GPT 전용 통합 플러그인을 통해 포토샵·프리미어·파이어플라이 등 자사 도구 70여 개를 하나로 묶어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오디오 기능 개방과 무료 어시스턴트, 챗GPT 연동까지 이어지는 행보는 이용자를 파이어플라이 생태계에 최대한 오래 붙잡아 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핵심 쟁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라이선스 받은 학습 데이터로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올 경우, 어도비가 내세운 “상업적으로 안전하다”는 약속의 가치도 다른 AI 음악 서비스들과 마찬가지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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