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성과급도 아니다...'삼성전자'에서 일하면 9월부터 누리는 '특급 혜택'

삼성전자가 무주택 임직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 1.5% 금리의 사내 주택자금 대출 제도를 시행한다. 주택을 구입할 경우 최대 5억원, 전·월세 등 임차할 경우 최대 3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자금 지원 대출 신청을 받는다. 이번 제도는 지난 5월 27일 노사 임금협약에 따라 마련됐으며 2035년까지 운영된다.

대출 대상은 대출 실행일을 기준으로 본인과 배우자 모두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임직원이다. 주택뿐 아니라 분양권, 입주권, 오피스텔 등을 보유한 경우에도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주택을 매매할 때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 전세나 월세 등 임차 목적의 경우에는 최대 3억원까지 지원된다.

구입 대상 주택에도 조건이 있다. 매매가는 25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주거전용면적 85㎡ 이하라는 면적 요건도 적용된다.

상환 조건은 3년 거치 후 10년 동안 원리금을 균등하게 갚는 방식이다. 거치기간에는 원금을 갚지 않고 이후 정해진 기간에 원금과 이자를 나눠 상환하는 구조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사내 문의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세부 기준도 마련했다. 주택 매매와 임차뿐 아니라 사내 부부, 분양권, 기존 대출을 갚고 갈아타는 대환대출, 퇴직 이후 상환 여부 등도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사내 부부는 한 세대당 한 건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 각각 대출을 받은 뒤 결혼해 한 세대를 이루는 경우에도 1세대 1건 원칙이 적용된다. 결혼 이후 대출 조건에 맞지 않게 되면 대출금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

현재 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있는 임직원도 일정 조건에서는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주택을 매도하면서 새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갈아타기’의 경우다. 단순히 기존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와는 구분된다.

주택 계약일에 대한 기준도 마련됐다. 원칙적으로 지난 5월 27일 임금협약 이후 체결한 계약이 대상이다. 다만 5월 27일 이전에 계약했더라도 잔금 지급일이 9월 1일 이후라면 대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분양권과 관련해서는 분양계약이 이뤄진 시점뿐 아니라 이후 분양권을 매수한 경우 해당 분양권 매매일 등을 기준으로 신청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대출 한도는 분양계약서에 적힌 분양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며 유상 옵션 금액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번 제도의 또 다른 특징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DSR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연소득과 비교해 대출 가능 규모를 제한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1억원이고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4000만원이라면 DSR은 40%다.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을 때 DSR이 높을수록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삼성전자 사내 주택자금 대출은 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만큼 일반적인 금융권 대출과는 자금 조달 구조에서 차이가 생긴다. 특히 주택가격이 높은 수도권에서 집을 마련하려는 임직원에게는 금리뿐 아니라 대출 가능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조건에 포함됐다. 대출을 받은 뒤 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별도의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없이 대출 원금을 줄일 수 있다. 100만원 단위의 부분 상환도 가능하다.

대출금을 모두 갚은 뒤 다시 무주택 요건을 충족하면 재신청도 가능하다. 다만 임직원 자격을 잃는 경우에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퇴직 등으로 임직원 신분을 상실하면 남아 있는 원리금을 17일 이내에 전액 상환해야 한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최대 대출액 자체보다 ‘금리’에 있다. 주택을 구입할 때 5억원을 연 1.5%로 빌릴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금융권 주택자금 대출과 비교할 때 이자 부담에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단순하게 5억원을 1년 동안 그대로 빌려 원금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연 1.5% 금리에서 발생하는 이자는 750만원이다. 금리가 연 4%라면 같은 5억원에 대한 연간 이자는 2000만원이다. 두 금리의 차이는 연간 1250만원이다.

실제 대출은 원금을 상환하기 때문에 매년 정확히 이 금액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금액을 빌렸을 때 적용금리가 낮을수록 전체 대출기간 동안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줄어드는 구조다.

금리 차이는 대출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요해진다. 주택 구입 자금은 일반적으로 수억원 단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1~2%포인트만 달라져도 이자 비용의 절대적인 차이가 커진다.

특히 3년 거치기간이 있다는 점도 자금 운용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거치기간은 원금을 바로 갚지 않고 이자 중심으로 상환하는 기간이다. 주택을 구입할 때 취득 관련 비용이나 이사비,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지출이 발생하는 만큼 원금 상환을 일정 기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것은 초기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데 영향을 준다.

다만 거치기간이 있다고 해서 이자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원금을 갚지 않는 동안에도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발생한다. 이후 10년 동안 원리금을 균등하게 상환하기 때문에 실제 월 상환액은 대출 실행액과 금리, 상환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DSR 적용 제외 역시 금리와 별개의 장점이다. 일반적인 금융권 대출에서는 소득에 비해 이미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많으면 추가 대출 가능 금액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해당 사내 대출이 DSR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같은 소득을 가진 사람이라도 금융권 대출만 이용하는 경우보다 자금 조달 구조를 짜는 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예컨대 주택을 구입하면서 수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임직원이라면 기존 대출의 원리금 부담이 추가 대출 가능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때 사내 주택자금 대출이 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면 금융권 대출과 사내 대출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자금 계획을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은 소득과 기존 부채, 담보가치, 금융회사별 심사 기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낮은 금리는 단순히 매달 내는 돈을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출 금리는 돈을 빌리는 데 드는 가격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같은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이자라는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그만큼 가계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이 늘어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특히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자율의 작은 차이도 금액으로 환산하면 커진다. 5억원이라는 대출 원금에 1%포인트의 금리 차이가 발생하면 단순 계산상 1년 이자 차이는 500만원이다. 2%포인트라면 1000만원이다. 실제 상환 과정에서는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차이가 달라지지만, 대출 규모가 클수록 금리 차이가 가계의 금융비용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여기에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으면 시장금리가 내려가거나 목돈이 생겼을 때 대출을 줄이는 선택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일반적인 대출에서는 대출을 약정된 기간보다 일찍 갚을 경우 금융회사가 받지 못하게 되는 이자 등을 고려해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 상품이 있다. 삼성전자 사내 대출은 이 비용이 없도록 설계됐다.

다만 이 같은 혜택이 모든 임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무주택 여부와 주택가격, 면적, 계약 시점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출 한도 역시 주택가격이나 실제 필요한 자금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제도는 주택을 구입할 때 필요한 자기자본의 규모와 금융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최대 5억원을 빌릴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임직원이 5억원을 대출받는 것은 아니다. 주택가격이 25억원을 넘으면 대상에서 제외되고, 수도권과 광역시에서는 85㎡ 이하라는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자금 대출은 9월부터 시행되며 2035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시행을 앞두고 사내 부부와 분양권, 기존 주택을 처분하면서 새 집을 구입하는 경우 등 실제 신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기준에 반영했다.

앞으로는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큰 만큼 낮은 금리와 장기간의 상환 구조가 실제 금융비용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가 임직원들의 주택 마련 계획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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