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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주가가 자회사 SK온의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대규모 수주 소식이 맞물리며 코스피 지수 하락장 속에서도 7%대 급등세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실시간 시세 기준 31일 낮 12시 무렵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200원(7.01%) 오른 12만 5100원에 거래를 이어갔다. 장중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며 고점 12만 6400원을 터치했고 누적 거래량은 117만 주를 넘어섰다. 같은 시각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18억 원, 6858억 원의 대규모 물량을 순매도한 여파로 전일 대비 104.40포인트(1.54%) 내린 6684.48까지 밀려났다. 개인 투자자 홀로 5296억 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한 시장 상황에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가 7% 이상 강세를 띤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가 상승을 견인한 일차적 동력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수주 계약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팬더그래스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술 전문 기업 네오볼타 파워와 대규모 배터리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오전 공시를 통해 밝혔다. 계약 조건에 따라 SK온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 동안 총 9기가와트시(GWh) 물량의 리튬인산철(LFP, 코발트 대신 철을 사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단가를 절감한 배터리) 파우치 셀을 네오볼타 측에 공급한다. 해당 물량은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현지 생산 공장에서 전량 제조되어 미국 내 전력망 구축 현장으로 직행하게 된다.
양사의 협력은 단일 셀 공급 단계를 넘어 완제품 조립 공정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연내 마무리될 추가 세부 계약을 통해 SK온은 9GWh 규모의 LFP 셀을 네오볼타 파워에 사급 형태로 인도한다. 네오볼타 파워는 자사의 에너지저장장치 제조 기술을 적용해 이를 팩 형태의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다시 시장에 공급한다. 총 18GWh 단위로 몸집을 키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SK온은 미국 내 LFP 배터리 장기 납품처를 확보하고 조지아 공장의 장기 가동률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대규모 수주 확보는 단기적 마케팅의 결과물이 아닌 장기간 누적된 현지화 전략의 성과다. SK온은 지난 2월 발표된 국내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전체 565메가와트(MW) 물량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284MW를 싹쓸이하며 품질을 입증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인 플랫아이언과 1기가와트시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전력 시장 진입로를 확보했다. 지난 6월 미국 텍사스 주에서 열린 고객 초청 행사에서는 전력망을 켠다는 직관적 의미를 담은 상업용 브랜드 그리드온(GRIDON)을 공식 론칭하며 북미 에너지 솔루션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배터리 부문의 미래 성장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모회사의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 개선 사실이 보고서를 통해 확인되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지난 21일 유안타증권 이승웅, 김고은 연구원이 발행한 2026년 2분기 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SK그룹 전체의 펀더멘털이 대폭 강화됐다. 그룹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9% 늘어난 42조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4조 8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04.8% 급증했다. 반도체 호황에 더해 석유 정제 부문과 중동 지역 윤활기유 사업의 마진율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SK이노베이션 단독으로만 3조 5000억원 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내년부터 SK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정상화에 따른 배당금 수익과 로열티 유입 효과가 본격적으로 숫자에 찍힐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분기 배당을 재개한 상태에서 SK하이닉스의 특별배당금 재원이 SK스퀘어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됐다. 그룹 단위로 걷어 들이는 브랜드 로열티 수익금은 올해 4240억 원 규모에서 2027년 1조 1000억 원, 2028년 1조 6000억 원으로 가파르게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 정유 사업이 강력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배터리 자회사가 북미 전력망이라는 거대한 신규 시장을 개척해 내면서 SK이노베이션을 향한 기관과 외국인의 기업가치 재평가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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