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로이터, 큐원 기반 법률 LLM ‘톰슨’ 출시…자평과 달리 벤치마크는 1위 놓쳐
톰슨로이터, 큐원 기반 법률 LLM ‘톰슨’ 출시…자평과 달리 벤치마크는 1위 놓쳐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가 자체 개발한 법률 특화 대형언어모델(LLM) ‘톰슨(Thomson)’을 공개했다. 알리바바의 오픈웨이트 모델 큐원(Qwen)을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인력과 컴퓨팅에 2년 넘게 약 4,000만 달러(약 554억 원, 1달러 1,386원 기준)를 투입했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최종 학습 실행에만 든 비용으로 알려진 45만 달러(약 6억 2,000만원)는 전체 투자액의 일부에 불과하다. 톰슨은 법률 플랫폼 웨스트로(Westlaw)·프랙티컬 로(Practical Law)·체크포인트(Checkpoint)·로이터(Reuters) 등에서 쌓은 콘텐츠 중 아직 10% 미만만 학습에 활용한 상태다. 우선 법률 AI 플랫폼 코카운슬(CoCounsel) 리걸의 표 분석(Tabular Analysis) 기능에 적용됐다.

Thomson Reuters — Meet Thomson, Thomson Reuters Fiduciary-Grade AI™ LLM

왜 오픈소스 기반으로 직접 만들었나

톰슨로이터는 “우리는 톰슨을 다른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제품에 들어가는 지능을 더 많이 통제하고, 경제성을 높이고, 다른 기업의 로드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그동안 시장에는 “가장 강력한 폐쇄형 모델을 쓰며 의존성을 감수하거나, 오픈모델로 통제력을 얻는 대신 최전선 성능과는 거리를 두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었다고 짚었다. 톰슨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반이 된 모델은 알리바바의 오픈웨이트 모델 큐원, 구체적으로는 큐원3.5-397B다. 톰슨로이터는 임페리얼 칼리지(Imperial College)와 함께 이 중국산 모델을 안전성·윤리·정치적 중립성 측면에서 먼저 재학습시켰다. 이 중간 단계 모델에는 웨일스의 산 이름을 딴 ‘스노든(Snowd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자체 콘텐츠를 활용한 사전학습, 도메인 전문가들이 참여한 사후학습, 자체 도구 환경 안에서 이뤄진 에이전트형 강화학습이 차례로 진행됐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엘 흐론(Joel Hron)은 “오픈소스 출발점을 이미 거의 여섯 번 가까이 바꿨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 조너선 슈워츠(Jonathan Schwartz)는 “더 중요한 발견은 개별 모델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모델 제작 공장”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별도 인터뷰에서 “오픈소스 기반은 시작점일 뿐 진입장벽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어려운 부분은 그 이후, 즉 데이터·학습 방법론·도메인 전문성·선호도 데이터, 그리고 모델이 실제 전문 업무에서 나아지고 있는지 판단할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톰슨로이터는 “수십 년간 쌓아온 말뭉치와 전문성”, 그리고 이를 모델 성능으로 전환하기 위해 수년간 매달린 연구팀의 작업이 진짜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벤치마크 성적표, 1위는 아니지만 근접 / AI 생성 이미지

벤치마크 성적표, 1위는 아니지만 근접

회사가 공개한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톰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평과 달리 다소 엇갈린 성적을 보였다. 스탠퍼드 리걸벤치(LegalBench)에서 톰슨은 0.823점을 기록해 제미나이 3.1 프로(Gemini 3.1 Pro)와 GPT-5.5에는 뒤졌다. 하비 리걸 에이전트 벤치마크(Harvey Legal Agent Benchmark)에서는 오푸스 4.8(Opus 4.8)에 근소하게 못 미쳤다. 다만 지시 이행(instruction following) 능력과 까다로운 PrBench 리걸 항목에서는 앞섰고, 추론과 특히 코딩 영역에서는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이 비교는 방법론적으로도 완전히 동등하지 않다. 톰슨은 테스트 시점 확장(test-time scaling) 기법을 사용한 반면 비교 대상인 GPT-5.5는 추론 모드 없이 실행됐다는 점에서 회사에 유리하게 설계된 측면이 있다.

회사 자체 딥 리서치(Deep Research) 벤치마크에서는 웹 접근만 주어졌을 때 톰슨의 사실 정확도가 0.53으로 GPT 5.4의 0.65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톰슨로이터 자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되자 톰슨은 0.83, GPT 5.4는 0.82로 근소하게 앞섰다. 평가책임자 앤드루 빈(Andrew Bean)은 “웹 접근만 주어졌을 때 톰슨은 다른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지 아직 선두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그는 “자사 도구로 학습하고 실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성능 향상이 나온다”며 이는 외부 제공사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눈에 띄는 대목은 GPT 5.4 역시 같은 콘텐츠가 주어지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성능이 오른다는 점이다. 특화 학습만큼이나 데이터 접근권 자체가 성능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회사는 이번 테스트에 더 최신 모델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향후 더 강력한 큐원3.8 버전으로 옮기고 학습 콘텐츠 비율을 10% 이상으로 늘리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왜 프런티어 모델 파인튜닝이 아니라 자체 모델인가

톰슨로이터가 오픈AI나 앤트로픽의 프런티어 모델을 법률 데이터로 파인튜닝하는 대신 자체 모델을 택한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첫째는 경제성이다. 슈워츠는 “일반적인 파인튜닝 기법은 범용 능력을 저하시키는 강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파인튜닝은 추론 비용과 로드맵 모두 제공사에 종속되게 만든다. 반면 규모가 작은 자체 모델은 문서 검토처럼 대량으로 반복되는 업무에서 비용 효율이 두드러진다.

둘째는 데이터다. 웨스트로 같은 자체 도구 안에서 학습이 이뤄질 때 성능이 도약한다는 게 벤치마크로 확인된 만큼, 회사는 이런 접근권을 외부에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셋째는 누적 효과다. 흐론은 이를 “집을 임대하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로 비유했다. 제품 업데이트마다 이뤄지는 전문가 검토 하나하나가 학습 데이터로 쌓인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소유하는 자산에 지분을 쌓아가는 것이고,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며 누적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외부 모델을 쓰면 그 가치는 제공사 쪽으로 흘러가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흐론은 앞으로 AI 경쟁의 핵심은 “AI를 어떻게 조율할지 아는 것, 그리고 어떤 지능을 직접 소유할 만큼 중요한지 판단하는 것”에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카운슬 적용과 직접 라이선싱 가능성

톰슨은 우선 코카운슬 리걸의 표 분석 기능에 도입됐다. 규모가 작고 비용이 저렴한 모델이 경제적으로 더 합리적인 업무 영역이다. 코카운슬은 여전히 여러 모델을 함께 쓰는 구조를 유지하며, 관리자가 필요에 따라 모델을 전환할 수 있다. 톰슨이 전체 작업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니고, 인용 확인 같은 하위 작업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고객 데이터가 학습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축소 버전은 비상업적 라이선스로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오픈웨이트 형태로 공개될 예정이며, 기술 보고서와 개발자 포털도 뒤따를 예정이다. 흐론에 따르면 법률회사들과의 직접 라이선싱 관련 논의가 아직 구속력 없는 초기 단계로 진행 중이다.

회사는 별도 인터뷰에서 법률회사나 다른 전문 기관들이 프런티어 모델의 성능과, 자체 AI 스택을 소유함으로써 얻는 보안·통제·주권 사이에서 반드시 선택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톰슨이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톰슨을 톰슨로이터 자체를 위한 인프라로 만들었지만, 이것이 다른 기업들을 위한 인프라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어떤 모델이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 고민하는 여러 기업들에게,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기반 지능 자체를 제공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