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순이익 75% 급감에도 100억달러 유상증자로 AI 승부수 던졌다
알리바바, 순이익 75% 급감에도 100억달러 유상증자로 AI 승부수 던졌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알리바바(Alibaba)가 홍콩 증시에서 신주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회사는 8월 2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HK$80억(약 100억 달러, 약 14조 1,000억 원·1달러 1,386원 기준)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번 증자는 회사의 글로벌 AI 리더십을 확장하기 위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AI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풀스택 AI 역량’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항저우에 본사를 둔 알리바바는 이미 수백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AI에 쏟아부었지만, 주주들은 이 막대한 투자를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할지 지켜보고 있다.

홍콩 역대 최대 증자, 규모로 보는 알리바바의 승부수

이번 증자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진행한 사상 최대 규모의 신주 발행이다. 금융매체 빅고 파이낸스(BigGo Finance)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이뤄진 증자 가운데서도 알리바바의 이번 건은 알파벳(Alphabet), 인텔(Intel)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꼽힌다. 거래는 일반 위임(general mandate)에 따른 클래스 B 주식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홍콩 상장 규정(Listing Rule) 13.36조에 따라 위임 한도 내 배정은 별도 주주총회 없이 진행할 수 있다.

로이터(Reuters)가 검토한 조건서(term sheet)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주당 HK$112.70에 신주 7억 1,000만 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이는 직전 종가 대비 3.6% 할인된 가격이다. 대규모 신주가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는 만큼, 이 할인 가격은 앞으로 거래에서 투자자들이 계속 주목할 단기 기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왜 지금 증자로 돈을 모으나…AI 투자 회수기간과 실적 압박 / AI 생성 이미지

왜 지금 증자로 돈을 모으나…AI 투자 회수기간과 실적 압박

배경에는 AI 투자 회수 속도를 높이려는 알리바바의 계산이 깔려 있다. 회사는 최근 3년짜리 자본지출 계획 중 이미 절반 가까운 금액을 소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투자가 현금으로 돌아오는 회수기간(payback)은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기존 3년에서 2.5년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투자 확대는 단기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4~6월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급감했다. 부채가 아닌 지분(equity)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고정 이자 부담은 없지만, 신주 발행으로 주당 이익이 희석된다는 문제가 커진다. 결국 알리바바 경영진은 늘어난 주식 수만큼 AI 투자가 더 빠르게 현금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시장에 증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매출은 늘고 큐원은 인기…투자 명분은 확보

알리바바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발표한 최근 분기 실적에서 매출 약 2,690억 위안(약 400억 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수치로, 전 세계적인 AI 열풍이 자사 제품 수요를 끌어올린 결과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오픈소스 AI 모델 “큐원(Qwen)”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모델은 전 세계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매출 성장과 오픈소스 생태계 확산은 알리바바가 대규모 증자를 통해 AI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군비경쟁, 알리바바도 예외 없다

이번 증자는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알리바바 역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지분 조달이라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증자가 마무리된 뒤 HK$112.70이라는 가격대가 어떻게 방어되는지, 그리고 알리바바가 밝힌 2.5년의 투자 회수기간을 실제로 지켜낼 수 있는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주식 수만큼 주당 이익을 끌어올려야 하는 알리바바의 다음 실적 발표가 이번 AI 베팅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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