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10명 중 9명 연금 받아도 끔찍한 노후... 절반은 월 '이만큼'도 못 받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Bagus upc-shutterstock.com

대한민국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대다수가 연금을 수령하고 있으나 절반 이상은 월 수령액이 5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연금 제도의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노후 소득 보장 수준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특히 성별과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수령액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 노동 시장의 양극화가 노후 빈곤으로 직결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국가데이터처가 25일 공표한 2024년 연금통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이나 국민연금 등 공적 및 사적 연금을 1개 이상 수령하는 인원은 총 912만 2000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48만 6000명 늘어난 수치다.

전체 65세 이상 인구 대비 연금 수령 비율은 91.2%로 전년도 통계보다 0.3%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2개 이상의 연금을 중복으로 수령하는 인원은 392만 6000명으로 집계돼 65세 이상 전체 인구의 39.3%를 점유했다.

2016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연금 수령자 규모와 수령 비율은 지속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수령액 규모를 살펴보면 노후 보장 기능은 취약하다.

65세 이상 연금 수령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73만 7000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4년 기준 1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133만 7067원의 55.1%에 불과한 금액이다. 연금만으로는 최소한의 생계유지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전체 수령자를 일렬로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중위 수령액은 49만 7000원으로, 월평균 수령액보다 24만원이나 낮았다.

금액 구간별 분포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수령자의 절반이 넘는 50.3%가 한 달에 50만원 미만을 수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월 25만원 미만 수령자 3.6% ▲월 25만원 이상 50만원 미만 수령자 46.7%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33.8%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 9.5% ▲200만원 이상 6.3% 등이다.

성별에 따른 연금 격차도 매우 크게 나타났다.

남성의 연금 수령 비율은 95.5%로 여성의 87.8%를 상회했다. 월평균 수령액 역시 남성은 95만 7000원, 여성은 54만 6000원으로 남녀 간 41만 1000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이 격차는 전년도 38만 4000원보다 2만 7000원 더 벌어진 수치다.

이는 남성의 경우 수령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국민연금 가입 비율이 높은 반면 여성은 금액이 고정된 기초연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송주화 국가데이터처 행정통계과장은 "과거 노동시장에 참여했던 기간과 소득 수준의 차이로 보험 가입 기간과 보험료가 달라졌고, 이것이 수십 년간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하며 "현재 연금에 가입 중인 남녀 사이에도 가입률과 보험료 차이가 있어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산 보유 여부 역시 연금 수령액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65세 이상 주택 소유자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91만 4000원으로 집계된 반면 주택 미소유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58만 1000원에 그쳐 주택 소유자가 무주택자보다 1.6배 많은 연금을 수령했다.

생애 주기 동안 안정적인 소득을 바탕으로 자산을 형성한 집단이 국민연금 납입 기간도 길고 납입액도 많아 노후에도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하는 구조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다.

연금 종류별 월평균 수령액 격차도 뚜렷하다. 기초연금은 30만원, 국민연금은 49만 1000원, 퇴직연금은 99만 7000원, 직역연금은 278만 3000원으로 집계됐다. 공무원이나 군인 등이 수령하는 직역연금의 월평균 수령액은 일반 국민연금의 5.7배에 달했다.

한편 18세부터 59세 사이 생산가능인구의 연금 가입 현황에 경고등이 켜졌다. 공적 및 사적 연금에 1개 이상 가입한 18세에서 59세 인구는 2348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25만 8000명 감소했다.

특히 18세에서 29세 청년층 가입자는 412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26만 7000명 급감하며 가입률 역시 63.5%에서 62.0%로 하락했다.

이는 청년층 인구 감소와 더불어 경제활동 진입 지연 및 취업난 장기화가 연금 가입 포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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