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카드결제 7월 10억달러 첫 돌파…1등 공로자 주피터는 42만달러 그쳤다
스테이블코인 카드결제 7월 10억달러 첫 돌파…1등 공로자 주피터는 42만달러 그쳤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스테이블코인(달러 등 자산 가치에 고정된 코인)으로 결제하는 크립토카드 지출액이 지난 7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페이먼츠스캔(PaymentsScan) 집계에 따르면 7월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 결제액은 10억 3,000만 달러(약 1조 4,300억원, 1달러 1,386원 기준)에 달했다. 보완 집계를 낸 비트코인 월드(Bitcoin World)는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4,400억원)로 집계했다. 6월보다 16% 늘었고 1년 전보다는 약 200% 급증한 수치다. 7월 한 달 동안 접수된 개별 결제 건수는 1,000만 건을 넘었다.

“1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로”…3년 새 벌어진 일

페이먼츠스캔에 따르면 3년 전만 해도 이 회사가 추적하는 월간 거래량은 100만 달러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8월에는 3억 8,200만 달러(약 5,300억원)로 늘었고, 올해 7월에는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페이먼츠스캔은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월간 거래량이 15억 달러(약 2조 8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전망치는 원 자료가 갱신되거나 집계 방식이 달라지면 바뀔 수 있다고 페이먼츠스캔은 덧붙였다.

페이먼츠스캔은 이더리움, 솔라나, 베이스(Base), 트론, 폴리곤 등 여러 블록체인에 걸쳐 카드 발급사를 추적한다. 집계 대상에는 RedotPay, KAST, Gnosis Pay, Wirex, Rain 발급 카드 등이 포함된다.

USDT·USDC가 이끄는 카드결제 지형 변화 / AI 생성 이미지

USDT·USDC가 이끄는 카드결제 지형 변화

이번 기록의 배경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비트코인 월드의 보완 보고서는 USDT와 USDC가 결제에 가장 많이 쓰인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밝혔다. 다만 네트워크별 정확한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CoinDesk가 8월 23일(현지시각) 인용한 페이먼츠스캔 자료에 따르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7월 1,000만 건이 넘는 추적 거래 가운데 70%를 차지했다. 이 중 USDC가 절반을, 테더(Tether) 발행 USDT가 20.3%를 차지했다. 1년 전에는 각각 약 48%, 약 7%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USDC 비중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바이낸스(Binance)에서 결제·법정화폐 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는 토마스 그레고리(Thomas Gregory)는 CoinDesk에 “크립토의 진짜 진전을 보여주는 척도는 단순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디지털자산을 보유하느냐가 아니라 그 자산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해지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카드는 디지털자산이 일상에 더 깊숙이 자리잡는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며 “사용자가 돈을 쓰고 옮기고 접근하는 방식에 더 큰 유연성을 준다”고 덧붙였다.

“1등 공로자”로 꼽힌 주피터, 실제 결제량은 초라했다

페이먼츠스캔 원 보고서는 솔라나 기반 거래 플랫폼 주피터(Jupiter)가 QR코드 결제를 60개국 이상에 보급하며 이번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꼽았다. 주피터 거래량의 68%는 미국 외 지역 사용자에게서 나왔다. 주피터의 카드 프로그램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수수료 없는 QR페이(QR Pay)를 지원하고 50개 이상 국가에서 법정화폐 송금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온체인 정산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추적하는 SpendNode가 내놓은 수치는 다르다. 주피터 카드가 7월에 처리한 결제액은 42만 4,000달러에 그쳤다. 6월 140만 달러에서 70.4% 줄어든 수치로 업계 전체 거래량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SpendNode는 이 급감의 원인을 7월 1일 종료된 주피터의 캐시백 프로모션으로 지목했다. 출시 초기 4%였던 보상률이 표준 요율인 2%로 떨어지면서 이용자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주피터의 결제 인프라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주피터 브랜드 카드가 7월 기록을 이끈 주된 동력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프로모션이 시작되고 끝나는 시점에 따라 개별 발급사의 점유율은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업계 전체 흐름을 보는 것이 특정 플랫폼의 역할보다 더 유의미한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망 대체 아닌 보완…스테이블코인 결제의 남은 과제

CoinDesk 보도를 인용한 PYMNTS는 크립토카드가 상점이 크립토를 직접 받을 필요 없이 기존 결제망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쓸 수 있게 해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카드에 따라 이용자는 발급사에 예치하거나 크립토 지갑에 코인을 보관하고, 결제 시점에 현지화폐로 환전돼 가맹점에 전달된다. 즉 스테이블코인이 마스터카드·비자를 결제 현장에서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이 카드망에 자금을 대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PYMNTS 인텔리전스의 최근 조사는 소비자들이 크립토·스테이블코인 결제에 관심이 있지만 수용성, 신뢰, 일관되지 않은 결제 경험이 선택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사 대상 소비자 가운데 4분의 3을 조금 넘는 비율이 기존 은행이나 핀테크 앱을 통해 크립토·스테이블코인 지갑을 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PYMNTS는 “이는 은행과 핀테크가 소비자를 낯선 금융 세계로 끌어들이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이미 신뢰를 쌓은 관계에 디지털자산 기능을 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카드 결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앞서 결제·크립토 기업들이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API 이용료를 직접 지불하는 기계 간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사람이 쓰는 카드든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는 자동 결제든,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아가는 흐름이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