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대출 있는 사람들 주목…별도 신청 없이 금리 내려간다

연 10%를 웃도는 가계대출을 이용하는 신한은행 고객들이 앞으로 1년간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시작한 고금리 가계대출 금리 인하 프로그램을 연장하면서 약 2만8000건, 3100억원대 대출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최근 은행권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고 가계부채도 2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생활비를 신용대출로 충당하거나 사업 부진으로 가계대출까지 끌어다 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게는 금리 몇 %포인트 차이도 매달 빠져나가는 현금 규모를 좌우한다.

시중은행에서 시민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 뉴스1

9.8% 넘는 가계대출 금리 자동으로 낮춘다

신한은행은 지난 26일부터 고금리 가계대출 금리 인하 지원을 1년 연장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상생금융 프로그램인 '헬프업 & 밸류업(Help-up & Value-up)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해 7월부터 연 9.8%를 초과하는 가계대출 금리를 9.8%로 낮춰주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이번 지원 대상은 올해 7월 기준 연 9.8%를 초과하는 금리가 적용되고, 남은 대출 만기가 3개월 이상인 고객이다. 별도의 신청 절차는 없다. 조건을 충족하면 은행이 자동으로 금리를 9.8%까지 낮춘다. 지원 대상은 총 2만 8411건, 대출잔액 기준 약 3114억원으로 예상된다. 지원은 대출 만기까지 이어지며 잔여 만기가 1년을 넘을 경우 최대 1년간 적용된다. 다만 지원 기간에 연체가 발생하면 기존 대출이자와 연체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금리 차이는 숫자로 보면 작아 보여도 실제 가계에는 적지 않은 차이를 만든다. 예를 들어 대출잔액이 3000만원인 차주가 연 11% 금리를 적용받다가 9.8%로 내려가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약 36만원 줄어든다. 대출잔액이 5000만원이면 절감액은 약 60만원으로 커진다. 원금 상환 방식이나 실제 잔액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매달 나가는 이자가 줄어드는 만큼 생활비나 카드대금, 임대료 등에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한 달 이자 몇 만원도 아쉽다"…고금리 차주가 체감하는 부담

신한은행, 고금리 가계대출 금리 인하 1년 연장 / 신한은행 제공

고금리 대출을 보유한 사람 가운데는 단순한 소비 목적보다 당장 필요한 생활비나 사업 운영비를 메우기 위해 돈을 빌린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는 사업자대출 한도가 부족할 때 개인 신용대출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매출이 줄어도 임대료와 인건비, 카드대금, 각종 공과금은 계속 나가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와 사업의 현금흐름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직장인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세보증금이나 주거비, 교육비, 병원비처럼 한 번에 큰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이용했다면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월 상환 부담이 달라진다. 특히 여러 건의 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다중채무자는 각각의 이자 부담이 겹치면서 체감 압박이 더 커진다. 이런 차주에게는 신규 대출을 더 받는 것보다 기존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방식이 당장의 현금 부담을 줄이는 데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번 지원이 모든 고금리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에서 해당 가계대출을 이용하고 있어야 하고 금리가 9.8%를 넘어야 한다. 또 잔여 만기가 3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대출금리가 높다고 무조건 지원되는 구조는 아닌 만큼 본인의 대출 조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계대출 금리 다시 상승…신용대출 부담 더 커져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는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번 조치가 나온 배경에는 최근 다시 오르는 대출금리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4.64%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연 5.97%까지 올랐다. 평균 금리가 4~6%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 9.8%를 넘는 대출은 은행권에서도 상당히 높은 금리 구간에 속한다.

전체 가계부채 규모도 커졌다.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019조8000억원으로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대출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오르면 가계가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신용도가 낮거나 금융거래 이력이 짧은 차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현재 금리만 보는 것보다 대출 구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대출이라도 만기일시상환인지 원리금분할상환인지에 따라 매달 부담하는 금액이 다르고, 대환대출을 이용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나 우대금리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금리 차이가 크다면 주거래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이나 대환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경쟁도 확대…신용평가 방식까지 바뀐다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차주의 기존 이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중저신용자에게 새로운 대출 통로를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외부 신용평점 하위 50%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슈퍼SOL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고, 자체 개발한 '서민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기존 금융거래 정보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웠던 고객까지 심사 범위를 넓혔다.

이는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과거에는 신용카드 사용이나 대출 상환 이력 등 전통적인 금융정보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통신비 납부, 소비 패턴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금융이력이 짧은 사회초년생이나 전업주부처럼 기존 신용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고객을 더 세밀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다.

은행 입장에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는 동시에 연체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고객 입장에서도 대출 한도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 대출을 받기보다는 실제 상환 가능 금액과 총이자 비용을 먼저 따져야 한다. 특히 기존 대출 금리가 10% 안팎이라면 신규 대출보다 금리 인하나 대환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가계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융비용 부담을 지속적으로 덜기 위해 금리 인하 지원을 연장했다"며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포용금융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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